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인터뷰를 따로 정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영화 ‘오빠생각’에 출연한 배우들 중 맨 앞에 쓰인 임시완과 고아성 모두 아이들이 주인공이라고 했다. 자신이 돋보이고 싶으면서도 상대역을 의례적으로 칭찬하는 모습이나 상투적인 수사와도 거리가 있었다. 아름다운 하모니로 감동을 주는 아역 배우들을 치켜세우고 조연 같은 주연을 자처한 두 사람을 만났다.

 

다소 촌스러우면서도 전쟁과 고아, 합창과 추억을 모두 관통하는 키워드 같은 영화 제목부터 물었다. 고아성은 “딱”이라면서 만족스러워했다. 다른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다고도 했다. 임시완도 비슷한 늬앙스의 답변을 내놨다. 자연스럽게 동명 동요를 부른 아이들 이야기로 넘어갔다.

 

임시완은 “처음 대본을 보고 이 아이들이 노래하는 것, 합창하는 모습, 이 잔상이 며칠동안 남았다”면서 “이 영화는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스크린 첫 주연 소감치고는 소박하다. 거의 모든 인터뷰에서 “‘오빠생각’은 아이들의 영화”라고 답한 고아성은 “촬영을 하면서 오히려 내가 힐링 되는 느낌을 받았다. 계속 만나고 싶어 아직도 연락하고 지낸다”고 전했다. 임시완에 비해 비중이 작은 것 같다는 질문에는 “내가 많이 드러나는 대표작은 아니지만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임시완은 ‘변호인’으로 주목받은 시선을 tvN ‘미생’으로 입증시킨 배우다. 가수 겸 배우가 아니라 배우 겸 가수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시점이다. 고아성은 한국 최고 감독으로 손꼽히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로 1000만 관객을 넘고, ‘설국열차’로 다시 봉 감독과 조우했다. 두 사람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괴물’ ‘변호인’ ‘설국열차’ 때문에 송강호라는 교집합이 존재한다.

 

고아성은 “‘변호인’을 보고 기억에 많이 남았다. 어떤 울림이 있었다”고 임시완의 첫 인상을 언급했다. 송강호가 호평을 보냈다고도 했다. 임시완은 ‘오빠생각’ 촬영 전 배우 이준 소개로 고아성을 만났고, 송강호 소개로 또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기에 있어 훨씬 선배인데도 그런 느낌이 전혀 안 들게 편하게 대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임시완과 고아성은 무표정할 때는 우울해 보이면서도 웃음이 많은 공통점이 있다. 연신 미소를 짓다가도 작품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이내 진지해지는 모습도 닮았다. 영화 속 배경인 전쟁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임시완은 “전쟁의 아픔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감정 아닌가. 겪어보지 않은 일을 간접 경험으로 자문을 구해서 연기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면서 “이념의 대립 때문에 불필요한 싸움이었다는 생각도 들고. 권력을 추구하기 위한 싸움이었지.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던 평범한 구성원들을 위한 싸움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전쟁이라는 참혹한 분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키워나가는 느낌이 있었다”며 “영화를 준비하면서 한국전쟁에 관한 책도 많이 보고 당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하려 애썼다”고 했다.

 

두 배우를 극찬한 이한 감독에 대한 느낌도 궁금했다. 고아성은 ‘우아한 거짓말’ 이후 다시 만난 이 감독과 또 작업하기 위해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대답부터 했다고 한다. 연출 기법은 변화했지만 촬영장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주고 조언을 건네는 모습 때문에 세 번째 작업도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임시완은 “소신과 신념을 잃지 않고 그걸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있다. 한상렬이 그렇다. 그런 캐릭터를 생각해낸 감독님이 진정한 어른인 것 같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괴물’과 ‘변호인’으로 1000만 영화를 경험했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임시완은 “흥행은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 만약 흥행이 됐을 때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연기를 해야 한다고 본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고아성은 “첫 영화 ‘괴물’을 워낙 많은 분들이 봐서 오히려 그 이후로 편안해졌다”면서도 “아이들의 노래를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시완과 고아성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굳이 ‘오빠생각’과 연결짓지 않으려 한다. 고아성은 “초등학교 1학년 만난 선생님과 졸업할 때까지 편지를 주고 받았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늘 기억하려 하고, 자주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 혼자 있는 시간만큼 중요하다”고 했고, 임시완은 “순수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늘었으면 좋겠고, 순수한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삶에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두 배우가 어떤 이들인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원문출처 :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arcid=0010274732&code=411815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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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 2016.01.21 15:24
    좋네요. 좀 다르게 구성한 기사인데.. 시완이나 아성씨나 영화에서 본인들이 돋보이고 큰 야심을 성취하려기보다는 작품과 연기를 통한 어우러짐이라는 그 자체에 빠졌던 것 같아서 더 훈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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