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이 넘게 연기를 한 배우 김영애도 1000만 영화가 처음이라고 했다. 1000만 영화 출연은 실력과 운, 시대를 만나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단 한 편의 영화, 첫 영화 출연으로 그 대업을 이룬 사람이 있다. 심지어 그는 연예계 시작이 배우가 아니다. 주인공은 제국의 아이들 멤버 임시완이다.
임시완은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에서 부산대 공대생 진우 역할을 맡았다. 진우는 극중 송우석 변호사(송강호)가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게하는 주인공이다. 예기치 않게 공안 사건에 휘말린 진우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송 변호사는 인권에 대해 깨닫는다.
임시완은 극중에서 차동영 경감(곽도원)에게 각종 고문을 당한다. 일명 통닭구이라 불리는 고문 장면까지 찍었다. 스타일리시한 노출은 아니지만, 고문신을 찍는 과정에서 속옷만 입은 반라의 모습도 보여준다. 고문 장면에서 신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감정신도 소화한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연기했다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아이돌 그룹 멤버에서 명실상부한 '배우'로 한 단계 성장한 임시완. 그에게 '변호인'은 어떤 영화일까.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겼다. 소감은.
"아이돌 그룹 멤버로 이런 타이틀을 갖게 되다니 감격스럽다. 사실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아마도 영화를 몇 작품 더 한 후에, 스코어를 받아보고 나서야 실감을 할 것 같다. 전에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 출연했을 때에도 나중에 다른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그 드라마가 정말 인기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첫 술에 배부르기 힘든데 첫 술에 이렇게 배가 많이 부르다니 기쁘다."
-'변호인'은 아이돌 그룹 멤버가 출연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다. 어떻게 출연을 결심했나.
"시나리오를 보고 정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이걸 해내면 내가 몇 단계 큰 발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개인적인 욕심을 부렸다. 회사(스타제국)에도 그렇게 말하며 출연하겠다고 했다. 이 영화는 정말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됐다. 내 능력 이상을 했다. 앞으로 내가 뛰어 넘어야 할 벽이 될 지도 모른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어떤 작품에 출연해야 '변호인'의 진우를 넘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송강호 등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야단도 많이 맞았다고 들었다.
"그랬다. 고문신으로 찍기 전에 송강호 선배님이 혼을 해셨다. 나중에 들어보니, 쉽지 않은 신을 앞두고 있어서 심리적으로 더 긴장을 하라고 혼을 내셨다고 하시더라. 정말 감사했다. 또 후배 배우로 생각해주시는 것이라 좋았다."
-부산대 공대 출신인데 영화 속 진우도 부산대 공대 학생이다. 본인 때문에 시나리오가 바뀐 것인가.
"아니다. 내가 오디션을 볼 때부터 진우는 부산대 공대 학생으로 그려져 있었다. 나도 신기했다. 선배들이 진짜 겪은 일이라서 남 얘기 같지 않았다. 동질감이 있었다."
-부산대 공대를 다니다 자퇴하고 연예인이 됐다. 연예인으로서의 성적이 좋으니 후회는 없을 것 같다.
"후회는 절대 하지 않는다. 대학만 가면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결국 자퇴를 했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행복하다."
-부산대 시절 과외 학생을 찾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글만 올리고 과외는 못했다. 내 소개 글에 '마니마니 연락주세요,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칠께요'라고 적었는데, 그 짧은 글에 철자를 다 틀렸다. 그러니 믿음이 갔겠나.(웃음)"
-평소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있었나.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실 역사에 대해 몰랐다. 이번 영화 덕분에 많이 알게 됐다. 직접 경험이 없어서 간접 경험으로 진우를 이해해야 했다. 자료도 찾아봤고, 주변에도 많이 물어봤다. 부모님이 전에 '대학에 가면 데모하는데 휘말리지 말라'고 하셨었다. 공안 사건에 휘말리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시는 분들이라 그렇게 얘기를 하신 것 같다."
-혹자는 영화 속의 임시완이 너무 잘 생겨서 몰입이 안됐다고 하더라. 고문을 받는데 너무 몸매도 좋고.
"아예 운동을 안한 것인데 그렇게 봐주셨다니 오히려 감사하다. 초췌해 보이려고 운동을 중단했다."
-고문신에서 등장하긴 하지만 노출도 상당하다.
"통닭구이 고문을 받는 신이었는데, 노출에 대해서는 고민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저 그 장면에서 어떻게 연기를 해야할지만 생각했다. 긴장을 많이 해서 그랬는지, 아프다는 느낌도 없었다."
-양우석 감독이 '내가 임시완을 많이 괴롭혔다'고 하더라.
"물고문 장면을 앞두고 엄포를 많이 놓으셨다. 나름 폐활량도 좋은 편이고, 물에 대한 겁도 없었는데, 막상 물고문 신을 찍을 때에는 정말 힘들었다. 물에 들어가 2분 이상도 숨을 참는데 촬영할 때에는 20초~30초도 너무 길게 느껴지더라. 온몸에 힘을 주고 연기를 해야 하니까 정말 힘들었다. 물속에서 언제 컷이 될까만 기다렸다. 정말 괴로워서 괴로운 표정이 나왔다. 그래서 더 리얼한가보다."
-힘든 것은 물고문신이었나.
"사실 고문신보다 송우석 변호사, 어머니와 구치소에서 만나는 접견신이 더 힘들었다. 그 장면을 초반에 찍었다. 고문을 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문을 당한 모습과 감정을 연기해야 해서 너무 힘들었다."
-곽도원이 고문을 하는 차동영으로 등장한다.
"사실 제가 곽도원 선배님에 대해선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곽도원 선배님이 과거에 제국의 아이들 멤버 동준이와 영화 '회사원'을 함께 했다. 영화에서 악역을 많이 하셔서 좀 무섭게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내가 감히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순수한 분이다. 그렇게 좋은 분이 완전히 악한 연기를 한다. 연기로 이렇게 완벽하게 관객을 속일 수 있나 싶다."
-팬들이 곽도원을 많이 미워할 것 같다. 고문 받는 장면에 대해 뭐라고 하나.
"통닭구이 신 때문에 회사에 항의를 한 팬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양우석 감독은 첫 작품인데 1000만을 넘겼다. 어떤 감독인가.
"철두철미하신 분이다.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등 기라성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냈다. 대단하다."
-원래 부산 사람인데 평소에는 전혀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 영화를 통해 임시완이 부산 사투리를 쓰는 것을 알았다.
"쉽게 고친 편이다. 어릴 때부터 서울에 사는 사촌 동생들과 얘기를 해서 서울말을 쓰는 것에 대한 이질감이 없었다."
-데뷔할 때부터 좋아했겠지만, 가족들이 1000만 배우가 된 것을 특히 더 좋아할 것 같다.
"어머니는 주변 분들과 함께 10번도 더 영화를 보셨다. 주변 분들도 다 좋았다고 하셨다더라. 어머니가 '앞으로 선배님들 말씀 귀담아 듣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는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엔 나도 갈길이 너무 멀다."
-영화가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무대에 선 임시완의 모습이 잘 떠올려 지지 않는다.
"최근에 무대에서 여장을 하고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안무도 한 적이 있다.(웃음) 함께 '변호인'에 출연한 선배님들이 보시면 충격 받으실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사과 드리고 싶다."
-아이돌 멤버라 숙소 생활을 하며 연기 연습을 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룸메이트가 케빈이다. 사실 대본 연습할 공간이 없다. 집 앞 카페에 나가서 대본을 보기도 하는데 그 곳도 사람들의 눈에서 자유롭지 않긴 하다."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은 임시완의 1000만 배우 등극에 대해 뭐라고 하나.
"멤버들이 칭찬을 많이 해 줬다. 자랑스럽다고 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가.
"어떤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느와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고를 처지는 아니다. 착한 곽도원 선배님이 악역을 맡은 것처럼, 나도 상반된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어떤 배우, 어떤 가수가 될 생각인가.
"관객수 1000만을 경험해봤으니 이제는 연기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 제 역량 이상을 한 진우를 뛰어 넘어야 한다. 또 어떤 일을 하던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룹 활동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차기작은 정했나.
"영화 '야간자습'을 검토하고 있다. 확정은 되지 않았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SQ6DMAxFT2OWKGSgZJFFy7DqrieIYlegKoEG2orb12BZ8vvP+u8P5d1B34LtodEHNDew7Wksm2LbF3KJfmvxot0F6YUhq7TxWqAS2Fyolh4NWiIfsBgzPd24bQuoK8iB9+iWyX8pl2GOLKKfEp9MHss0JlBDnJFAdfdHB7KOEzKvFJjXCSsOlag5zOdDC83sTxbHGG0r8QeZhZDoyAA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