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영화에서 1000만 관객 돌파라니…. 막연하게 좋아요. 믿기지도 않고 얼떨떨하기도 하고요. 오달수 선배님께서 ‘월드컵 때 응원하러 시청광장에 모이는 수가 몇 십만 명이야. 그러면 1000만 명이 얼마나 많은 거겠니. 정말 많은 분들이 보신거야’라고 하셨어요. 그제야 감이 좀 오더라고요.” 

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이 10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다음날 배우 임시완(26)을 만났다. 앉자마자 소감을 물어보니 “익숙한 경험이 아니라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임시완은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981년 부산에서 일어난 부림사건 피해자의 중심인물인 진우 역을 맡은 그는 물고문을 당하며 물리적인 고통과 그로 인해 겪은 정신적인 고통까지 감내해야 했다. 영화를 하기로 결정한 순간 각오한 고생이었다. 

“처음부터 만만치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송강호 선배님의 연기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더 긴장됐어요.(웃음) 촬영을 시작한 날부터 개봉하는 날까지 마음이 초조했죠. 혹시 누를 끼치진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의 연기는 관객들에게도 통했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고문실에서 처절하게 고통당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분노했고 너무 지나친 고문에 넋을 놔버린 채 어머니 순애(김영애)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손수건을 적셨다. 

“고문장면을 찍을 때 혹시 힘들면 곽도원 선배님을 꽉 잡기로 했는데 슛이 들어가니까 마음처럼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입과 코로 물도 많이 마셨어요. 진짜 고문당했죠. 그래서 영화에서 더 긴박하게 나왔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접견실 장면이 어려웠어요. 거의 첫 촬영이라 고문을 당하지 않은 채 고문당한 사람을 표현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죠.” 

어려운 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시완이 연기를 유려하게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선배 송강호의 힘이 컸다. 임시완은 여러 공식행사에서 “송강호 선배에게 정말 많이 혼났다”고 할 정도로 송강호는 그에게 끊임없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송강호 선배님은 후배들을 정말 잘 챙겨주세요. 피와 살이 되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고요. 특히 선배님은 언제나 ‘진정성’을 강조하셨어요. 미숙한 연기는 배우면 되지만 진정성 없는 연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요. 고문장면을 촬영할 때도 제게 경각심을 일깨워주시려고 꾸지람을 하셨는데 그게 마음이 안 좋으셨는지 미안하다고 전화도 하셨어요. 그러시지 않아도 됐는데…. 하하.” 

이어 그는 “나름 내가 연기에 대해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고 생각해봤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100%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송강호 선배님 덕분에 연기에 더욱 신중을 기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덧셈 뺄셈을 푸는 아이가 미적분을 푸는 어른을 만난 기분이랄까? 제가 언제 이런 대선배들을 만나는 영광을 누리겠어요. 또 선배들 덕분에 꿈도 꾸지 못할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 같아요. 송강호 선배님 등 기라성 같은 분들을 만난 것은 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었어요.”

첫 영화를 성공적으로 마친 임시완은 계속 연기자로서 발돋움을 할 예정이다. ‘해를 품은 달’ 때 작품을 준비하고 대본을 깊게 분석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찾았고 연기에 대한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 지 물어보니 “연기 잘 하는 배우”라며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제게 남은 숙제가 있다면 ‘진우’를 뛰어넘는 일인 것 같아요. 이제는 연기로 부족한 면을 채워서 관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제국의 아이들’ 활동도 열심히 해야겠죠. ‘연기’와 ‘노래’,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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