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편의 드라마가 방송계에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욕하며 보는 막장 드라마나 재벌2세 드라마가 아니면 드라마가 아닌 것으로 인식된 방송계에 케이블 채널 tvN의 <미생>은 그 흔한 멜로드라마도 아니고, 재벌2세도, 출생의 비밀도 없는 이단적(?) 드라마다. 그런데 시청자는 <미생>을 눈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 


 <미생>은 2012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인터넷포털 다음을 통해 연재된 웹툰으로 조회 수 10억건을 기록하는 데 이어 만화책으로 출간돼 100만부가 판매되는 열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제 드라마 <미생>이 그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10월17일부터 방송된 <미생>은 바둑이 전부였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입단이 좌절된 후 우여곡절 끝에 비정규직으로 종합상사에 입사해 펼치는 직장생활이 주요 내용이다. 직장인의 팍팍한 삶과 애환을 농밀하고 현실감 있게 그리고 바둑에 빗대어 잘 그려내고 있다.


 바둑에서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미생(未生)은 별수 없이 완생(完生)을 향해 무작정 달려가야 한다. 드라마 <미생>은 직장인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고달픈 현실 속에서 각자의 의미와 목표를 향해 묵묵히 생활하는 이 땅의 미생들의 삶을 다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생>은 왜 신드롬을 일으키는 것일까. 물론 원작의 대성공이 드라마의 인기에 한몫한 것은 분명하다. 드라마는 원작을 관통하는 직장인의 현실과 삶을 오롯이 살려냈다. “대안이 없으면 그냥 버텨라. 그게 바로 사는 거다” “빽도 없는 새끼, 여기 왔다. 새파란 신입 앞에 당할래? 아니면 옥상으로 갈래?” 


 이러한 극중 인물들의 대사와 연기는 이 땅 직장인들의 모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자존심은 출근과 함께 호주머니에 넣은 채 힘겹게 하루를 버티고, 승진은 실력이 아닌 인맥과 로비에 따라 결정되고, 여성의 능력은 남성이라는 유령 앞에 무시된다. 한데 퇴근 때 소주 한잔으로 이런 고단함과 좌절감을 털어낼 수밖에 없는 모습이 다름 아닌 우리의 현실이다.


 작품 속 갑(회사)의 전쟁터에 던져진 을들(직장인)의 고군분투는 어느 사이 시청자인 나의 모습으로 환치되고 화면 밖 현실의 미생들은 드라마 속 미생들과 동일시된다. 바로 드라마 <미생> 신드롬의 원동력은 직장인들을 비롯한 이 땅의 수많은 을과 미생들이 느끼는 공감이다. 


 <미생> 원작자 윤태호 만화가에게 “직장에 대한 다큐멘터리 같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한 김원석 프로듀서의 말에서 왜 수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미생>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미생>의 인기는 직장인의 고달픈 현실과 미생의 비참함만을 보여주는 데 멈추지 않고 삶의 가치와 방향 그리고 현실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는 것도 한몫한다. “길은 걸으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겐 자신만의 바둑이 있다”같은 극중 대사에서 드러나듯 <미생>은 직장인을 비롯한 이 땅의 미생들이 내일을 살아갈, 완생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미생>은 막장드라마와 재벌2세 드라마의 덫에 갇힌 한국 드라마의 병폐를 타개하는 대안을 제시하며 새로운 드라마로 나아가는 길을 걷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는 <미생>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C3LQQ6CMBQE0NN8lgTbgu2iC0XceQZT2680QEH4pOH2FmIyi5mXzHfFedPQ1KAakGIv8gqqPkQlyWibUAeMS9bhpi0zRYmKi9KIwvHCyTNWzLjSKURjXdbO+NYt0QT8AuyeEmPMwxg+gw+5HYckZiZvezza0yEZ3+ctDcD37R3wGxNCyBOwallfDwxrov+JRjL9D/bMXYW2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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