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연기돌이 탄생하고 있다. 아이돌 자체가 생명력이 짧기 때문에 연기를 병행하면서 자연스레 배우로 전향하는 추세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우후죽순 늘어가는 연기돌은 크게 두 가지다. 바쁜 해외 활동으로 부업 삼아 연기하는 연기돌과 신인 배우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연기돌. 전자일 경우 '발연기' 오명을 안게 되지만 후자일 경우 연기돌에서 진짜 배우로 거듭나는 발판이 된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26)은 다행히도 후자에 속한다.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 위더스필름 제작)을 통해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선 임시완. 앞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KBS2 '적도의 남자'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받은 그의 스크린 입성은 성공적이다. 부림사건에 휘말리며 사건의 중심이 된 진우는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신인 연기자들에게도 어려운 역할. '연기돌'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임시완은 용기 있게 택했고 보란 듯이 해냈다.

실제로 진우 역할은 몇몇 아이돌 멤버에게 제안이 갔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출연을 거절(지금쯤 복통을 호소하는 아이돌이 있을 것)했고 결국 임시완만이 '변호인'을 선택했다. 초반에는 우려도 컸지만 결과적으론 기우가 된 셈. 임시완은 자신의 고향인 부산, 그리고 부산대 출신인 진우에 애착이 들어 '변호인'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정치적 이념은 필요 없었다. 자신의 선배들 이야기에 마음이 끌렸다고.임시완은 촬영이 들어가기 두 달 전부터 양우석 감독과 리딩에 들어갔다. 진우에 대한 캐릭터를 분석했고 차근차근 진우화를 시켰다. 살을 찌우기도, 빼기도 하면서 외모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고문에서 오는 물리적인 고통보다 심리적인 고통 연기하기 위해 감정 콘트롤을 하느라 애를 썼다. 그는 '변호인' 촬영 내내 우울증(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을 겪기도 했다.

"외출을 삼가고 제 방에서 틀어박혀 철저히 혼자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진우의 감정이 지배적이었던 탓에 무대 위에서는 맥 빠진 모습으로 팬들을 대하기도 했죠. 외로워지려고 작정한 저 때문에 상처받은 팬들도 많았을 거예요. 미안한 마음이 커요. 그럼에도 제 선택을 믿고 기다려준 팬들이 고맙고 그들에게 항상 용기를 얻어요."

만반의 준비 끝에 '변호인' 촬영을 시작한 임시완은 송강호, 김영애, 곽도원을 지켜보며 크게 성장했다. 공짜로 받은 과외 덕분에 무섭게 날아올랐다.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힌 그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공판 신을 꼽았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다섯 번의 공판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전율을 안겨줬다는 것.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공부가 됐단다.

"생각해 보세요. 송강호 선배가 제 눈앞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외치시는데 소름이 쫙 끼치더라고요. 그걸 직접 보다니, 백문이 불여일견이죠. 그보다 좋은 경험이 어디 있겠어요? 관객들은 스크린을 통해 배우들의 연기를 접했겠지만 전 그 자리에서 변호인 송우석을 직접 만났으니 그 감동이란 말로 설명이 안 되죠."

임시완의 연기 인생은 활짝 문을 열었다. 충무로에서 재미있다고 소문난 시나리오가 임시완 앞에 쌓여 있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연기돌에서 배우로서의 완벽한 궤도 안착이다. 이렇듯 평범하지 않은 임시완의 연기 인생 제2막이 펼쳐졌지만 그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고. 바로 '변호인'의 벽을 깰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다.

"'변호인'에서 했던 연기가 실제로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치를 초과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선배들의 시너지 덕분에 100%를 넘은 120%의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거죠. '변호인'에서야 선배들의 힘을 받아 이만큼 해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도 그만큼의 능력이 나올지 의문이고 관객들이 실망할까 걱정돼요."

묵직한 숙제를 떠안은 기분이라는 임시완. 기쁨의 축배를 들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더욱 날카로운 칼을 갈고 있었다. 그의 걱정처럼 송강호가 없어도, 곽도원이 없어도 반짝반짝 빛을 내는 임시완이 될 수 있을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보는 법, '변호인'의 벽을 깨고 한발 더 나아갈 임시완의 미래는 탄탄대로. 적어도 지금의 마음이 앞으로도 계속 된다면 말이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Sw6DMAwFT2OWKCSBJossWj6r7nqCKHYFqhJooK24fQ2WJc8b670/lHcHfQu2B6MPMDew7Wksm2LbF3KJfmvxot0F6UVNVunaa4FKoLlQIz3WaIl8wGLM9HTjti2griAH3qNbJv+lXIY5soh+SnwyeSzTmEANcUYC1d0fHcgmTsi8UmBeJ6w4VKLhMJ8PWSlmf7Lg0dLoi/wDU44UN8g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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