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연기돌 대상을 뽑는다면 단언컨데 ‘임시완’

수많은 아이돌이 2014년에 방송을 뜨겁게 달궜다.

 

속칭 발연기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던 연기돌은 개그프로에서 자주 다뤄질 만큼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기돌은 과거의 발연기라는 수식어를 찾아보기 어려울만큼 연기력이 출중해졌다.

 

최근 최고의 화제거리인 ‘미생’에 출연한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을 보면 아이돌 앞에 따라 다니던 발연기라는 수식어를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영화 ‘변호인’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난 후 ‘미생’의 주연을 꿰찬 임시완은 보석같은 존재다.

 

흔히 연기돌은 빼어난 외모와 팬덤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캐스팅되곤 했지만, 임시완은 그 두 가지 요소보다는 오히려 연기력 때문에 캐스팅됐다고 볼 수 있다.

 

tvN 드라마 ‘미생’에서 임시완은 소위 말하는 어깨에 힘은 뺀 연기 즉,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면서 ‘미생’의 시청자들이 뒤늦게 임시완이 제국의아이들 멤버라는 것을 알고 나서 놀라는 경우가 다반사다.

 

애초에 아이돌 출신이 아니라 연기만을 전문적으로 해왔던 배우들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아니 오히려 기존 배우들이 가진 메소드 연기를 뛰어넘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

 

‘미생’에서 임시완은 바둑을 전문적으로 해오다가 입단에 실패하고 갖은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부모님 지인의 소개로 원인터내셔널이란 상사에 인턴으로 들어간다. 

 

원작 웹툰 ‘미생’이 가지고 있던 언어의 마력을 임시완은 담담한 대사와 내레이션으로 훌륭하게 소화해 낸다.

 

그의 보이스톤으로 들려오는 내레이션은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고,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으로 나오는 임시완은 계약직으로 채용돼 차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일을 수행하면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임시완은 ‘해를 품은 달’의 조연으로부터, ‘적도의 남자’, ‘연애를 기대해’ 등을 거쳐 ‘트라이앵글’에서 확실한 주연을 꿰찼다.

 

또한 영화 ‘변호인’에서도 ‘진우’역을 맡아 불의한 정권의 고문에 신음하는 청년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변호인’의 주연은 송강호였지만, 임시완의 앳된 모습과 고문을 당하던 모습에서 받는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은 관객을 영화 속에 몰입하게 했다.

 

드라마 자체의 흥행과 온라인에서 회자된 시청자 관심도를 볼 때, 비록 케이블TV 방송이었지만, 오히려 임시완의 연기에 한 표를 던진다.

 

‘미생’은 임시완이 아닌 다른 배우를 생각해 볼 수 없을만큼 임시완에 잘 어울리기도 하고, 어쩌면 임시완만이 그 역을 온전히 소화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마저 갖게 한다.

 

2014년 방송가는 임시완이라는 걸출한 배우를 얻어냈다. 임시완의 2015년 연기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