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누구를 만나든 tvN 금토드라마 '미생'을 보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오늘 하루도 고단한 직장인의 애환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이 시대 서민의 심금을 울렸던 것이다.

지난 20일 종영한 '미생'은 윤태호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우리 모두가 미생이었기에 매주 마다 열렬한 공감과 지지를 보냈고 이 작품은 평균 시청률 8.4%, 최고 시청률 10.3%를 기록하며 자체 시청률 최고치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미생' 신드롬의 주역은 단연 장그래를 연기한 배우 임시완.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인 그는 그동안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적도의 남자' '연애를 기대해' '트라이앵글', 영화 '변호인'에서 여느 배우 못잖은 호연을 펼쳤다. 하지만 '연기돌'이라는 꼬리표는 쉽사리 떼어지지 않았고 '아이돌 출신'의 한계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랬던 임시완은 '미생'을 통해 자신에게 쏠리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품이 큰 정장에 축 처진 어깨로 나타났던 그를 감히 아이돌인지 상상조차 못하는 시청자가 있을 정도였다. 장그래가 '양과 질이 다른 노력'으로 완벽한 상사맨으로 거듭났듯, 그 역시 '양과 질이 다른 노력'으로 완벽한 배우로 거듭났다. 그야말로 임시완이 장그래였고, 장그래가 임시완이었다.

Q. 세부 포상휴가는 잘 다녀왔나요?

포상휴가라는 거 자체가 처음이었어요. 기분이 들떠있었죠. 단체로 놀러왔다는 거 자체로 기분이 좋았어요. 특히나 제일 좋았던 것은 선후배 관계없이 두루두루 잘 지냈던 거예요. 선차장님(신은정) 같은 경우에는 아들도 같이 왔어요. 친화력 같은 게 서로서로 좋다보니까 세대차이 없이 잘 놀았죠.

Q. 장그래 캐릭터는 대중들의 많은 공감을 샀어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제가 완전한 장그래라고 생각했어요. 초반 즈음에는 내가 장그래라서 대중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점점 제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있어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시청자를 발견했습니다. 장그래라는 게 내가 장그래라서 공감을 이끌어낸 게 아니라 절대다수 시청자들이 장그래였기 때문에 공감을 얻은 거였어요. 제가 감히 장그래라고 함부로 말씀드릴 수 없어요. 실제 장그래인 분들에게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장그래라는 존재자체는 저보다는 이 드라마를 보고 공감하셨던 모든 시청자분들이 장그래였던 것 같아요.

Q. 왜 장그래를 선택했나요?

저는 장그래의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어떤 의무감같이 안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죠. 물론 작품성공의 척도가 시청률, 관객 수는 아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서 만족해요. 장그래를 표현한 점에 있어서 시청률이 안 나왔다고 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던 작품이었어요.

Q. 자신과 장그래는 어느 정도로 닮은 것 같나요?

극중 제일 비슷한 캐릭터가 장그래 같아요. 초반에 저는 장그래와 싱크로율 100%에 가깝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감히 100%라고 말씀드릴 수 없어요. 그래도 5개월 정도를 장그래로 살아온 사람이기에 후한 점수를 주자면 제 점수는요. 하하. 80점은 주고 싶어요.

Q. 특별히 본인과 장그래가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요?

저도 프로의 세계에 입문을 하면서 제 자신이 바둑으로 치자면 필요하지 않은 돌,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돌이라는 생각을 많이 느꼈어요. 굳이 연예계에서 제가 있어도 되는지 그런 의문을 많이 가졌죠. 초반에 가수로서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를 했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 점이 장그래와 저가 굉장히 흡사한 부분 같았어요. 이 같은 경험을 십분 살려서 장그래에 대해 공감을 하면 되겠구나 생각을 했어요. 그 기억들이 꽤나 맞닿아있어서 공감을 하기 쉬웠어요.

Q.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것 같아요?

지금도 제가 필요한 돌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몸담고 있는 이쪽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때가 오더라도 저는 덤덤하게 받아들일 자신이 있어요. 또 그런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처음에 가수로 데뷔했을 때보다는 다행인 점은 그래도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안도감이 생겼죠. 

Q. 극중 오차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실제로 주변에 오차장 같은 분이 있나요?

오차장님 존재자체가 판타지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직장인 친구들과 단체채팅방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그러더라고요. 요즘 '미생'때문에 상사들이 자신을 오차장 같은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있어 너무 힘들대요. 그런 존재자체가 실제로 존재하기가 힘든 분인 것 같아요. 그만큼 대단한 분이고 만약에 그런 분이 있다하면 그분을 따르고 싶어요.

Q. 신입 4인방이 함께 나올 때도 너무 재밌었어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단체채팅방이 있어요. 그렇게 원활한 활동을 하지는 않고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경우가 많죠. 자주 잠시라도 만나는 편이에요. 일단 (강)하늘이랑 (변)요한이 형은 장난을 칠 때보면 안 보이는 형체가 본인들 눈에는 보이는 듯한 느낌이에요. 서로 장난을 치는데 가만히 보고 있어도 되게 재밌어요. 그러면서도 그 사람들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연기적인 부분으로 계속 얘기를 많이 해요. 개그를 칠 때도 저는 거기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따라가지 못하는데, 이럴 때 어떤 배우의 모습이랑 비슷하다든가 그런 것들을 따라 해요. 이 사람들이 평상시에도 항상 연기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그 정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자신이 생각하는 명대사는 뭐예요?

정말 많았어요. '미생'은 명대사의 홍수 같았죠. 지금은 오히려 제 대사보다 오차장님이 들으셨던 대사가 생각이 나네요. 사장님이 된 친구 '싼마이 변'이 오차장님으로부터 접대를 받을 때 '나는 내가 술을 먹고 싶을 때 마시지만 너는 남이 먹고 싶을 때 마시지 않냐'라고 말했어요. 이 말이 굉장히 현실적이고 가슴 아프게 들렸어요. 늦은 밤에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아빠의 모습이 생각났죠. 어렸을 때는 그 모습이 달갑지만은 않았거든요. 아빠의 취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대사를 듣고 나서 문득 '그때의 아빠는 어땠을까'라고 떠올렸어요. 

Q. '미생'은 러브라인이 짙게 그려지지 않았어요.

저는 멜로가 없는 것에 대해 굉장히 아쉬웠어요. 하하. 영화 '변호인'도 마찬가지고. 그렇지만 없는 멜로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멜로는 있으면 있을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작품을 떠나서. 하하.

Q. '미생'의 결말이었던 요르단씬이 다소 작위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어요.

요르단 부분은 '미생'에서 판타지적인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비현실적이고 드라마같은 부분이 요르단씬이에요. 그동안 '미생'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리고 상식적으로 장그래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요르단에서 했어요. 차에서 부딪혔는데 뛰어다니는 등 그런 일은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죠. 하지만 보시는 분들로 하여금 비주얼적으로 눈을 즐겁게 하고 카타르시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리만족을 시켜드린 것 같아요. 처절하고 안타까웠던 장그래라는 친구가 현실에서 벗어나 멋있어지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면서 장그래인 여러분에게 드리는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현실적으로 멋있으려고 노력을 했어요.

Q. 사회생활이란 어떤 것 같아요?

저도 연습생생활을 하면서 '죽을 만큼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여느 사회생활이 그렇듯이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사회가 아닌 것 같아요. 때로는 정의를 외면하고 일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눈치를 봐가면서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죠. 그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힘든 것 같아요. 연습생생활을 할 때도 가수생활을 할 때도 제 전공을 살려서 직장생활로 돌아갈까 고민했어요. 지금은 직장생활을 할 자신이 없어요. 저한테 주어진 현재 상황에 감사해요. 열심히 살도록 하겠습니다.

Q. '미생'은 배우로서 어떤 작품이었나요?

제가 '미생'을 하게 됨으로써 인정받았다는 느낌보다는 연기적인 밑천이 드러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후반부터는 더욱이나 시간에 쫓기다보니까 아둥바둥 거렸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 가야할 부분이 많다고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즐기면서 하면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다가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은 제가 연기적은 부분에서 '미생이구나' 느꼈죠. 

Q. 새해 계획이 있나요?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계획을 세우진 않아요. 다가오는 것에 노력을 하려하고 제가 어떤 큰 욕심을 부려서 과분한 사랑을 받아온 것이 아니듯이 묵묵히 열심히 하려합니다. 2014년 같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별다른 의미 없이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MwQ6DIBAFv2Y9ElxA4cChtfobDZFtNKZigWr9+6rJS+ZlDvP5UtwttA2YFrQ8j76DaS5jDlPkfSE705aKiXbbo+OKjJDKSe4F97qmCp1X3hC53hdDpJcdcl5A3AC7YymHwFwaHbE+sCke6sydcCvF5zrSxob8BtGN/jcHEA/kpSwRq4sKTa3lH4rqbSmp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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