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의 스타★필(feel)]

배역을 위해 살을 오르고 내리고 하는 일은 배우들의 숙명이지만, 영화 '변호인'에 출연했던 임시완에게는 더욱 쉽지 않은 일이었다. 촬영이 순차적이지 않았기에 살을 찌웠다 뺐다를 반복해야 했고, 혹독한 고문장면을 위해서 50kg까지 체중을 감량해야 했다.

실화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영화적 배경 때문에 육체적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매우 피로했다. 이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임시완은 개봉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변호인'에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동원 등 베테랑 배우 사이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연기돌을 넘어 연기인으로 제대로 평가받은 것이다.

임시완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아이돌그룹의 멤버가 제작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던 '변호인'에 출연한 것은 의외의 선택이었다. 전작을 봐도 데뷔작인 멜로 사극 '해를 품은 달'를 비롯하여, 정통 멜로 '적도의 남자', 시트콤 '스탠바이', 캠퍼스 청춘물인 '연애를 부탁해' 등 곱상한 외모에 걸 맞는 달달한 역할이었다.

그런 그가 제작 초기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변호인'을 선택한 것은 배역과의 교집합 때문이었다. 데뷔 전 부산대 공대를 다녔던 임시완은 분한 대학생 박진우의 실존인물 고호석씨도 부산대 공대 출신이다. 또한 부산에서 나고 자라 네이티브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었기에 캐스팅될 수 있었다.

원래 마른 체형과 단정해보이면서도 강단 있어 보이는 마스크도 한몫을 했다. 역할을 위해 일부러 감량을 한 것도 있지만,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 때문에 감정 연기에 몰입해 밥이 넘어가지 않아 살이 더 빠지기도 했다. 제국의 아이들 팬들이 촬영장으로 각종 조공을 날랐지만, 그는 아메리카노만 마시며 자신을 각성시켰다. 모든 고문장면 연기를 직접 하려고 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엄청난 고초도 겪었다.

특히 수십일간 감금되어 격한 고문을 거친 후 어머니 김영애와 변호인 송강호와 만나는 씬에서의 연기는 압권이다. 초점을 잃은 쾡한 눈과 불안에 떠는 몸, 숨도 쉬지 않고 기계적으로 자백 내용을 반복하는 모습은 흉내 내는 연기가 아닌 역할에 실제 체화됐음을 입증했다. 불우했던 시절, 불편한 사건의 피해자로 동정심과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작품을 거듭할수록 일취월장되는 연기력을 보면 따로 연기공부를 했을 법한데 의외로 혼자 배역을 연구하고 현장에서 배우는 편이다. 실제 사람을 통해 배워야겠다고 생각으로 평상시의 모든 움직임, 대화 등을 연기 소스로 삼고 있다. '변호인' 현장에서도 대선배 송강호에게 많이 깨지고 혼나며 마음으로 배역과 마주하는 법을 체득했다.

우후죽순 뻗어가는 아이돌 연기시장 단연 독보이는 존재로 올라선 임시완, 연기돌을 넘어 연기인으로 인정받는 그의 활약을 더욱 기대해본다.

[영화 '변호인'의 임시완. 사진 = NEW 제공]

(김민성,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Sw6DMAxET2OWKB8SyCKLls+qu54gil2BqgQKtBW3r4tkad68kV9vWg8PfQuuh6b6Q3MF157GsSn2YyGf6bsVTzp8VEEYcroyoRKoBTY1WRXQoCMKEYtxpYcf930BfQE18P1/yxw+tJZxTixSmDLHSgHLPGbQQ5qRQHe3ewfKpgmZN4rM24SSixSWy3wOUtbM4WQhhKqUNLX9Acc4uazIAAAA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조회 수 날짜
1004 추천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브로맨스 말고 멜로 하고 싶다” [MK★인터뷰②] 1041 19.10.15
1003 추천 [인터뷰]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이젠 브로맨스 말고 멜로 할래요" 836 19.10.15
1002 추천 임시완 "연기 갈증, '보스턴 1947'로 더 풀어야죠"[SS인터뷰] 1010 19.10.14
1001 추천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군 생활, 연기 갈증 有…즐기며 해야겠다고 느껴" [엑's 인터뷰] 1078 19.10.13
1000 추천 “연기 더 즐기게 됐다” 임시완, 무한 가능성 보여준 ‘타인은 지옥이다’ [인터뷰] 1115 19.10.10
999 추천 배우 임시완 “브로맨스 관심無, ‘로맨스’ 욕심 가득해요” [인터뷰] 901 19.10.10
998 추천 [인터뷰②]임시완 "데뷔 10년차, 더 즐기면서 하려고요" 1001 19.10.10
997 추천 [인터뷰①]임시완 "'타인은 지옥이다'는 도전…쉽게 가려는 생각 없었다" 1060 19.10.10
996 추천 독특한 장르로 독보적인 연기 강자의 귀환을 알린 임시완,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기념 인터뷰(종합) 1045 19.10.08
995 추천 임시완이 꿈꿨던 미래 "내게 고시텔은 희망의 공간이었다" 1090 19.10.08
994 추천 '타인은 지옥이다' 이창희 감독 "임시완, 빙의된 듯한 몰입력에 놀라"[일문일답] 980 19.10.08
993 추천 [일문일답] ‘타인은 지옥이다’ 감독·작가 “임시완 등 배우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930 19.10.08
992 추천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성장'에 대한 목마름 [인터뷰] 874 19.10.08
991 추천 [인터뷰] 임시완 "'타인은 지옥이다'서 잘 놀아..데뷔 10년차 부담 有" 750 19.10.08
990 추천 [인터뷰Q]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윤종우→지옥, 가장 큰 책임자는..." 877 19.10.07
989 추천 '타지옥' 임시완이 임시완 했다…웹툰 찢고 나온 윤종우 [핫TV] 922 19.10.07
988 추천 [D-인터뷰] 임시완 "30대, 젊은 기운 발산하고파" 1106 19.10.07
987 추천 [TF인터뷰] 임시완, 군대에서 키운 연기 열정 860 19.10.07
986 추천 (인터뷰)임시완 "'타지옥' 밝은 엔딩? 원작자 바람대로 안될 것" 892 19.10.06
985 추천 [단독] 임시완X이동욱 ‘타인은 지옥이다’, 최종회 19금 된다 762 19.10.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5 Next
/ 55
sweetsi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