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술에 배부를까 싶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됐다. 임시완(26)의 첫 스크린 도전작인 '변호인'이 800만 관객을 넘어서며 1000만 돌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임시완은 스스로도 "첫술에 배부른 적이 많았다"고 말한다.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 역으로 단숨에 주목받았고, 그 이후 KBS '적도의 남자' '연애를 기대해', 모바일 무비 '미생 프리퀄' 등 쉬지 않고 배우로 활동했다. 그는 작품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어디 운이 좋다고 모두가 성과를 거두랴. 운이 계속되면 실력인 법이다.

첫 영화에 도전하는 임시완에게 '변호인'은 녹록치 않은 작품이었다. 송강호, 김영애, 곽도원, 오달수. 쟁쟁한 선배들이 포진한 '변호인'에 참여한다는 것은 영광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기도 했다.

"정말 큰 부담감을 가지고 연기를 했어요. 선배님들 틈 속에 제 이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죠. 저로 인해 영화의 분위기가 흐려지지 않을까 개봉 직전가지도 불안한 마음을 숨길수가 없었어요. 다행히 연기에 대해서는 크게 혹평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서 한 시름 놓은 것 같아요."

임시완의 연기에 대해서는 한 번도 칭찬을 해준 적이 없다는 송강호지만 현장에서는 그의 가장 좋은 선생님이었다. 연기에 대해 가장 많은 조언을 해준 것은 물론이고 현장을 편안하게 해준 사람이 바로 송강호란다.

"제 신을 찍기 전에 현장에 가서 답사를 했어요. 송강호 선배님 촬영이 있을 때 가서 어떻게 연기를 하시나 보는데 먼저 다가오셔서 '네가 시완이구나. 반갑다'라고 인사를 해주시고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부담감을 덜었어요. 어릴 때부터 화면으로 봐왔던 선배님이 제 이름을 불러주시고 아는 척을 해주시고, 살갑게 대해주시니까 기분이 남다르더라고요."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했다는 점도 물론 고민할 만했다. 그렇기 때문에 임시완은 오히려 철저히 진우의 시각에서 '변호인'에 접근했다.

"저는 진우의 시각에서 접근했어요. 철저히 캐릭터의 입장에서요. 진우라는 캐릭터와 저랑 교집합이 많았어요. 부산대 공대 학생이고, 부산 출신이고, 사투리를 쓰고. 어떻게 보면 저의 선배님이신 거죠. 또 하나 생각한 것이 있다면 그 시절을 느껴보지 못한 제 또래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엮어주는 이음새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때리는 곽도원도 힘들었다는 고문신,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고생이 참 많았겠다는 말에 절로 진심이 담겼다. 임시완은 고문신은 찍고도 잘 잤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요즘 듣는 안부인사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괜찮냐'는 말을 많이 들어요(웃음). 사실은 저보다 때린 도원선배가 심적 고생이 많으셨죠. 통닭구이, 라면국물, 물고문 같은 고문 신들보다 오히려 힘들었던 건 접견실 장면이었어요. 제 분량 중 첫 촬영이었는데 심리적으로 피폐해진 것을 표현해야 해서 쉽지 않았어요. 긴장도 많이 하고 밥도 한 끼도 안 먹었어요. 다른 분들이 보고 칭찬을 해주시니 그제야 좀 마음이 놓여요."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과 배우 임시완.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바쁜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변호인'의 진우의 감정을 가지고 무대에 오르는 것이 힘들었단다.

"'변호인'을 찍을 때 음반활동을 병행했는데 그때 저에게 진우의 심리가 지배적이었어요. 진우의 마음을 무대에서 표현할 수는 없잖아요. 제 자신을 속이는 것이 힘들었죠."

'변호인'이 잘되며 광희의 질투가 심해졌겠다고 농을 던졌다. 그는 "이제는 광희가 서로 갈 길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며 "제가 광희처럼 예능에서 웃길 수 없는 것처럼 광희도 그런 걸아는 것 같다"고 웃었다.

초반의 진우와 고문 후의 진우에 차이를 두기 위해 평소 몸무게에서 5Kg에 가깝게 살을 찌우고 다시 뺐다는 임시완. 살을 찌우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었단다. 올해로 만 스물여섯, 이제는 나이에 맞는 남자다움을 가지고 싶다는 임시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변호인'에서는 전과 후의 차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우고 뺐어요. 전 찌우는 게 더 힘들더라고요. 의지대로 되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저는 살이 좀 쪄야 하는데. 너무 마르면 남자로서 매력이 없잖아요. 나이가 이제 소년의 나이는 아니니까 너무 소년의 이미지가 보이는 건 별로인 것 같아요."

MBC '해를 품을 달'을 시작으로 연기에 도전한지 2년을 꽉 채웠다. 올해로 3년 차 배우 임시완에게 처음과 달라진 것이 있는지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방황하던 시절을 청산하게 된 계기"라고 답했다.
"가수로 2년 정도 활동을 하면서 이렇다 할 큰 성과는 없었어요. 현실의 벽에 부딪힌 거죠. 데뷔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데뷔하니까 오히려 더 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어요. 워낙 날고 기는 분들이 많은 이 치열한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그런 고민도 했죠. 아이돌치고 나이가 적은 편도 아니었고요. 실력적으로 대단히 뛰어난 것도 아니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제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걸 찾게 된 거죠."

혹자는 임시완의 눈빛과 얼굴이 어딘지 애잔한 분위기가 있다고도 한다. 우연의 일치일까. 그간 맡은 역할들도 대부분 사연 있고, 아픔이 있었다. 이제는 반대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는 임시완. '변호인'을 찍으면서 느와르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느와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변호인'을 찍을 때 마지막으로 거의 머리를 삭발하고 찍은 신이 있는데 머리를 자르고 나니까 그 참에 느와르도 한 번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액션이요? 심적 부담감은 없는데 춤의 리듬감이 액션의 리듬감이라면 오래 걸릴 것 같아요(웃음). 안무도 금방 잊어버리거든요."

이미 아이돌 최고 흥행 기록은 새로 썼다. 이제 '변호인'이 1000만 관객을 넘으면 아이돌 최초 1000만 배우가 된다. 그리고 그것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리 소감을 들어봤다. 그는 김칫국을 마시는 느낌이라며 민망해했다.

"아직 1000만이 된 것이 아니라 좀 쑥스럽긴 한데, 아무튼 1000만이 된다면 저에게는 대단한 기록인 것이고, 앞으로 또 못 만날지 모르는 스코어이기도 해요. 대신 그 만큼 앞으로의 무게감이 1000만 만큼 무거워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전 이상하게 첫술에 배부른 경우가 많더라고요. 드라마도 그랬고. 작품을 잘 만나서 시작하는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지난해부터 새해 소원이 없었다는 임시완. 자신의 능력에 비해 많은 걸 받았기에 그저 감사할 뿐, 더 이상 바라는 건 욕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예인 임시완을 떠나서 사람 임시완의 소소한 목표를 물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심적으로 여유로웠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에겐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고요. 항상 바쁘고 빡빡한 일정으로 살아가니까 그게 습관이 되어서 여유로워도 되는 상황에서도 그럴 수 없게 되더라고요. 굉장히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모태솔로 발언에 대한 후회가 막심하다는 임시완, 올해는 모태솔로를 탈출할 수 있을까? 그는 "알아서 잘 하겠죠?"라는 애매한 말을 남길 뿐이었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Sw6DMAxET2OWKCSBJossWj6r7nqCKHYFqhJooK24fQ2SpXnzRn5/KO8O+hZsD0YfYG5g29NYNsW2L+QS/dbiRbsL0ouarNK11wKVQHOhRnqs0RL5gMWY6enGbVtAXUEOfMdvmfyXchnmyCL6KXFk8limMYEa4owEqrs/OpBNnJB5pcC8TlhxqUTDZT6HShhmf7IQQsqLslL/AZMDL2HI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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