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휴가를 받아 세부에서 열심히 놀다 온 장그래, 임시완입니다”  

배우 임시완은 수수한 옷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인터뷰 장소에 들어섰다. 대세배우답지 않은 수수한 면모를 보이며 해맑게 웃으며 임시완은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폭발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고, 인터뷰에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이며 자리했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정동 모처에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종영을 기념해 임시완이 기자들과 만나 작품에 대한 진솔한 속내를 털어놨다.  

어린 나이에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임시완은 고개를 숙이며 취재진을 맞았다. 인기탓에 붕 떠있을 거라는 예상을 깨며 기자의 질문에 연신 솔직한 답변을 쏟아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지난 20일 자체 최고 시청률 8.2%(닐슨코리아, 유로플랫폼 기준)을 경신하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20일 종영한 ‘미생’ 20회(마지막회)에서는 2년 계약직 장그래(임시완 분)가 원인터네셔널에서 정규직 계약에 실패하고,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튼 오차장(이성민 분) 회사에 합류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 장그래에 실제 자신의 모습 투영…“연기 밑천 바닥났어요”

‘미생’에서 주인공을 장그래로 분한 임시완에게 장그래는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그는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제가 완전한 장그래라고 생각했었다. 초반에는 제가 장그래라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실제 제가 생각하는 거 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시청자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장그래라서 공감을 이끌어 낸 게 아니라 시청자들이 장그래라서 공감을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임시완은 “제가 감히 ‘장그래 입니다’라는 인사가 장그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장그래 존재는 저보다 이 드라마를 보고 공감하셨던 많은 시청자들이 장그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장그래에게 격려를 보냈다.  

그러면서 임시완은 “철저하게 캐릭터를 닮아가겠다는 욕심이 컸지만 장그래 만큼은 제 일부에서 데리고 오고 싶었다. 그래서 실제 내 모습을 배역에 투영하기도 했다. 실제 내 모습을 다 드러냈기에 연기적인 부분에서 내가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줬다는 불안감에 의기소침해지더라”면서 “이 작품이 제발 무사히 끝나기를 바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바닥난 연기적 밑천을 채울 것”이라며 연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임시완은 극중 오차장의 존재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임시완은 “‘미생’ 극중 오 차장(이성민 분)의 존재는 판타지다”라며 “제 친구들 중에서 직장인들과 함께 모여 있는 메시지 단체방이 있는데, ‘미생’ 방송 후 그들의 직장상사들이 스스로를 오 차장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걸 듣는 게 힘들다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오 차장은 실제로 존재하기 힘든 분이다. 그만큼 대단하고, 실제로 그런 분이 존재한다면 그 분을 따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성민에 대해 임시완은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말투로 “이성민 선배가 굉장히 아이디어가 많다”고 말을 꺼내며, “‘미생’ 드라마에 지도를 거꾸로 보며 ‘판을 흔들면 어떨까’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 대사 처럼 실제 촬영장에서 판을 많이 뒤집는다”고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는 “실제 촬영장에서 판을 뒤집은 적이 꽤 있다. 촬영 시간도 빠듯한데 뒤집기도 힘들고 정신없지만 그 작업을 통해 생명력이 부여되었다. 그게 없었다면 밋밋했을 수도 있는 장면이 많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 엔딩 요르단 장면은 완벽한 판타지…시청자에게 주는 선물

‘미생’의 결말을 두고 시청자의 의견은 분분했다. 요르단 액션 장면은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렸다. 복사도 제대로 못하던 장그래가 3년 만에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고, 교통사고를 당해도 벌떡 일어나는 등의 장면은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반응과 판타지로 막을 내리며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이에 대해 임시완은 “엔딩 장면인 요르단 씬은 판타지이자 시청자들에게 안기는 선물이다. 드라마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장면이 요르단 장면이라고 생각했었다”라면서, “차에 부딪히고도 일어나 달리는 등 장그래라면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요르단 장면에서 그려졌다. 그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나 대리만족을 안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힘들고 처절했던 장그래가 현실에서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그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기하면서도 철저하게 판타지처럼 보일 수 있도록 더 장그래 같지 않도록 멋있는 면모를 어필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결말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도 사실. 임시완은 “장그래를 떠나보내는 시청자들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놓아줄 수 있게 배려차원에서 판타지 요소를 심어놓은 게 아닌가 싶다”고 결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임시완은 ‘미생’ 시즌2를 말하는 기자들에게 시즌3를 꺼내들었다. 그는 “제가 시즌2에서 바라는 장그래는 지금보다 아주 조금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시즌3가 나올지 잘 모르겠지만 나온다면 얼마나 성장했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기는 장그래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생’은 잘 만들어진 콘텐츠라는 평을 받으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물론 시간에 쫓기며 촬영이 진행되긴 했지만 배우들은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시완은 “강하늘과 변요한이 장난을 칠 때 보면 보이지 않는 개그코드가 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다. 장난을 치면서도 연기적인 대화를 나눈다. 평상시에도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말하며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 언급했다.  

◆ 끼 없는 나…연기하면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안도감 들어 

극중 장그래와 닮은 부분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임시완은 “극중 장그래는 프로의 세계에 입문하면서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미생 같은 돌의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런 처지가 비슷하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 당시, 초반에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제가 있어도 되는지 의문을 갖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장그래가 극에서 느낀 감정과 그 당시 내가 느낀 감정이 흡사하다”면서 “그 경험을 살려서 공감하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기억들이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아서 공감하기 쉬웠다. 그렇지만 제 공감대보다 시청자들의 공감대가 강한 거 같다”고 덧붙였다. 


임시완은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그는 연기자와 가수 사이에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운이 좋았어요. 연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내가 여기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조금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어 좋았어요. ‘미생’ 촬영 현장 분위기는 배우, 감독들이 연기에 미쳐있는 것 같았더라고요. 그 분위기를 통해 책임감을 느꼈고, 뭔가를 해야겠다는 무게감이 컸어요. 즐긴다기보다 버티는 촬영의 연속이었습니다”  

임시완은 당시를 회상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후 질문에 쏟아졌다. 아이돌 가수 활동과 연기자로서의 활동 차이점에 대해 그는 “두 분야의 매력이 다르다”라고 운을 떼며 “가수 활동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아이돌 가수로서 끼가 없기 때문에 앨범을 준비하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과정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 단지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분야 모두 편한 건 없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연기 쪽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임시완은 ‘미생’을 통해 바르고 성실한 청년 사원 이미지를 구축하며 광고, 영화, 드라마 대본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고. 그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렸다. 

“장그래는 주눅들고 의기소침한 모습을 주로 보여드린 캐릭터인데요, 그래서인지 드라마에서 장그래를 연기하면서 저도 주눅들고 의기소침해지더라고요. 그래서 편치 않았어요. 하지만 마지막 요르단 장면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되어 다행이에요. 다음 작품에서는 그 모습을 탈피할 수 있는 상반된 배역을 맡아 연기해보고 싶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기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믿고 보는 젊은 배우의 탄생이 보이는 듯 했다. ‘미생’ 이후 임시완의 행보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LQQ6CMBBFTzMsm87QQmfRhSLco6FjMCSKFWx6e4vJX7y8vP8+JBUP4wA8gjMnuCvw8DdcTbOXTfxT8qdZpfiZgrbCrbHB6Njq6HrpKEQbWSTMsVmS3P2y7xu0F6CpLueszn8ORc0vtabqvg/JaltqNJ3lDYG6I1YgjQaJGFGj7Rk7Rz9IcIuMow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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