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근사근한 미소가 점잖고 싱그럽다. 참 반듯하고 바지런한 인상이다. 누가 봐도 배우 임시완은 ‘바른 생활’이미지다.

 

“어떤 상상을 해도 제가 그 이하일 겁니다. (웃음) 제가 바른 사람이 아닌 걸 알기 때문에 그런 척이라도 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팔반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임시완은 으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바른 생활’소리엔 쑥스러운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임시완은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오빠생각’에서 한국전쟁 중 고아들을 모아 합창단을 꾸리는 한상렬 소위 역을 맡았다. 한상렬은 강직하고 의로운 군인이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공존하는 임시완의 눈빛은 한상렬의 슬픔과 분노를 담아내기에 제격이었다. 

 

임시완이 본 한상렬은 어떤 사람일까? 그의 대답은 단순명쾌했다. “진정한 어른이죠. 고난을 핑계 삼아 ‘이쯤은 변질돼도 괜찮다’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임시완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면모도 있었다. 임시완은 극중 한상렬을 연기하며 ‘이 인물이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가진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제야 한상렬을 이해하겠다고 했다. “한상렬이라는 ‘어른’이 통제할 줄 아는 감정의 커트라인(임계치)이 제 생각보다 훨씬 높았던 거죠.”

 

그랬기에 한상렬이 ‘갈고리’(이희준 분)에게 아이들을 건드리지 말라며 마지막 경고를 하러 가는 장면에서 감정을 잡기 어려웠다고 했다. 갈고리는 상이군인 출신 빈민촌 대장으로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착취하는 우악스러운 인물이다.

 

“이쯤 되면 한상렬의 감정이 폭발해도 되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희준이 형에게 묻고 싶어서 전날 술 한잔 마시자고 했는데 둘이서 맥주 열여덟 병을 마셔버렸죠(웃음).”


임시완은 이희준과의 격렬했던 액션 장면에 얽힌 뒷이야기도 전했다. 특히 이희준에게 목을 졸리는 장면에서 기절을 하고 만 것. 임시완은 “(이희준의) 힘의 정도를 잘못 판단했다. 요령 없이 몸을 맡겨버렸다”며 자책했다. 이어 “희준이 형이 정말 놀랐을 것”이라며 되레 이희준을 걱정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바른 생활’ 청년이다.

 

하지만 ‘바른 생활’ 이미지가 굳어진다 해도 딱히 걱정은 없다는 그였다.

 

임시완은 “다른 역할도 많이 해보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착한 이미지가 족쇄로 다가오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미지가 굳어지면 어떡하냐’는 질문에 “원하는 분들이 많으면 어쩔 수 없다. 내가 하기 싫다고 억지로 설득하고 싶지도 않다”며 담담히 말했다.

 

한편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미생’에서 각각 송강호, 이성민 같은 대선배와 호흡을 맞춰 온 그는 이번 영화에서 동구 역의 정준원과 순이 역의 이레를 스승(?)으로 꼽았다.

 

그는 “송강호, 이성민 같은 ‘선생님’의 부재가 부담이 되긴 했다”면서 “그런데 이레랑 준원이가 복병이었다. 특히 이레가 연기에 접근하는 방법을 보면 ‘어린 선생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 아역배우들의 활약이 성인 연기자들을 압도했다는 평까지 나온다. 

 

한편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 역을 맡은 이후 대중의 관심과 사랑에 대해서는 한없이 낮은 자세를 보였다. “많은 분들의 응원과 사랑이 온전히 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장그래를 연기한 제가 아닌 장그래가 받아야 할 힘입니다.”

 

이어 그는 “많은 분들이 저보다 더 장그래에 감정을 이입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면서 “나만의 장그래가 아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겠다는 중압감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이돌 출신 중 가장 성공한 배우로 입지를 굳힌 그지만 임시완은 “아직은 연기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한 작품을 끝낼 때마다 보다 성숙해진 자신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새삼 그에게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거추장스럽다고 느껴졌다. 

 

임시완은 차기작으로 영화 ‘원라인’을 택했다. ‘원라인’은 대규모 대출사기를 그린 범죄영화로 그는 대출사기꾼 역할을 맡았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착한 사기꾼이란 말 자체가 모순 아니냐”며 웃어보였다. 



원문출처 :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6011300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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