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할 나위 없었다 YES!

2014년은 임시완에게 뜻 깊은 영광의 시간이었고, <미생>은 그에게 잊지 못한 선물을 안겨주었다. 장그래의 눈물과 좌절은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임시완은 존재감 없던 아이돌 멤버에서 연기력을 갖춘 신인 배우로 날개를 펴게 됐다. 잠깐의 환희에 도취되기 보단, 뭔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그에게 못다 한 <미생> 뒷이야기들을 직접 물었다.

세부로 포상 휴가 다녀왔는데 어땠나
포상휴가 자체가 처음이라 굉장히 들떴어요. 단체로 놀러간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더라고요. 특히 제일 좋았던 건 선후배 관계없이 두루두루 잘 지내서 너무 좋았어요. 친화력이 다들 좋아서 세대 차이 없이 잘 놀다 왔어요.

‘장그래’라는 인물이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과 사랑을 받았는데, 본인은 장그래에게 얼마나 공감했고 그를 얼마나 이해했나
저는 제가 완전한 장그래라고 생각했어요. 초반에는 내가 장그래이기 때문에 그런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점차 촬영할수록 제가 한 행동에 있어 실제로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시청자들을 발견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내가 장그래라서 공감을 이끈 게 아니라 절대 다수 시청자가 바로 ‘장그래’였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이후로는 제가 스스로 감히 장그래라고 말할 수 없겠더라고요. 이 드라마 보고 공감했던 모든 시청자들이 바로 장그래였던 것 같아요. 싱크로율이요? 그래도 거의 4개월 정도를 장그래로 살아왔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자면, 그래도 80점은 주고 싶네요.(웃음)

임시완과 장그래의 닮은 점이 있다면
데뷔 초, 아이돌이라는 프로의 세계에 입문하면서 바둑으로 치자면 ‘필요하지 않은 돌’이라고 느낀 적이 있어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그런 돌로 인식할 때가 있었죠. 이 연예계란 곳에 제가 있어도 되는지 의문도 들었고. 그런 의문을 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장그래와 흡사한 지점이 아닐까요. 그 경험을 십분 살려서 장그래에게 공감하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시청자들의 공감대가 더 강하다는 걸 깨닫게 됐죠.

실제로 오차장님 같은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다들 그러더라고요. 오차장님 존재 자체가 판타지라고.(웃음) 제 친구 중 직장인이 카톡방에서 그러더라고요. 직장에서 제일 힘든 게 모든 상사들이 자신이 오차장인 줄로 안다는 거죠.(웃음) 상사에게 ‘난 오차장 같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게 힘들대요. 그런데 실제 직장생활에서 그런 인물이 존재하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오차장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성민 배우가 임시완을 추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생>은 철저하게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잖아요. 사람이 사람다워야지 사람을 그릴 수 있는 건데, 그런 의미에서 오차장님은 장그래역에 착한 사람, 선한 사람을 꼽아야 한다고 생각하셨어요.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람같지 않은, 예를 들어 너무 후광이 비치는 배우보단 사람냄새 나는 배우를 원했던 것 같아요. 그런 기준에서 절 바라봐 주셨다면 저는 그저 감사할 뿐이죠.(웃음) 선배님께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너무 영광이고.

장그래 내레이션이 화제가 됐고, 드라마 속 명장면-명대사도 많았다. 마음에 남은 명대사가 있다면
<미생>은 명대사의 홍수였죠.(웃음) 음, 지금 딱 떠오르는 건 차장님이 했던 대사가 기억나네요. 차장님이 거래처 사장으로 만난 동창 친구를 접대하는 신에서 “나는 내가 술을 먹고 싶을 때 먹지만 넌 남이 먹고 싶을 때 마시지 않냐”라는 대사가 떠오르네요. 그 말이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가슴 아프게 들리더라고요. 실제 어렸을 때 술에 취해 들어왔던 아버지 모습도 생각났고. 어렸을 때는 그 모습이 달갑지만은 않았거든요. 취한 모습 보고 싶지도 않았고. 그런데 그 대사 듣고 그때서야 문득, 그 때 술에 취해 들어온 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까 데뷔 초 ‘세상에 필요치 않은 돌’이라고 생각했다 했는데, 그렇다면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나. 지금은 ‘필요한 돌’이라고 생각하나
솔직히 지금도 제가 필요한 돌이란 생각은 안 해요.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처음 가수로 데뷔했을 때보다는 뭔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는 안도감이라고 할까요. 연예계에서 또 다시 필요치 않은 돌이라고 느껴질 때가 오더라도, 이제는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자신이 있어요.

신입 4인방이 실제 촬영장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네 명이서 항상 밥 같이 먹고, 같이 있는 시간이 정말 많았어요. 하늘이와 요한이 형은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재밌어요.(웃음) 장난을 많이 치지만, 그렇다고 절대 가볍게 보이지 않았어요. 그 이유가 연기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눠서 그런 것 같아요. 평상시에도 항상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컸기 때문에 대단해보였던 것 같아요. 그 열정 때문에 다들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 했던 것 같고.

가벼운 질문인데, 세부에서 가장 웃었던 순간이 있다면
세부에서 “취해라,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며 다같이 술 마셨어요.(웃음) 석호 형이 정말 분위기메이커예요. 세부 가자마자 바로 현지화되는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더라고요. 선후배 사이 이음새 역할도 잘해주셨고.


원문출처 : http://www.staraz.co.kr/front/article/view.asp?idx=12691&CateID=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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