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화보

100701 쎄씨(Ceci) 2010년 7월호

by 사랑해 posted Oct 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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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ceci.joins.com/article/article.asp?aid=6278

1815010831021.jpg : Ceci 2010년 7월호

 

iconic
주인공으로 살다

Pop Singer 임시완 from 제국의 아이들

Profile

 

고등학생 때 이승기를 동경했다. 부산대 기계공학과 1학년 때, 틴틴 가요제에 야심 차게 나가, 김연우의 ‘연인’을 불렀지만 예선 탈락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스타제국’ 관계자의 눈에 띄어 연습생이 되었고, 길에서 노숙하며 공연하는 하드보일드한 트레이닝 끝에 아이돌 그룹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변신했다.

나는 불과 3년 전까지 대기업 사원을 꿈꿨다.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을 잡아 좋은 사람과 결혼하는 것. 나의 미래에 대한 상상의 폭은 주입식 교육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처럼 좁고 전형적이었다. 음악에 대한 열망은 수면 저 아래 묻어두고 대학교에 갔다. “대학교만 가면 다 네 맘대로 할 수 있어!”라는 어른들의 말을 순진하게도 믿었다. 하지만 대학교는 고등학교의 연장선이었다. 오히려 나처럼 수업 듣고,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고, 대기업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밖에 없었다. 특별하고 유일한 존재이고 싶다는 열망이 솟구쳤다. 그래서 참가한 한 가요제에서 운이 좋게 소속사의 눈에 띈 것이 ‘제국의 아이들 시완’의 시작이다.
늦둥이 연습생이던 나는 늘 부족한 것 투성이였다. 지금도 음악 프로그램 대기실에 있으면 ‘나 여기 있어도 되나? 연습이 더 필요한 건 아닌가?’ 어리둥절하다. 그 감정은 여차하면 콤플렉스로 곪을 수 있는 감정이다. 그래서 반대로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늦게 시작했으니 다행이다. 아직 보여줄 게 많으니까’라고. 난 ‘제국의 아이들’로 사는 이 시간들이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모래알처럼 많은 대학생 중 하나였던 내가 운이 좋게 길을 찾은 것이니까. 보너스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노력하되 노력에 대한 대가는 바라지 않는다. 연습생이 되고 나서 난 조바심 내던 수많은 사람을 보았다. 그들의 조급증이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갉아먹었는지를 잘 안다. 연예계에 몸담기 전, 나는 내 생활 반경 안에선 가장 끼 많고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였다. 주인공 대접을 받는 것에 익숙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리더가 아닌 일원이다. 가요계, 더 넓게 사회 안에서 항상 내가 일등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속이 쓰리지만 그만큼 승부욕이 생긴다. 우연처럼 접어든 길이지만, 내가 발을 디디고 있는 이상 그 길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다. 그 열망 때문에 지금도 심장이 근질근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