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시’에 ‘완벽할 완’이라고 해서 ‘시완’입니다”

최근 만난 임시완은 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의 천만 관객이 임박했을 당시인지라, 다소 들뜬 모습을 보였다. ‘천만배우’라는 대열에 곧 합류하게 됐다며 이른 축하를 전하자 그는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보다 ‘변호인’을 매일매일 검색하고 있어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번에 영화를 처음 찍어서, 그 덕에 ‘영진위’(영화진흥위원회)라는 사이트를 알게 됐어요. 12시간마다 관객수가 업데이트 되는데, 좀 더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엔 그걸 보면서 하루하루 웃고 있어요” 

작은 얼굴에 꽃미남 외모를 가진, 전형적인 요즘 인기 있는 얼굴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미처 태어나지도 않았던 1981년, 부산에서 일어났던 부림사건(釜林事件, 제5공화국 군사독재 정권시기의 부산 용공조작 사건)의 중심에 섰던 인물을 ‘진우’라는 캐릭터로 새롭게 표현해냈다. 첫 영화에서 ‘천만’을 기록, 완벽하게 때를 받으며 영화배우로서 안착한 임시완과 즐거운 ‘천만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 “진우와 교집합 많았어요. 부산, 부산대, 사투리까지요”

제국의아이들이라는 그룹의 멤버로 지난 2010년 데뷔한 임시완은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에서 ‘달콤한 허염’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 아이돌이라는 한계를 처음부터 극복하며 배우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그는 하얗고 뽀얀 피부로 성균관 유생 역할을 제대로 표현해냈고 퓨전사극답게 현대적인 감각까지 살려 여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후 그는 KBS 2TV '적도의 남자‘, MBC ’스탠바이‘를 거쳐 지난해에는 KBS 2TV 2부작 ’연애를 기대해‘로 또 한번 성공적인 연기를 보였다. 

그렇게, 임시완의 필모그래피는 짧지만 굵었다. 이후 그는 드라마 연기에만 그치지 않고 스크린으로 연기 폭을 확장했고, 마수걸이 작품이 바로 ‘변호인’이었다. 임시완은 “송강호, 김영애, 곽도원 선배님 등과 언제 작품에서 만나보겠어요. 제게는 정말 대단한 운이었고 아직도 감사한 마음이에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9일이었다. 개봉을 20여 일 앞두고 이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고, 영화를 보고 난 기자들은 하나같이 “임시완 대단하다”는 반응으로 그에 대한 선입견을 버릴 수 있었다. 혹시나 송강호의 연기에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임시완 만큼이나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덥수룩한 머리에 꾀죄죄한 얼굴, 통닭구이 고문에 물고문까지 당하면서 벌벌 떠는 그의 모습은 임시완이 아닌 진우로 보이기에 충분했고 고문을 받는 진우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그가 살아보지 않았던 시대, 그리고 고문을 받아본 경험도 전무한 터라 더욱 힘들기도 했을 터. 이에 대해 임시완은 “우리 세대의 얘기가 아닐뿐더러 그 시대에서도 극히 일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정말 흔치 않은 연기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이해를 하고 인식을 하는 방법은 어쩔 수 없이 간접적인 경험밖에 없는 거였어요”라고 말했다. 

임시완이 그 시대를 연기할 수 있게 이해를 돕는 방법은 ‘아무나 잡고 물어보기’라는 우직한 돌직구 방법이었다. 그는 “선배님들, 감독님, 사장님, 부모님 등 그 시대를 살아오셨던 분들에 대한 이야기, 자문을 듣는 게 1차적인 방법이었어요. 그리고 ‘남영동 1985’를 보는 등 간접적인 경험을 해보려고 했죠”라고 밝혔다. 

임시완은 자신이 ‘변호인’에 캐스팅된 이유도 ‘네이티브 스피커’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송강호와 김영애 등 배우들은 ‘변호인’에서 부산 토박이, 송우석과 최순애 역할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고, 임시완 또한 부산 출신이라는 점이 강하게 작용했다. 임시완은 “저는 진우와 교집합이 많았어요. 부산, 그리고 부산대학교 학생, 사투리까지요. 제가 연기적인 면에서 필모그래피가 많지 않기 때문에 검증된 연기자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했어요. 그런 우려는 자연스러운 현상같아요. 중요한 건 그 다음이라고 생각해요. 영화가 개봉된 이후 관객들이 절 관대하게 바라봐주시니까 그 점이 제일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 그가 송강호를 존경하는 이유…‘진심’과 ‘거짓’ 알아채는 무서운 배우

임시완은 극중 가장 힘들었던 연기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고문신을 말씀하시는데 저는 접견실 장면이 가장 힘들었어요. 물리적인 것보다는 심리적인 것을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특히나 제 촬영 분의 거의 처음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고문을 당하지도 않고 고문을 당한 것 같은 것을 표현하려니까 정말 부담이 됐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처음 스크린 연기를 하는 신인배우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이 점이다. 기존 배우들에게도, 현장 여건상 뒷부분 촬영을 먼저 하게 될 경우 감정적인 부분을 컨트롤하는 데에 고충을 느낀다. 임시완은 그런 부분에서 배우 송강호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송강호 선배님은 제가 긴장을 많이 하니까 가이드를 해주셨고 김영애 선배님은 본인의 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속 맞은편에서 감정을 잡아 주셨어요. 제겐 그 장면이 초기라서 긴장, 걱정을 많이 하면서 찍었어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영화가 개봉하고 그 장면을 좋게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한시름 놓았어요. 제게 접견실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에요”라고 표현했다. 

임시완은 여러 공식행사에서 송강호에 대해 “현장에서 무섭게 혼냈던 선배님”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시완은 “촬영 조건 때문에 일주일 정도 집중해서 많이 찍어야했던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경각심을 세워주려고 호되게 혼을 내셨던 것 같아요. 집중하라는 당부였어요”라고 전했다. 

그는 이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배우는 단연 ‘송강호’라고 전했다. “지금 당장은 송강호 선배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제가 송강호 선배님의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것을 넘어서 ‘충격’을 받았던 장면이 많았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감정이 끌어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진심인 척 연기하면 그걸 귀신같이 알아내셨어요. 그게 정말 무서웠어요. 그리고 연기를 하실 때 보면 송강호 선배님은 연기를 하면서 미리 모니터를 같이 하는 것 같은 객관적인 눈이 있는 것 같았어요”라고 표현했다. 첫 스크린에 도전한 그에게 송강호는 무서운 선배이자 어디서도 살 수 없는 살아있는 교과서였다. 

◆ “‘변호인’, 무게감 큰 영화. 제 능력 이상의 작품이었어요”

임시완은 ‘변호인’을 통해 폭넓은 팬들이 생겼다. 특히나 ‘변호인’은 1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안녕’을 바라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많은 연령층이 본 영화이기에 많은 관객들이 그에게 집중했고 임시완을 천만 관객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그는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서 다들 많이들 좋게 해주시니까 다행이다 싶어요. 나이 있으신 어르신 분들도 변호인 영화 잘 봤다고 말씀을 해주실 때 가장 기분이 좋아요”라며 가수로 활동할 때와 사뭇 달라진 대중의 반응에 더없이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임시완은 폐허가 된 여관을 개조한 고문실에서 고문을 당하며 점점 말라가는 진우를 연기하기 위해 50kg까지 살을 뺐다. 촬영이 순차적이지 않은 터라 살을 찌웠다 뺐다를 반복했다. 술도 끊고 혹독한 다이어트를 반복, 무서운 선배인 송강호에게 혼나기도 하면서 찍은 영화 ‘변호인’은 임시완에게 어떤 작품일까. 

그는 “무게감이 큰 영화였어요. 준비 기간부터 찍는 기간 까지 긴장을 해야 했어요. 그 선배님들의 존재 자체가 제게는 버거웠고 그 무게감이 상당했어요. 연기 자체도 난이도가 높아서 제 능력 이상이었어요. 그걸 알고 덤벼서, 더욱 이 작품에 몰입을 했던 것도 있지만 그래도 제 능력 이상이라서 긴장감과 걱정 속에서 살았던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변호인’을 표현했다. 

여러 운이 겹치고 겹쳐 ‘실력’으로 인정받게 된 배우 임시완의 연기자로서의 시작은 이제부터다. ‘변호인’에서 혹독하게 고문을 받으면서 두려움에 벌벌 떤 초점 잃은 눈동자를 표현한 배우 임시완의 모습은 천만 관객들의 가슴 속에 오래토록 남을 것이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CWLyw6CQAxFv6YsyTAvmQUL5bFy5xc0tAZiGHBADX9v0aTJPffc9PnitFfQ1hBaKO0B5QVC/TNBTLbtC1eRP2v24L3qNSrHwViHVpFRVJ7YayRHgRl7yobE92rYtgXMGXQnd/zmEd+c8n6eREw4RonESHkcIphumonBNNdbA9pPIwmv3AuvIxVSCuWlzL9BFYUw/lkpbZ113nwBPig908g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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