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시완은 착한 남자다. 드라마 '미생'에서도, 영화 '변호인'에서도 '오빠생각'에서도 임시완은 참 착하고 깨끗했다. 그런 임시완이 영화 '원라인'을 만나 변신을 시도했다. 착한 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해 작업 대출을 일삼는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그것도 모자라 그동안 고집했던 연기 스타일도 바꿨다. 여러모로 임시완에게 영화 '원라인'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일 수밖에 없다.

'원라인'은 평범했던 민재(임시완)가 모든 걸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일명 '작업 대출'계에 몸 담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임시완이 연기한 민재는 젊고 잘 생겼고 머리도 좋지만 돈이 없는 무일푼 대학생이다. 우연히 베테랑 사기꾼 장과장(진구)을 만나 '작업 대출'의 세계에 눈을 뜬다. 임시완은 처음 시나리오를 접한 뒤 "노골적으로 돈에 대한 이야기라 이해가 쏙쏙 됐다"며 출연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돈에 대한 얘기라 자극적이기도 하고,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랑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공감대가 있기도 해서 재밌었어요. 출연을 결정하기 전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그때 이 작품을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유가 첫 만남부터 저에 대한 칭찬을 어마 무시하게 해주시더라고요. 그 칭찬에 넘어갔죠. 연기도 너무 잘 하고 저에게 여러가지 모습이 있다면서 해외 어떤 배우보다도 잘 한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죠. 그래서 저도 '작품 너무 좋은데요?'라고 말씀드렸죠.(웃음)"

양경모 감독이 이처럼 임시완 캐스팅에 공을 들인 데는 남다른 계산이 숨어 있었다. 그는 임시완에게 딱 한 가지를 요구했는데 그게 바로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자는 것"이었다. 그 착한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고 이를 토대로 완벽한 사기 행각을 벌이는 민재 캐릭터를 완성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덕분에 임시완은 양 감독을 더욱 믿고 의지하며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원라인'의 주요 소재로 쓰인 작업 대출은 실제 지난 2005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사기 대출의 한 방식이다. 은행 대출이 안 되는 사람들의 직업, 신용등급, 신분 등의 자격 조건을 조작해 은행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이는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작업 대출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민재를 연기한 임시완은 영화 속 사기 과정을 온 몸으로 접하면서 "관심도 갖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계산적인 접근법으로 다가가면 이율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게 서로 이해관계가 맞다면 그 정도 이자로라도 빌리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자율이니까 상관없겠지만, 적어도 저라면 그런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도 (작업 대출에) 그렇게 손을 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순환의 연결 고리 속에 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그래도 민재 행동 중에 공감하기 힘든 건 없었어요. 다만 공감은 되지만 옳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죠."

임시완은 이번 작품에서 또 한 번 '男男케미'를 자랑했다. 장과장 역의 진구와 범상치 않은 케미를 자랑한 임시완은 일명 '완구커플'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이 첫 호흡임에도 남다른 케미를 자랑한 데는 다름 아닌 '술'이 톡톡한 효과를 발휘했다. 촬영 전 진구와 술 자리를 가졌던 임시완은 "술은 얼마든지 사주겠다"는 진구의 말을 믿고 기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으나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성공으로 진구가 바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고.

"약간의 배신감을 느끼긴 했었죠.(웃음) 촬영 끝나면 술 마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같이 마실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박)병은이 형과 자주 마셨죠. 주량은 소주 2병 정도예요.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걸 좋아하지는 않아요. 첫 대본 리딩하고 술을 마셨는데 김홍파 선생님이 술을 한 잔 따라주시더라고요. 편하게 마시라면서. 강요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무언의 압박이 있더라고요. 안 마시면 안 될 것 같은. 큰 일 날 뻔 했죠. 주는대로 다 마셨는데 죽겠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선생님 앞에서 잘 안 마십니다."

 

끈끈해진 팀워크는 촬영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원라인'을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선 임시완도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호평도 받았지만 정작 그가 이번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생각하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캐릭터 변화 뿐 아니라 연기 스타일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가 처음으로 연기 스타일을 바꿔봤어요. 이전까지와는 다른 스타일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접근했죠. '원라인' 이전에는 대본을 엄청 보고 밑그림을 그리고 머리속에 색칠하고 미상센까지 최대한 넣어서 그 그림을 현장에 그대로 가져갔는데, 이번에는 밑그림만 그린 상태에서 현장에서 순발력있게 색칠을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바꾸게 된 계기가 사실 스트레스 때문이었어요. 원래 스타일대로 할 때는 큰 그림을 그리고 가도 현장에서 바뀌어버리면 당황스럽고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너무 즐겁더라고요. 오히려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서 내가 현장에서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거든요."

이제는 혼자서도 거뜬히 작품 하나를 이끌 수 있는 주연 배우로 성장했지만 정작 주연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임시완. 배우로서의 성장판이 여전히 활짝 열려 있는 임시완이 과연 얼마나 더 큰 배우로 자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원문출처 : http://news.heraldcorp.com/culture/view.php?ud=201703291231070351064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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