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임시완vs이성민, 진짜 사원과 과장 아닌가요?(종합)

임시완과 이성민이 ‘미생’에서와 마찬가지의 찰떡 호흡을 보였다. 실제 상사와 부하를 보듯 시니컬하면서도 다정한 케미스트리를 과시하며 현장의 유쾌한 분위기를 예상케 했다.

5일 오후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5가 서울스퀘어에서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현장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원석 감독을 비롯해 임시완, 이성민, 강소라, 강하늘, 김대명, 변요한이 참석했다.

‘미생’의 시청률 견인 역할을 한다고 해도 무방한 임시완은 ‘미생’의 인기에 대한 소회로 말문을 뗐다. 임시완은 “평소대로 연기했다. 폭발적인 관심에 덜컥 겁이 나고 신경이 쓰인다”고 입을 뗐다. 이어 “요즘에는 오히려 덤덤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그 반응들을 외면하려 애쓴다. 공감대를 건드려서 그런 것 같다. 이 시대 장그래들에게 힘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은 나만 힘들다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느냐.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성민은 ‘미생’의 인기비결에 대해서는 임시완과 마찬가지로 ‘공감대’를 강조했다. 이성민은 “직장드라마를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특화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직장인들만의 이야기였다면, 여러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게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 드라마는 직장 안에서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들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임시완은 전매특허 ‘처연한 연기’에 대해서도 소회를 전했다. 임시완은 “‘변호인’도 그렇고 ‘미생’도 그렇다. 불쌍하고 처연한 역할을 많이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괜히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 같다. 목표는 ‘미생’이 끝나는 순간 장그래 캐릭터를 내려놓고 자신감을 되찾고 싶다. 장그래 처세술은 좋다. 기지를 펼치는 부분도 많다. 80점정도 주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이 순간에도 빨개진 귀와 입술을 선보여 시선을 끈 임시완은 “장그래 역을 맡으면서 부끄러움이 많아졌다. 이렇게까지 부끄러움을 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귀까지 빨개지는 것 같다. 장그래를 맡고 나서, 당황스러운 장면이 있으면 귀가 빨개진다. 귀까지 연기한다고 하시지만, 정말 당황스러워서 그랬다. 좋게 봐주셔 감사하다”고 웃어 보였다.

이성민의 입담도 화려했다. 이성민은 “안영이와 장그래 중 실제로는 누구를 택할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그러면서 “임시완은 정말 잘 빨개진다. 귀 뿐만 아니라 입술도 빨개진다. 지금도 봐라. 아직 장그래를 벗지 못했다. 똑똑한 임시완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정신차려!”라고 거들어 현장에 폭소를 더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다부진 각오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임시완은 마지막으로 “머리와 가슴 모두를 써서 일하는 사람이 잘하는 사람이다. 차분하게 열심히 하겠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벌써 축배 드는 것은 시기상조다. 무사히 마치고 웃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성민도 “예전에는 왜 그렇게 몸부림을 쳤는지 모르겠다. 지금이 옛날 그 시절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지금은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껄껄 웃었다.

극중 두 사람은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출연한다. 이성민은 영업 3팀의 오상식 과장으로 분했고, 장그래는 영업 3팀의 계약직 직원 장그래로 들어가게 되며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두 사람은 무심한 척 하지만 사실은 서로를 믿고 챙기며 꿈의 ‘상사-부하’ 관계를 선보이고 있다.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방송 3주 만에 시청률 4.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를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원작인 웹툰 ‘미생’은 사회 초년병의 눈으로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수많은 마니아층을 양산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