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는거야, 연기를 하는거야.'

보고 있으면 직장 생활 중인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고 만든다. 직장인이 아니라면 미래를 그려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과거를 반추할 수도 있을 것이다.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얘기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캐릭터 자체의 힘이 크기도 하지만, 캐릭터로 분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주옥 같다. 마치 단체로 직장 체험을 하고 온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

특히 7일 방송에서는 이성민이 분한 오과장의 직장기가 보는 이의 눈물을 쏟 뺐다. 정글같은 회사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그는 제 정신으로 집에 돌어갈 수가 없다. 만취가 돼 들어간 집에서는 아내의 잔소리가 쏟아진다. 변기를 붙잡고 속을 게워내는 그는 시청자들에게 '술맛'을 아냐고 반문한다. "조금은 안다"라고 말하며 토닥토닥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열정과 패기가 없는 성격은 아니지만, 워낙 사내 정치와는 거리가 먼 까닭에 항상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오과장. 그는 회사에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내는, 미안하지만 그런 존재다. 추진하는 일은 옆에서도 위에서도 방해 뿐이다.

이날 오과장은 영업팀 상사인 김부장이 추진하고자 하는 중국 건 대신 이란의 원유 개발 건을 추진해보고자 과감히 나섰지만 김부장에 의해 제지당하고, 나중에는 다시 김부장에 의해 살아나는 과정을 거쳤다. 그 와중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찾아낸 건 오과장이였지만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라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민망할 정도로 그에게 남는 것은 허무 뿐이였다. 도전이 가까스로 성사되기 직전, 윗사람을 잘 다루는 경쟁자가 옆에서 치고 들어왔고, 이를 넘어 더 윗사람인 최전무(이경영 분)가 우연히 그의 기획안을 슬쩍 본 후 "영업3팀에 어울리는 메뉴를 찾으라"고 말하며 기획안을 무산시켰다. 

오과장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들은 고맙게도, 위도 옆도 아닌 아래다. 이런 그를 충성심 있게 아래에서 지원하고 있는 부하 직원들을 응원하지 않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짠하다.

'미생'이 원인터내셔널이란 공간 속 오상식과 장그래(임시완)의 중심에서 균형을 잡으며 진짜 '직장인 소굴' 같은 느낌을 주는 데에는 배우 김대명의 역할이 크다. 

김대명이 분한 김동식이란 인물은 영업 3팀의 살림꾼. 오상식에게는 충직한 부하이자 장그래에게는 믿음직한 선임이 되고 있는 김동식 역 김대명의 생활 연기는 튀지 않지만 리얼하다. 그리고 담담하면서도 쾌활하다. 주변사람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을 다양한 표정과 리얼한 제스처, 대사 표현력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김동식이란 인물의 장점은 하나의 성격이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 사람들처럼 하나로 규정짓기 힘드, 양면의 모습을 다 갖고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까칠하지만 따뜻한 속내로 조금씩 장그래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갑작스레 닥친 문제에 대해서는 허둥지둥하지만 냉철한 분석력이 있다. 사람이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오과장 같은 상사가 왜 갑갑하지 않겠나. 하지만 그는 "오과장님이 고과 관리를 안 한다. 실적이 분명한 일을 해서 결과 내야하는데"라는 말로 상사를 걱정하고 그의 술친구가 돼 준다. 

임시완이 연기하고 있는 장그래는 풋풋한 신입사원으로서의 모습과 조금씩 찌들어가는 직장인 사이의 양면적인 모습이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사회 초년병으로서 잔뜩 긴장해있는 어깨, 다부진 동공,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몰라 하는 표정 등이 마치 진짜 회사 생활을 갓 시작한 직장인을 보는 느낌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오과장에게 위로조차 할 수 없어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는 장그래에 마음이 쓰렸다. 냉혹한 현실에 장그래 같은 소중한 눈물이 단비가 될 수 있을까. 감상평은 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하나는 공통되는 듯 하다. '아 왜들 이렇게 진짜 직장인 같은거야.'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Sw6DMAxET2OWKCSBkkUWLZ9Vdz2BFbsCVQQaaCtuX4Nkad68kd8fTruHrgHXQW0PqG/gmtM4Mdm2L+wj/9bsxbsPGlXJztgSrSKjqL5wpZFKcswYKBsSP/2wbQuYK+he7vjNI3455WGeREw4RonESHkcIph+monBtPdHC7qaRhJeOQivIxVSClVJmc+hUE4YT1ZKaaets/oPbH2BhMg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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