피폐해진 멘탈, 이성의 끈을 놓는 메소드 연기를 하는 배우들을 보면 그들의 후유증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OCN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임시완의 연기가 그렇다. ‘보통의’ 청년에서 지옥같은 타인들을 향한 방어 대신 괴물되기를 택한 ‘종우’의 과정은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지난 2일 ‘타인은 지옥이다’ 촬영을 모두 마치고 인터뷰에 응한 임시완을 만났다. 그의 전매특허인 해사한 낯빛, 온화한 미소… ‘종우’의 그림자는 다행히 없었다.

 

■“걱정 마세요, 웃으며 찍었어요”

 

‘타인은 지옥이다’의 촬영은 이미 9월 초에 끝났다. 임시완은 그저 즐겁고 재밌게 촬영했다고 전한다. ‘놀이터’였다고 하니 연기 후유증에 대한 것은 괜한 기우였다.

 

“10부작이라 마지막 촬영까지 끝난 것 같지 않더라구요. ‘더 찍을 여력이 남아있는데…’하고 아쉬울 정도였어요. 이창희 감독의 성향이 ‘즐기면서 하자’는 주의세요. ‘장르가 어두울지라도 재밌게 찍자’, ‘너무 딥(Deep)하게 늘어가지 말라’고 주문할 정도였죠.”

 

‘종우’를 벗어나기 위한 과정은 필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 장르가 호러였지?’하고 깜박 잊을 정도였다.

 

“웃고 떠들면서 찍다보니 감이 무뎌지는 거예요. 드라마 1, 2부를 보면서 ‘아 이런 작품이었지?’하고 새롭게 다가올 정도였죠. 보는 분들은 힘들다고 하는데 찍는 입장에서는 전혀 아니었어요. 오히려 2년만에 하는 연기라는 점이 가장 걱정이 됐어요.”

 

‘타인은 지옥이다’는 군 전역 후 첫 복귀작이다. 군대 후임에게 이미 웹툰 원작을 소개받으며 ‘시나리오가 들어온다면 종우 역은 꼭 해야 한다’는 말로 작품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후임이 이야기를 해서 반가운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선택했어요. 처음에는 2년 간의 공백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첫 촬영을 하다보니 긴장은 사라지고 오히려 덤덤해지더라구요. ‘아 내가 또 와있구나’하는 일상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잘 봐, 나 돌아왔어! 감 안 잃었어!’하고 힘을 주는 건 촌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부담스럽지 않은 연기를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전면에 흐르는 기괴하고 암울한 분위기, 웃으며 촬영했다는 임시완에게도 힘든 장면은 있었다.

 

“종우의 환상 신이데요. 그가 있는 방안에 온통 핏칠이 되어있는 거예요. 실제로 봐도 되게 역겹고 불쾌했어요. 인육으로 상상되는 육회를 먹는 장면 또한 달갑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임시완이 생각하는 ‘타인은 지옥이다’가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저도 작품 선택에서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던 부분이에요. 재미도 있고 추천도 받았다. 오케이, 그렇다면 메시지는? 어떤 웹툰 리뷰를 본 적이 있어요. 꿈보다 해몽인지 모르겠지만 공감이 가더라구요. 종우의 주변인물인 타인들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종우 역시 타인이 됐잖아요? 결국 누구의 잘못이었을까? 저는 종우의 여자친구, 지은이라고 생각해요. 종우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지은이에요. 종우가 SOS를 보냈을 때 손을 잡아줬다면 종우는 ‘타인’이 되지 않았을 거예요. 우리는 타인이 될 수 있는 누군가에게 관심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공감해요. 그게 ‘타인은 지옥이다’의 메시지 아닐까요?”

 

■“로맨스 욕심, 가득해요”

 

임시완은 군입대라는 2년 간의 공백이 있지만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20대 남자 배우 섭외 1순위’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인생이란 모를 일이다. 그는 아이돌 가수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지금은 국내 영화계를 이끌 ‘차세대’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임시완은 ‘아이돌 과거’를 부정하지 않는다.

 

“아이돌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배우들이 겪지 못한 무대 경험을 할 수 있었잖아요? 팬미팅에서는 제 노래를 불러드리거나 다양한 면을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그는 스스로 배우로 성장시킨 기점을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라고 꼽았다. 함께 공연한 배우 설경구와는 여전히 끈끈한 연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불한당’ 이후 받은 작품들의 폭이 넓어지고 다채로워졌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저를 여러 캐릭터로 해석해준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설경구 형님은 제대 기념으로 집밥을 해줬어요. 정말 음식 장르 불문하고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엄청 차려줬어요. 물론 형님은 초대만 했고 송윤아 선배님이 다 해줬죠(웃음).”

 

설경구에게 ‘중년 아이돌’이란 별명을 준 ‘불한당’을 비롯 임시완은 유독 상대 남성 배우들과의 ‘브로맨스’를 잘 살리기로 유명하다.

 

“‘브로맨스’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딱히 없는데 돌이켜보면 대다수 작품들이 그렇더라구요. 10년 내내 멜로가 없었어요. 일부러 배척한 게 아니라 제 생각과 주변인들의 기준을 취합해 좋은 작품을 선택하다보니 그렇게 되더라구요. 로맨스 연기를 잘 해보고 싶은 욕심이 가득하니까 다음 작품에서는 하겠죠.”

 

순수하고 밝은 소년 같은 느낌에 비해 실제로 만나보니 ‘상남자’ 같다는 말에 그는 손을 내젓는다.

 

“요즘 ‘상남자’라는 표현 칭찬 아니에요. 살아가면서 성격이 변하는 것 같아요. 작품을 하나하나 맞이할 때마다 돌이켜보면 문득 내가 달라져있다고 느껴져요. 앞으로도 작품을 하며 복합적으로 성장해나가고 싶어요.”

 

30년 뒤 임시완은 어떤 배우가 되어 있을까?

 

“그때도 건설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현실에 안주하는 것 보다. 그 나이에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생산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원문출처 :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art_id=201910100825003&sec_id=540101&pt=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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