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 위더스필름 제작)은 어느덧 모두가 당연시하는 1000만 관객을 향해 순항 중이다. 일찌감치 재관람 열풍이 불어 흥행세를 이어갔고 40~50대 중장년층의 지지까지 더해지니 고공행진 할 수밖에 없다.

무려 900만의 관객이 '변호인'을 보면서 울고 웃었다. 누군가는 그 사람을 떠올리며 그리워했고 누군가는 믿을 수 없는 세상에 분통해했다. 송우석이 법정에서 목 놓아 외치는 헌법 제1조 2항을 듣고 있으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피가 끓어 오른다. 매 장면 관객의 심장을 두드리는 '변호인'은 그렇게 관객의 심장을 관통했다.

대게 다섯 번의 공판 장면을 '변호인'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지만 이 못지않은 명장면이 있다. 바로 임시완(26)이 연기한 진우의 고문 장면이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순애(김영애)의 아들로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부림사건에 휘말리면서 살인적인 고문을 받게 되는 인물 진우. 구타는 기본으로 물고문, 통닭구이, 라면고문까지 보는 이의 소름을 돋게 한다. 임시완은 연기돌의 한계를 넘고 그 이상을 선보여 호평을 자아냈다.

'남영동1985'(12, 정지영 감독)의 박원상만큼 리얼한 고문신을 소화한 임시완. 앙상한 팔다리부터 초점 없는 시선까지, 1988년생인 그에게 너무나 가혹한 연기였다. 임시완은 고문에 피폐해진 진우, 그 자체였다.

실제로 대역을 쓰지 않고 모든 장면을 직접 연기한 임시완. 고문 신도 예외는 아니었다. 난생처음 탄탄한 근육질 몸을 가지려고 열심히 운동했지만 '변호인' 촬영을 위해 모든 운동을 중단해야 했다. 순차적으로 촬영이 진행되지 않아 고문 신 때는 다이어트를, 국밥집 신 때는 살을 찌워야 했다는 후문. 체중을 늘렸다 줄였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했다고 한다.

"처음으로 몸 좀 만들어 보려고 운동을 엄청 열심히 했는데 헛수고 한 거죠(웃음). 고문으로 앙상한 몸을 보여줘야 해서 애써 만든 근육을 없애야 했는데 아깝기도 했어요. 먹고 싶은 음식도 못 먹었는데…. 그래도 스크린에서 제 몸을 보니 진우와 잘 어울리더라고요. (속옷만 입고 등장하는 데, 노출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전 딱히 제 벗은 몸이 보이지는 않던데요? 오히려 진우가 불쌍해 슬펐어요."

간신히 야윈 몸을 만들어 일주일간 고문 장면 촬영에 들어간 임시완. 고문신을 찍다 소소한 부상도 있었다고 한다. 극 중 진우를 고문한 차동영 경감인 곽도원의 손에 잘못 맞아 얼굴에 멍이 들었다. 비주얼부터 심상치 않았던 곽도원의 솥뚜껑 같은 두툼한 손에게 곱디고운 뺨을 내줬고 결국 얼굴에 파란 도장을 찍게 됐다. 진우가 되어 정신없이 몇 대 맞고 나니 결국 얼굴에 멍까지 들었다는 것. 당시 제국의아이들 활동도 병행하고 있어 선글라스를 낄 수밖에 없었단다.

"한동안 계속 선글라스를 끼고 다녔죠. 전 아무렇지 않았는데, 곽도원 형은 절 볼 때마다 괜찮은지를 물었어요. 멍이 빠질 때까지 계속 미안해하시는데, 그게 또 죄송해서 일부러 형을 피해 다니기도 했죠. 영화 보고 다들 곽도원 형을 무서워하는데 실제로는 세상에서 가장 순하고 착한 사람이에요. 완전 진국이죠. 이런 형을 만날 수 있게 해준 '변호인'은 정말로 제게 특별한 작품이죠. 여러모로 복 받았어요. 하하."

얼굴에 멍뿐만이 아니었다. 또 한 번은 물고문신을 촬영할 당시 고문이 들어가기 전 임시완과 곽도원은 둘만의 사인을 만들었다. 임시완이 더이상 숨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 때 곽도원의 다리를 꽉 잡기로 했다고.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고 차동영으로 몰입이 된 곽도원은 임시완의 사인을 잊어버린 것. 의도치 않게 진짜 고문을 받게 된 임시완. 컷 소리가 나서야 물 밖으로 나온 그는 곽도원 덕분에 '리얼한' 물고문 신을 완성했다.

"오히려 잘됐죠. 아마 사인을 맞춘 데로 연기했다면 지금의 처절함은 없었을 거예요. 그 뒤에 몇 번 더 테이크를 갔지만 역시 리얼함을 넘는 장면은 없더라고요. 연기가 아니라 진짜 다급함이 느껴지지 않았나요?(웃음)"

차동영이 진우의 얼굴에 거즈를 덮고 라면 국물을 부었을 때도 코에 매콤한 라면 국물이 들어가 한동안 고생했지만 그만큼 역할에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는 임시완. 통닭구이 자세를 위해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는 그. 제국의아이들 숙소에서 속옷만 입고 팔다리를 든 채 누워있어 멤버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는 후문.

마지막으로 임시완은 김영애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진짜 엄마 같았던 김영애에 감탄했다고. 김영애의 표정만 보고있어도 울컥함이 치밀어 진우의 감정을 잡는데 수월했단다. 혹여나 임시완이 감정 잡기 어려울까 자신의 촬영이 아닐 때도 카메라 뒤에서 함께 연기해준 김영애의 배려. 이런 선배들 속에서 나태함을 보일 수 없었기에 더욱 최선을 다한 임시완이다.

임시완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향한 칭찬에 대해 모두 송강호, 곽도원, 김영애의 공으로 돌렸다. 어깨를 짓누를 만큼 무거운 짐을 선배들이 나눠 들어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 '변호인'의 캐스팅을 두고 "말이 안 된다"고 표현하는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인 모인 '변호인'에 '미친 캐스팅'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리고 그 '미친 캐스팅'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건 기적, 행운이었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SQ6DMAxFT2OWKBM0WWTRMqy66wmi2BWoItBAW3H7GixLfv9Z//2hvHvoGnAdWHOAvYFrTuPYFNu+kE/0W4sX7T6qICpy2lTBCNQC7YVqFbBCRxQiFkOmpx+2bQF9BdXzHt0yhS/lMs4TiymMiU+mgGUaEuh+mpFAt/dHC6qeRmReKTKvI0oOUtQc5vOhpGYOJwseo6y5yD/p3x2uyA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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