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돌' 임시완(25)이 스크린 데뷔작 '변호인'(양우석 감독)으로 적시타를 날렸다. 이미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 이어 '적도의 꽃' 등을 거치며 연기자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상태. '가능성' 뿐 아니라 쇄기를 박을만한 활동을 해야하는 시기에 적절하게 파워풀한 작품을 만나 활짝 웃을수 있게 됐다. '변호인'에서 임시완은 국밥집 주인 김영애의 아들 진우를 연기했다. 

엄마와 함께 가게 일을 하고 착실하게 공부하는 모범생. 하지만, 용공조작사건에 말려들어 억울하게 고문을 받게 된다. 속물 변호사 송강호(송우석 역)를 시국에 눈뜨게 만드는 캐릭터다. 또렷하게 소신을 밝히는 대학생의 모습부터 고문을 당한후 잔뜩 겁에 질린 표정까지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이돌 스타가 '곁다리'로 연기를 한다는 편견을 깨끗하게 날려버릴만한 열연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사실 임시완은 1988년생, 특별한 관심을 쏟지 않고서야 '변호인'의 배경이 된 1981년의 시대적 분위기를 알수 없는 나이다. 그럼에도 임시완이 연기한 진우라는 캐릭터는 어색해보이지 않는다. '흉내'가 아닌 '진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증거다. 특히 인상적인건 "계란으로 바위치기, 바위는 죽은 것이지만 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는다"라는 극중 임시완의 대사.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출발해 연기자로 인정받게 된 자신의 상황에 비유해도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문장이다. 

-아이돌 스타가 민감한 소재의 영화에 출연한다는게 쉽진 않았을것 같다. 

"우려의 시선이 없었던건 아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본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우라는 캐릭터와 연기자 임시완 사이에 교집합이 많았던것 같다. 부산 사람인데다 사투리를 쓰고, 또 부산대 공대 학생으로 설정됐다. 나 역시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 공대를 다녔다. 동질감이 생기더라. 거기다 송강호 선배가 주연을 맡는다니 두려울게 없었다."

-80년대 초반의 이야기라 생소했을것 같다. 

"딴 세상 이야기처럼 들렸던게 사실이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들이 있을수 있었나'라는 생각을 해봤다. 만약 내가 실제로 그런 상황에 처해 고문을 받거나했다면 철저히 망가져버렸을것 같다.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부모님 세대를 생각하면 뭉클해지더라."

-송강호와의 첫만남은 어땠나.

"내 촬영이 시작되기 전 강호 선배의 촬영을 보러 간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났는데 강호 선배께서 먼저 다가와서 '우리 딸이 팬'이라며 '사진 찍자'고 편하게 대해주시더라. 덕분에 긴장감이 많이 해소됐다."

-그 뒤에 송강호로부터 많이 혼나기도 했다던데.

"연기에 대한 지적이었다. 내 스스로도 표현이 잘 안된다는걸 알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시더라. 특히 '가짜 연기'를 하지말라는 당부를 하셨다. 고문신을 찍기 전에 제대로 꾸짖어주셨는데 덕분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 능력 이상의 연기를 보여줄수 있었던것 같다. 실제로 그 시대에 그런 일을 당했던 분들의 고통을 그대로 전달해야하는 중요한 신이었기 때문에 강호 선배의 채찍질이 큰 도움이 됐다."

-송강호의 채찍질이 무섭거나 부담스럽진 않았나. 

"오히려 고마웠다. 나를 단순히 아이돌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봐주셨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지적을 해주셨던게 아닌가. 팬들도 '송강호 선배에게 혼났다'는 말이 전해진후 '임시완이 송강호로부터 후배로 인정받은 것 같다'며 더 좋아하더라. 얼마전 무대인사를 갔다가 관객의 요청에 무반주로 간단한 춤과 노래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걸 보신 송강호 선배가 '가수인데 노래와 춤이 너무 안 되는거 아니냐'며 '연기 계속해야겠다'고 놀리시더라.(웃음)"

-일주일 내내 고문신을 찍었다. 

"세트장에만 들어서도 긴장되더라. 발길로 채이고 주먹으로 맞고 굉장했다. 한번은 물고문 장면을 찍다가 진짜 고문당하듯 힘들었던 적이 있다. 곽도원 선배와 미리 합을 맞췄는데 그게 좀 어긋나버렸다. 숨도 못 쉬고 이대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얼굴이 물에 잠겨 있으니 컷 소리도 못했다. 그걸 유독 감독님이 오래 찍으시더라.(웃음) 나름 폐활량이 좋은 편이라 생각해 물고문신 촬영은 자신있었는데 직접 당해보니 정말 무섭더라. 대신 진짜 몰고문을 당해서인지 장면은 참 괜찮게 나온것 같아 다행이다."

-고문신 때문에 몸과 마음이 다 힘들었을것 같다. 

"심리적으로 더 힘들었던것 같다. 그런데, 사실 나보다도 가해자 역할을 한 곽도원 선배가 더 힘들어했다. 나를 때리는 신을 찍고 난 뒤엔 혼자 어두운 구석에 가서 담배를 피고 한숨을 쉬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봤다. 역시 때린 사람 마음이 더 불편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웃음) 영화 속에서 악독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부모님이 고문 장면을 보고 놀라진 않았나.

"어머니가 혹시나 우시는건 아닌가 걱정스러웠는데 그렇지 않더라. 울지도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시더라. 영화가 끝난 후에는 송강호 선배를 찾아가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나를 때린 도원 선배는 마침 그 자리에 없어서 어머니를 못 만났다."

-'변호인'을 찍고 난뒤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을것 같다.

"가장 큰 변화는 길에서 어르신들까지 '영화 잘 봤다'는 말씀을 해주신다는거다. 이제껏 이런 반응은 처음이다. 재미있는건 신년인데 '복 많이 받아라'는 인사보다 '몸은 괜찮냐'는 걱정스러운 안부인사가 많더라.(웃음) 무대인사를 다닐때도 열기가 대단했다.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 갔을때는 기립박수까지 받았다. 마치 콘서트 무대에 오른 것처럼 뜨거운 반응이 나왔다."

-질투의 화신인 제국의 아이들 멤버 광희는 '변호인'의 성공에 어떤 반응을 보여주던가.

"요즘은 광희도 질투를 안 한다.(웃음) 이제 누가 봐도 나와 광희가 가는 길이 뚜렷하게 갈렸다는걸 안다. 만약에 내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 이슈가 된다면 그땐 다시 질투를 할수도 있겠지. 일단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은 '변호인' 출연을 결정할때부터 모두 열심히 응원을 해줬다. 걱정하기보다 나를 믿어준것 같아 고맙다."

-꼭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누아르 연기를 해보고 싶다. '아저씨' '신세계' 등의 작품이 참 좋았다. 그렇게 진하고 멋진 연기도 좋지만 임시완의 색깔이 묻어있는 누아르를 한번 보여줄수 있으면 좋겠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Sw6DMAxET2OWKD9ossii5bPqrieIYlegikADbcXta5AszZs38vtDeffQNeA6sOYAewPXnMaxKbZ9IZ/otxYv2n1UQVTktKmCEagF2gvVKmCFjihELIZMTz9s2wL6CqrnO37LFL6UyzhPLKYwJo5MAcs0JND9NCOBbu+PFlQ9jci8UmReR5RcpKi5zOegjGQOJwshlLxYafQfrtGqJcg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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