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입대했다. 부끄럽지만 군에 관한 사전 정보 없이 막연히 ‘열심히 하면 되지’라며 자신만만했다. 그 결과, 내 군 생활은 첫날부터 삐걱거렸다. 사회에서 당연한 것들이 군대에선 당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고기반찬 좀 더 주세요.” “안 됩니다. 정량배식이라 뒷사람이 못 먹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입맛이 없어서 오늘 저녁은 안 먹고 싶습니다.” “안 됩니다. 군인에겐 식사도 하나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각개전투 중 응용 동작 수업시간이었다. 나는 의욕이 앞서 가르쳐준 동작들을 응용해 보았다. “안 됩니다. 그건 조교가 알려준 응용 동작이 아닙니다.” ‘응용 동작이라 함은 동작에 응용을 꾀하기에 응용 동작이라 일컫는 것 아닌가?’ 이렇듯 처음엔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었다. 지금은 어느덧 상병도 되고 제법 익숙해졌다.

 

그사이 내가 느낀 점은 현재 몸담고 있는 군대가 지난 수십 년간 인권과 복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고, 그에 따른 결과물을 일궜으며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병영문화혁신’이란 타이틀 아래 말이다.

 

우리 부대는 매주 금요일 지휘관과의 ‘소통과 공감 시간’을 비롯해 병 상호 간 계급과 선을 없애고자 앞뒤 6개월 동기제를 실시하는 등 생활관 내에서는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주고 있다. 선임 또는 간부님들을 통해 예전 군대생활 무용담을 들어보아도 지금에 만족하며 살아야겠단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서 지금은 충분히 감사하며 살고 있다.

 

불과 몇 달 만에 내 인식이 이렇게 바뀌었다는 게 참 신기하다. 처음 입대했을 당시 실수하고 혼나길 반복하던 과거의 나는 확실히 군대가 답답하고 힘든 곳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반면, 지금은 군대라는 조직은 개인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의견을 수렴하려고 노력하는 곳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물론, 부대마다 약간씩 편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휘관의 재량에 따라 조금씩 시스템과 제도가 유동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른 부대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부대는 훌륭한 지휘관님들이 진두지휘해 주시고 계신다.

 

대대장님과 주임원사님을 비롯한 많은 간부님이 병사들 한 명 한 명 신경 써주는 것이 피부에 와닿는다. 그런 관심과 배려들은 훈련병 때도 지금처럼 똑같이 받아왔지만 이제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초반의 혼나고 꾸지람도 들어 불편했던 날들은 단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일종의 과도기일 뿐이었다. 웬만큼 적응하고 나선 보이지 않던 제도와 시스템이 눈에 들어오면서 지금은 더없이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다.

 

지금도 더욱더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에 하루하루 지날수록 내일의 군대 모습이 기다려진다. 우리도 현재의 바람에 발맞춰 걸어가다 보면 지금보다도 더 밝은 군대, 그 어떤 상대라도 싸워 이길 수 있으면서도 행복한 군대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대한민국 국군, 파이팅!


원문출처 : http://kookbang.dema.mil.kr/kookbangWeb/view.do?parent_no=2&bbs_id=BBSMSTR_000000000127&ntt_writ_date=20180621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조회 수 날짜
384 추천 임시완 “‘미생’ 주변 반응 기분 좋아 죽겠어도 최대한 덤덤해지려고…” [인터뷰②] 930 14.12.29
» 추천 [초보군인 임시완] 좌충우돌 군대 적응기 929 18.06.20
382 추천 임시완 "'미생' 판타지 결말, 시청자 위한 배려" 929 14.12.29
381 추천 임시완, 선한 비주얼로 덕분에 챌린지 함께..여진구X수현 지목 928 20.05.12
380 추천 '런 온' 강태오 "임시완, 끊임없이 연구하는 배우" [인터뷰 맛보기] 1 928 21.02.08
379 추천 70회 칸영화제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미드나잇 스크리닝, “설경구 임시완 강렬하다” 928 17.05.27
378 추천 ‘오빠생각’ 음악감독 “임시완처럼 적극적인 배우 처음” 928 16.02.02
377 추천 [셀렉시옹] '오빠 생각' 배우 임시완·관객 임시완이 꼽은 최고의 명장면은? 928 16.01.21
376 추천 [TEN 인터뷰]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공백기 부담 NO···연기를 즐기기 시작으니까요" 927 19.10.03
375 추천 '오빠생각' '로봇소리' 우디네극동영화제 관객상 수상 쾌거 6 927 16.05.03
374 추천 [인터뷰S]② "대수로운 일 아니다" 임시완의 '군대 생각' 926 17.04.09
373 추천 [단독] 임시완, 열도팬들 만난다..3월 7일 도쿄서 첫 단독 팬미팅 개최 926 15.02.04
372 추천 '미생' 임시완 "선택권 없이 살아온 우리 아버지 생각했다" 926 14.11.05
371 추천 임시완 “시나리오 본 뒤 아이들 잔상 남아… 내가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2 925 16.01.18
370 추천 [매거진M] '오빠생각' 임시완의 생각 925 16.01.09
369 추천 [미생 동영상] 임시완이 직접 말하는 장그래 "연습생 시절 느꼈던.." 925 14.12.27
368 추천 [단독]임시완, 차기작 정했다..한국 전쟁 합창단 다룬 '오빠 생각' 1 924 15.03.18
367 추천 올해 주목할만한 캐릭터 10인과 커플 셋 924 14.12.24
366 추천 임시완, '미생2' 출연? "시켜만 준다면 무조건해" 923 16.01.13
365 추천 '미생' 김대명, 김대리인 듯 김대리 아닌 김대리 같은(인터뷰) 923 14.12.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55 Next
/ 55
sweetsi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