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애니메이션 더빙 연기를 제외한 영화 작품은 단 두 작품이다. 첫 작품은 주연, 그 다음은 바로 주인공 자리에 우뚝 섰다. 

 

많지 않은 필모그래피 속에서도 임시완의 존재감은 단연 빛난다. '변호인'의 대학생 진우는 국가 권력이 자행한 고문을 견뎌내며 관객들을 울렸다. 그 후, 3년 만에 '오빠 생각'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그는 마치 진우가 성장한 듯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 

 

사실 임시완이 맡은 한상렬 소위 역할은 '중심'이되 그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 위치에 있다. 그가 한국 전쟁으로 대표되는 이념 갈등의 피해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영화는 그와 동시에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수많은 아이들 뒤에서 그들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완은 모자람과 부족함 없이 묵묵히 그 자리에 걸맞는 연기를 펼쳐낸다. 홀로 잘 보이려 욕심내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어우러져 가는 배려심. 그것만으로도 그는 주인공으로서의 역량을 증명해 냈다. 

 

스스로 '바르고 착한 척'을 한다고 고백하지만 임시완에게는 분명히 그런 면이 존재한다. 비록 10개월 만이지만 자신을 흠집 낸 논란에 대해 사과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엄격하고, 용기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다음은 '일희일비'하지 않으려는 배우 임시완과의 일문일답. 

 

▶ 영화로는 첫 주연작이다. 어떻게 보면 흥행 성적을 책임지는 주요 인물 중 하나가 됐다. 어떤 심경인가? 

- 지금 마음을 편하게 갖고 있는 이유가, 평균으로 따지면 이미 ('변호인' 때문에) 500만이 넘었으니까 그렇다. 그래서 이번 작품까지는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 영화 속에서 본인이 연기한 한상렬 소위는 굉장히 바르고 이상적인 사람이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다. 실제로 연기하면서 답답함 비슷한 것을 느꼈다. 사람이 아무리 바르고 정직하고 어른답다고 해도, 어느 순간에 적정선을 넘어서면 화를 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알고 봤더니 한상렬 소위는 그 임계점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높았던 사람이었다. 

 

▶ 이희준과는 액션 연기를 하면서 실제 맞기도 하고 그랬다는데 아역들까지 포함해서 여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듣고 싶다. 

- (이)희준 형은 액션을 진짜로 하는 사람이다. 목을 조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에 들어가니까 진짜로 그렇게 하더라. 나도 온전히 형에게 맡겨야 된다고 생각은 했는데 너무 제대로 걸렸다고 느껴지는 순간 이미 늦었었다. 연기는 아역 배우인 이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도대체 어떻게 접근하고 이해하고 연기하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런 부분이 되게 놀라웠다. 

 

▶ 성인 여성 배우로는 고아성이 유일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함께 한 배우인데 고아성과의 호흡은 어땠나? 

- 촬영하기 전에 이미 두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고아성과 '풍문으로 들었소'를 함께 촬영한 이준의 소개로 만났었고, 송강호 선배의 소개로도 만났었다. 그래서 그냥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사실 연기 쪽에서는 한참 선배이지만 그런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현장에서 홀로 여자이지만 남자들 틈에서 무던하게 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도 잘 놀고. 

 

▶ 영화에서는 모두들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전쟁 속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등장한다. 이 영화를 하기 전과 후, 스스로 달라진 점이 있을까? 

- 아직 내가 어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진정한 어른'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나이의 개념은 아니다. 본인이 척박하고 절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상황에 맞게 변질되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 또 상황이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합리화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어린' 어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상렬 소위처럼 자신의 소신과 신념을 잃지 않고, 그 생각을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다. 

 

▶ 첫 주연작에 대한 부담감도 굉장했을 것 같다. 여러 선배들과 지금까지 함께 해왔는데 혹시 조언을 구하기도 했나? 

- 딱히 조언을 얻고 그러지는 않았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식의 질문은 해보지 않아서 그렇지만 항상 선배들의 존재 자체가 큰 버팀목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 이번에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고 본다. '변호인'이나 '미생'처럼 항상 많은 배우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역할이나 작품을 선택하는 느낌이다. 

- 어려울 때는 진짜 어렵다. 쉽게 했던 적은 잘 없었던 것 같다. 어렵게 하면 성취했을 때 그 희열감이 보통보다 더 큰 것 같다. '변호인'도 그랬고, '미생'도 그랬고 보통은 힘들었던 작품들이 그렇다. 

 

▶ 이제 좀 휴식 시간이 있을텐데 평소에 쉴 때는 책도 좀 많이 읽는지? 

- 읽는 것은 대본이 전부다. (웃음) 책 읽는 척을 좀 해보려고 노력은 해봤는데 첫 장을 펴고 바로 덮게 되더라. 쉴 때는 그래야 하지 않을까 고민은 하고 있지만 결국 예능프로그램을 많이 보고 있다. 예능의 '예'자도 모르는 사람인데 오로지 보는 것만 좋아한다. 

 

▶ 그러면 같은 멤버 광희가 나오는 '무한도전'도 즐겨 보겠다. 가끔 모니터링도 해주나? 이번에 출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10년 전부터 꾸준히 봤던 프로그램이고, 정말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프로그램에 초대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무한도전'은 그냥 나와 아무 상관도 없던 '무한도전' 자체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무한도전' 멤버들을 아직까지 다행히 잘 모르지만 가깝게 다가가 있고, 같은 그룹 멤버도 그 안에 들어가 있고, 출연도 하게 됐다. 저에게는 환상이 깨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냥 당시에 배잡고 뒹굴었던 '무한도전' 자체로 남아 있는 게 좋을 것 같다. 


▶ 스스로 술자리를 좀 즐기는 편인가? 주량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 술 좋아한다. 혼자도 자주 마신다. 영화하는 동안에는 금주라고는 못하겠고 절주를 하기는 한다. 감독님의 숱한 유혹 속에서 몇 번 마시고, (이)희준 형이나 (고)아성이와도 같이 마시고, 송강호 선배도 가끔 만난다. 제국의아이들 멤버 중에서는 형식이를 자주 만나서 마신다. 내가 꼬신다. 

 

▶ 사실 '임시완'하면 착하고 바른 이미지가 있다. 왜 그런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났다고 생각하는지? 

- 작품들이 누적되면서 가공된 제 이미지가 있다. 대중들이 어떤 이미지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인식이 자연스럽게 나를 그 쪽으로 인도해 준 것 같다. 실제 성격은 그렇지는 않다. 전형적인 부산 사람이랄까. 오글거리는 건 힘들어하고 그렇다. 

 

▶ 실제 임시완과 대중들이 보는 임시완에 차이가 좀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대중들이 갖고 있는 '임시완'이라는 인간에 대한 기대치가 부담스럽지는 않나? 

- 실제 나보다 높게 평가해주는 것 자체는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따로 떼 놓고 보면 그건 내가 아니고, 가상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이 생각해는 '임시완'이라는 사람도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어떤 상상을 하든 간에 본 모습은 그 이하일 테니까.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최소한 그런 척이라도 하는 게 도리를 다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 그래서인지 고용노동부 공익 광고에 출연했을 때, 더욱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다. 

- 어쩌다 보니 감히 대한민국의 모든 '장그래' 분들을 대변하는 입장이 됐다. 내가 한 행동 하나 하나가 얼마나 큰 여파를 몰고 올 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무지였고, 신중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제 행동을 좀 신중히 해야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만의 '장그래'가 아니지 않느냐. 

 

▶ 어쨌든 이미지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고, 자기 관리가 철저해야 되는 위치에 있다. 연예계 생활은 잘 맞는지 궁금하다. 

- 연예계에 큰 정은 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이 생활이 너무 재밌고, 이게 딱 내 생활이라는 느낌은 아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대중들이 좋아해 주는 대상이 바로 나라는 생각에 휩싸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너무 정을 붙이다 시야가 좁아져서 나를 객관화시키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 또 선택되지 못했을 때 그 박탈감이 너무 커질 것 같다. 그저 너무 취하거나 일희일비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원문출처 : http://www.nocutnews.co.kr/news/4538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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