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으로 들어서는 임시완은 영락없는 '장그래'였다.

임시완은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수십명의 기자 앞에 서는 걸음걸이와 서 있는 자세, 작은 표정까지 드라마의 연장선에 있는 듯 보였다.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로서 무대를 장악하던 카리스마 보다는 '미생'처럼 조용하지만 단단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 자리는 '신드롬' 같았던 '미생'의 종영 이후 곧바로 포상휴가를 떠난 임시완이 첫 공식석상에 서는 자리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임시완은 화려했던 '미생'을 채찍처럼 여기고 있었다. 그는 종영 소감에 대해 '미생'을 통해 내가 '인정받았다'라고 느낀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내가 잘했다는 생각보다는 '밑천이 드러났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다"며 "극의 중반 이후 부터는 시간에 쫒기면서 '아둥바둥'거렸던 것 같다. 스스로의 연기에 한계를 느겼기 때문에 더 큰 성장을 이뤄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014년 최고의 컨텐츠라고 해도 무방할 '미생'의 주인공 치고는 지나치게 겸손한 말일 수 있었다. 그러나 임시완은 "'미생'의 대본을 받고, '즐기면서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그렇게 쉽게 다가가서는 안되는 작품이었다"며 "결국 내가 연기적으로 '미생'이었다는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임시완은 '장그래'를 소유하려하지 않았다. '공유'라는 말이 더욱 적당했다. 그는 사실 극 초반에는 내가 '완전한 장그래'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점점 극이 진행될수록 시청자들께서 장그래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공감하신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장그래를 잘 연기해서' 공감하시는게 아니고 시청자들이야 말로 '완전한 장그래'여서 자연스럽게 공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지금은 '내가 바로 장그래 입니다'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그렇게 말한다면 진짜 장그래인 시청자들, 이 시대 '미생'들에게 죄송한 말이 될수 있다"고 밝혔다. 임시완은 "제국의 아이들이라는 아이돌 가수로 데뷔했을 당시 바둑으로 치면 '필요없는 돌' 처럼 내가 연예계에서 없어도 되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며 "'미생' 대본을 처음 받았을때, 그때를 떠올리며 장그래를 연기하고자 했고,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나와 장그래의 공감대보다 시청자와 장그래와의 공감대가 훨씬 크다는것을 나중에야 알게됐다"고 전했다. 그는 "나와 장그래의 '싱크로율'은 100%가 아니다 지금은 80%정도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미생' 최고의 명대사를 꼽아 달라'는 요청에도 장그래의 대사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미생'은 명대사가 '홍수'처럼 쏟아진 드라마였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사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명대사는 장그래의 대사가 아니다"라며 "오차장님이 '쌈마이변'을 접대하며 '나는 내가 마시고 싶을 때 마시지만 너는 남이 마시고 싶을때 마시지 않느냐'는 말을 듣게된다. 그 대사는 내 가슴을 텅 비게 만들었다. 어린시절, 저녁마다 술에 취해 퇴근하신 내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임시완은 이어 "술냄새 나는 아버지가 너무 싫었는데, 그 대사를 듣고 '아빠는 그때 무슨 일을 당했을까', '아빠는 무슨 말을 듣고 왔을까'라고 곱씹게 됐다"고 전했다.

임시완은 2015년에 대한 계획에 대해 "어느 순간부터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않게 됐다"며 "다가오는 것에 충실하겠다. 지금의 큰 사랑도 내가 욕심을 부려서 얻은 결과는 아니다. 다만 2015년이 2014년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그게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yw6CQAxFv6YsSeeFzIKF8li58wsmtAZiGHBADX9vIWlyzz03fX847RW0NfgWSntAeQNfn8aLybZ94Sryb81evFe9DujYG+uCRTJI5YULHciRZw49ZUPiZzVs2wLmCrqTO37zGL6c8n6eRExhjBKJA+VxiGC6aSYG09wfDehiGkl45V54HUlJUVhImc9BWyUcTkZEbdAXyv0BJYyl88gAAAA=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조회 수 날짜
1004 추천 '미생' 한석율 아닌 배우 변요한을 만나다 (임시완 언급) 1059 15.01.20
1003 추천 '미생', 연말 시상식이 없어 아쉬운 드라마 1098 14.12.08
1002 추천 '미생'의 임시완 '제대로 떴다' 2 1061 14.11.20
1001 추천 '배우왓수다' 진구 "임시완, '미생' 장그래보다 예의 발라" (V앱) 980 17.03.22
1000 추천 '변호인' <b>임시완</b> "첫 작품에서 천만..지금을 즐기겠다" 소감 1460 14.01.19
999 추천 '변호인' <b>임시완</b>, 리얼한 부산 사투리 연기 '맛깔나네' 1893 13.12.09
998 추천 '변호인' <b>임시완</b>, 아이돌 연기의 한계를 넘었다 1901 13.12.23
997 추천 '변호인' <b>임시완</b>, 영화배우로 다시 태어나다 1777 13.11.26
996 추천 '변호인' <b>임시완</b>이 보여준 놀라운 성장 1682 13.12.27
995 추천 '변호인' 김영애 "<b>임시완</b> 면회 장면, 억장이 무너졌다" 1663 13.12.30
994 추천 '변호인' 김영애 "<b>임시완</b>, 최선 다했다. 칭찬받을 자격 충분" 1712 14.01.02
993 추천 '변호인' 모진 고문신, 임시완 옆엔 그녀가 있었다 1454 14.04.08
992 추천 '변호인' 송강호 "<b>임시완</b> 귀여웠냐고? 대견했다" 2071 13.12.10
991 추천 '변호인' 송강호 "<b>임시완</b> 너무 잘했다" 2058 13.12.06
990 추천 '변호인' 송강호 "<b>임시완</b>, 고문 장면 촬영 전 격한 조언" 왜? 1839 13.12.10
989 추천 '변호인' 송강호 "촬영 중 <b>임시완</b> 딱 한 번 야단쳤다" 왜? 1956 13.12.06
988 추천 '변호인' 양우석 감독 "<b>임시완</b> 향한 호평, 미안함 덜었다" 1726 14.01.09
987 추천 '변호인' 연기돌=<b>임시완</b>, 김영애·곽도원 있었기에… (인터뷰②) 1675 14.01.12
986 추천 '변호인' 임시완 "교도소 접견신, 능력 이상의 연기였죠" (인터뷰) 1944 14.01.16
985 추천 '변호인' 임시완, 무게를 견디니 그 열매가 달더라 2010 14.01.0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5 Next
/ 55
sweetsi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