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투박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직설적이다. 휴먼 드라마라는 장르 안에서 예상 가능한 공식대로 흘러가는 순간도 적지 않다. 스크린을 능수능란하게 흐르는 매끈한 결의 영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천만 관객이 울고, 웃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분노했다.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 위더스필름 제작) 얘기다.

앞서 말했듯 '변호인'은 다소 울퉁불퉁한 영화다. 동물로 비유하자면 여우보다 곰 같은 느낌이랄까. 잔머리 굴리지 않고 관객에게 묵직한 직구를 던진다. 순수하리만치 투박한 이 영화의 한계는, 오히려 영화가 가진 메시지와 한데 어우러져 감동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배우들이 있다. 또 한 번 자신의 한계를 보란 듯이 넘은 송강호와 존재만으로도 영화에 따뜻한 온기를 전한 김영애의 열연, 노련한 곽도원의 연기와 연기돌의 편견을 말끔히 벗어던진 임시완까지. 누구 하나 영화 안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이들이 정성 들여 빚어낸 진심은 127분을 허투로 흘려보낼 장면 없이 명장면으로 꽉꽉 채워냈다. 누군가는 송우석(송강호)의 열변이 담아낸 마지막 공판 장면을, 또 다른 누군가는 진우(임시완)의 고문 장면을, 어떤 이는 차동영(곽도원)과 송우석의 팽팽한 기싸움을 명장면으로 꼽는다.

그렇다면 배우들이 직접 꼽은, 그들의 마음을 뒤흔든 명장면은 어떤 것들일까. TV리포트는 송강호, 김영애, 임시완에게 '변호인의 결정적 한 장면'을 물었고 당연한 얘기지만 모두 다른 대답이 돌아왔다.

먼저 송강호는 우석이 순애(김영애)의 국밥집에서 동창 윤택(이성민)과 싸우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시나리오 작법을 공부하는 이들이 공부하면 좋을 정도"로 완벽에 가깝에 쓰였다는 이 장면에서 우석의 속물근성과 가치관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잘 나가는 세무 변호사로 동창들 앞에서 허세부리던 우석은 안녕하지 못한 현실에 거리로 나와 시위하는 대학생들의 TV뉴스를 보며 혀를 끌끌찬다. 이를 보며 분노하는 기자 윤택과 우석은 한바탕 엉겨붙는다. 어깨에 힘 잔뜩 주고 국밥집으로 들어갔던 우석은 순애에게 소금 세례까지 맞으며 초라하게 나온다.

이랬던 우석이 180도 달라지는 순간이 있다. 김영애는 우석과 순애가 진우를 처음으로 면회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선택했다. 우석이 상식을 처참하게 짓밟는 권력의 비상식을 목도하게 되는 순간이다. 멍투성이 몸을 하고 넋을 잃은 채 수의를 입은 진우의 모습에 객석 곳곳에서 오열이 터진다.

김영애는 진우의 첫 면회장면에 대해 "그 아이(임시완) 눈을 쳐다볼 수 없었다. 그 장면 촬영할 때 느낌이 조금 남달랐다. 너무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가 하면 임시완은 우석이 헌법 제1조 1항을 소리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지목했다. 우석이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이다"는 너무도 당연한 상식을 처절하게 외치는 4차 공판은 송강호의 귀신 같은 연기력과 곽도원의 팽팽한 기싸움이 극에 달한 시퀀스다.

이 장면에 대해 임시완은 "내 눈으로 직접 보는데 소름이 쫙 끼쳤다. 실제로 본 그 장면은, 아무 생각이 안 나고 온 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강렬했다. 그 장면을 스크린이 아닌 실제로 봤다니 운이 정말 좋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 공간에 있던 사람만 느낀 뭔가가 있다. 말도 안 되는 장면이다"고 감탄했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SQ6DMAxFT2OWKBMpWWTRMqy66wmi2BWoItBAW3H7GixLfv9Z//2hvHvoGnAd1OaA+gauOY1jU2z7Qj7Rby1etPuogqjIaVMFI1ALrC9kVcAKHVGIWAyZnn7YtgX0FVTPe3TLFL6UyzhPLKYwJj6ZApZpSKD7aUYC3d4fLSg7jci8UmReR5QcpLAc5vOhpGYOJwseo+VF2T9sZiAPyA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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