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순수함이 가득 퍼졌으면..” 

 

지난 2013년 영화 ‘변호인’으로 아이돌 연기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깨버리고 배우로서도 인정받은 임시완이 ‘오빠생각’으로 두 번째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이번에는 주연을 맡아 선배들의 도움 없이 오롯이 혼자 해내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전망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임시완은 성취감이 컸던 ‘변호인’, 드라마 ‘미생’ 때와 마찬가지로 스스로가 변화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 ‘진정한 어른’이 되는 법을 배우다 

 

뽀얀 피부, 초롱초롱한 눈망울 등으로 꽃미남의 대명사로 불리는 임시완. 이에 임시완은 남성미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됐지만, ‘오빠생각’에서 군인 ‘한상렬’로 거듭나 상남자의 매력을 발산한다. 뿐만 아니라 총 대신 지휘봉을 들 때는 특유의 따뜻함이 묻어난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상렬의 정서는 ‘저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이지 않나. 원래 유했던 사람이지만, 적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상황에 처하면서 순간적으로 강해졌을 뿐 성격 자체가 변한 건 아니다. 총을 들 때와 지휘봉을 들 때 전혀 다른 성격을 보이긴 하지만, 한상렬은 복합적인 감정의 소유자로 연기적으로 부딪히는 건 크게 없었다.”

 

‘한상렬’이 살아남기 위한 과정에서 평소 이미지와는 달리 거친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에 대해 스스로도 믿음이 없었다던 임시완은 “나 역시 그 부분에 있어서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는데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셨다. 감독님께서 많이 이끌어주신 거다. 얼굴톤도 메이크업에 신경을 안 쓰니 자연스럽게 표현됐다”고 전했다. 

 

특히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인 인물인 ‘갈고리(이희준 분)’가 이해가 되면서 애잔하게 느껴졌지, 착해도 너무 착한 ‘한상렬’에게는 공감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상렬을 연기하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사람이 아무리 바르고, 정직하고, 어른답다고 해도 어느 순간 적정선을 넘어서면 화를 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상렬은 그러지 않지 않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커트라인이 높았던 사람이었던 거다. 내가 아직까지 어린 사람이구나를 깨달았다. 한상렬처럼 진정한 어른을 이해하지 못했으니깐 말이다.”

 

그러면서 임시완이 생각하는 ‘진정한 어른’의 의미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나이의 개념은 아니다. 본인이 처한 상황이 촉박하고 절박할 때 누군가는 ‘이런 상황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상황에 맞게 변질되지 않나. 나쁜 짓을 하면서 합리화시킬 수도 있고..반면 소신과 신념을 잃지 않고 그걸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있다. 한상렬이 그렇다. 한상렬 같은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는 그런 캐릭터를 생각해낸 이한 감독님이 진정한 어른인 것 같다.”

 

◇ ‘이끌림’ 뒤에서 앞으로 

 

‘변호인’에서는 송강호, ‘미생’에서는 이성민과 연기호흡을 맞췄던 임시완. 송강호와 이성민이 대선배인 만큼 임시완은 이끌림을 당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임시완이 ‘오빠생각’에서는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아 30 여명의 합창단 아역배우들을 이끌어야 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서도 내 캐릭터에 매료됐기보다 노래 부르는 아이들에게 매료됐다. 아이들이 많이 나오는 만큼 힘들 것 같긴 했다. 사람이 많으면 뭐든 하나를 해도 더 신경 쓰이지 않나. 쉬운 작업만은 아닐 것 같았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간 후 가장 좋은 부분은 아이들 컨디션에 맞추다보니 퇴근을 빨리 했다는 거다. 직장인들처럼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하하. 아이들과도 많이 친해져 즐거웠다.” 

 

한국전쟁이 주배경인 ‘오빠생각’에서 군인 역을 맡은 임시완은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었다. “전쟁신이 있다 보니 물리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았다. 전쟁신을 찍으면서 쉽게 찍으면 이상한 거 아닌가. (웃음) 감정적으로 힘든 건 아무래도 나보다는 이레나, (정)준원이가 많았을 거다.” 

 

힘든 게 당연한 거라고 겸손한 발언을 한 임시완이지만, 이희준과 액션신을 촬영할 때는 기절까지 했다. “희준이 형이 액션을 진짜로 하는 사람이다 보니 목을 조르는 신에서 서로 ‘이렇게 하자’라고 미리 맞춰놨다. 하지만 막상 슛을 들어가니 형이 진짜로 액션을 하는 만큼 나 역시 진짜로 느껴야지 싶더라. 내 몸을 온전히 맡기다 보니 그렇게 됐다. 이후 나는 괜찮았는데, 형이 계속 조심스러워 하더라.” 

 

‘오빠생각’처럼 자신이 앞에서 이끌어가는 것보다 뒤에서 선배들의 이끌림을 받는 게 확실히 편했다는 임시완은 “송강호 선배님이나 이성민 선배님에게 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연기에 대한 조언을 딱히 구하지는 않았지만, 존재 자체가 버팀목이었다”고 두 선배에 대한 애정을 뽐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간 선배들에게 배우로서 영향을 받았다면, ‘오빠생각’에서는 아역배우인 이레의 연기에 깨달은 게 많았단다. 이레는 극중 오빠바라기, 아홉살 동생 ‘순이’ 역을 맡아 열연, 감동을 선사한다. “나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이레가 연기하는 걸 보면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 연기에 어떻게 접근하는 건지 대단하다 싶었다. 또 그걸 잘 이해하고 연기를 하는 걸 보고 되게 놀라웠다.”

 

◇ 임시완의 ‘의미 있는 싸움법’ 

 

임시완은 연기를 전공한 사람이 아님에도 ‘변호인’, ‘미생’, ‘오빠생각’에 이르기까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연기에 도전해왔다. 그런 만큼 매 작품의 촬영이 끝날 때마다 오는 희열 역시 클 수밖에 없었단다.

 

“어려울 땐 진짜 어렵다. 쉽게 해낸 적은 없다. 다만 분명한 건 어렵게 해냈을 때 거기서 오는 희열감이 보통의 것보다 크지 않나. ‘변호인’도 그랬고, ‘미생’도 그랬다. 힘들었던 작품들이 끝났을 때 그런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오빠생각’의 경우는 어떤 점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했다고 확신한다. 한상렬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전과 후 내가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 작품 모두에서 임시완은 어두운 환경 속 일말의 희망으로 작용하는 캐릭터로 열연했다. “작품들이 누적되면서 가공된 나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 이미지로 나를 생각해주시니 감독님들께서 그런 쪽으로 계속 활용하시는 것 같다. 실제로는 그런 캐릭터와는 다른 사람이다. (웃음)”

 

이어 임시완은 제작진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바른 이미지로 보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착한 코스프레 중’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실제 나보다 높은 평가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 그 인식은 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가상의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어차피 많이 좋아해주는 임시완이라는 사람을 두고 어떤 상상을 하든 내 본모습은 그 이하일 테니깐 내가 결코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최대한 그런 척이라도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오빠생각’에서 두 아이가 부모의 이념을 두고 계속해서 대립하는 걸 보고 ‘한상렬’은 ‘의미 있는 싸움’을 하라면서 노래 대결을 붙이며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치열한 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연예계에서 임시완은 어떻게 ‘의미 있는 싸움’을 하고 있는 걸까.

 

“기본적으로 연예계에 큰 정을 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너무 재밌다’, ‘나의 생활이다’, ‘스포트라이트 받고 대중이 좋아해주면 그 대상이 바로 나다’ 등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는 거다. 실제 나와 연예인 임시완을 분리시킨다. 연예계에 깊숙이 정을 붙이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고 나에 대해 객관화시킬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거기다 선택된 입장이라 선택되지 못할 때 박탈감도 더 크지 않을까. 잘되든, 못되든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마지막으로 임시완은 ‘오빠생각’을 두고 관객들이 순수한 영향을 받기를 바란다면서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빠생각’에 어울리는 단어는 순수함이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영화를 보고 순수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나오면 좋겠다. 순수한 사람의 경우는 순수하게 살아가는 게 맞다는 확신을 가진다면 더 바랄 게 없다.” 

한편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오빠생각’은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이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개봉은 오는 21일. 




원문출처 : http://starn.hankyung.com/news/index.html?no=428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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