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다. 아이돌 제국의 아이들 출신인 임시완은 바른 청년의 표상 같다. '해를 품은 달'로 연기에 입문해 '변호인'을 거쳐 '미생'으로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임시완은 한결같이 곧은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다.  

 

임시완은 21일 개봉하는 새 영화 '오빠생각'(감독 이한)에서도 바르고 곧은 이미지를 이어간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전쟁고아들로 구성된 어린이 합창단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임시완은 합창단을 이끄는 육군소위 역할을 맡았다. 가족과 동료를 북한군에 잃고,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었을 법도 한데, 그럼에도 어른들의 잘못이지 너희들 탓이 아니라며 아이들을 이끄는 인물이다.  

 

임시완조차도 이한 감독에게 "너무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을 정도다. 올곧고 바른 사람. 임시완에게 그런 이미지는 약일지, 독일지, 분명한 건 지금은 약이라는 점이다. 

 

-'변호인'과 '미생' 이후 많은 작품들 출연요청이 왔을텐데. 어찌 보면 아이들이 주인공인 '오빠생각'에 출연한 이유는.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며칠 동안 아이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더라. 애들이 노래하고 합창하는 순수한 모습이 계속 생각났다. 그래서 이런저런 계산하지 않고 이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첫 주연작이 100억 대작 영화인데 부담감은 없었나. 

▶10억이든 100억이든 나한텐 워낙 큰 돈이라 별로 감흥이 없었다. 다만 선배들이 없는 현장이란 점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또래 중에 연기자로 내세울 게 있다면 송강호, 이성민 선배들과 같이 했다는 게 유일한 점인데, 이번에는 뭐 고아성과 같이 했으니깐. 고아성은 나보다 훨씬 선배들과 작업을 많이 했었으니깐. 

 

-첫 전투장면부터 아이들의 합창을 이끄는 모습까지 감정의 진폭이 큰 역할이었는데.

▶전쟁의 아픔을 잘 모르는 세대인지라 감히 상상조차 못해 볼 감정들이었다. 그래서 영화 순서대로 촬영을 한 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런 감정들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인물의 감정을 이해하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 한순간에 가족을 잃고 원통했던 그런 마음들을 생각하려 했다. 

 

-선하고 곧은 이미지의 역할을 주로 했는데. 그런 역할들에 끌리나.

▶의도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내게서 그런 부분을 많이 보시고 찾아주시는 것 같다. 

 

-그럼 '미생'에서 장그래 역할로 사랑을 받은 이후 비정규직 활성화 법안을 홍보하는 공익광고에 출연한 것도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나.  

▶의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광고를 거절하지 않은 것도 결국 의도인 셈이니깐. '미생'을 통해 이 땅의 장그래를 대변하게 됐는데 내 행동 하나하나가 그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지는 생각을 못했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은 꼭 사과드리고 싶다. 저만의 장그래가 아닌 만큼 앞으로 신중에 신중을 더 가할 것이다.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는 장면도 있고, 지휘를 하는 장면도 있는데.

▶피아노를 안 쳐봐서 연습을 많이 했다. 진짜처럼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휘는 여러가지를 찾아봤는데 전형적인 게 없어서 그냥 내 느낌대로 했다.

 

-30명이 넘는 아이들과 같이 찍는다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시선처리도 쉽지 않았을테고. 

▶어른이든 아이든 떼신(여럿이 같이 등장하는 장면)은 힘들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깐. 시선은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진짜로 가르쳐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아역 중 한 명인 이레는 어린데도 굉장히 큰 사람 같다. 모니터링을 안 하는데 자기가 한 걸 따라할 것 같아서 안 한다더라. 이레라는 배우가 추구하는 게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이라는 뜻이다. 나도 그걸 배워서 더 내면을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성공한 연기돌이란 소리를 듣는데. 

▶그래요? 이미 성공한 연기돌로 꼽혔다면 더 바랄 게 없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목표를 정해놓지 않는다. 실제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기에 지금보다 더 바라는 건 욕심이다. 그래서 올해 목표를 누가 물으면 그냥 작년이 지난 다음날이라고 한다. 그저 받은 것 만큼 보답하지 못할까 더 열심히 하려 할 뿐이다.

 

-이한 감독에게 영화 속에서 너무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한 감독은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한 사람이라도 더 순수해졌으면 좋겠다고 했고. 자연인 임시완도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고 있진 않나. 너무 착한 사람으로 비쳐서 연기자로 제약을 받고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나.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나 스스로 착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깐. 그런데 사람들이 실제 나보다, 나를 더 착하게 봐주기에 착하게 보이려 한 적은 있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는 게 연기자로서 제약을 주는지는 아직은 못 느끼겠다. 아직 다른 역할에 갈증을 못 느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르게 보이기 위해 대출 사기극을 다룬 '원라인'을 차기작으로 한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이전에 했던 캐릭터를 비교해서 다음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각자 독립해서 생각하고 판단한다.  


-'미생'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성민이 출연하는 '로봇, 소리'와 '오빠생각'이 한 주 차이로 맞붙는데. 

▶그래서 이성민 선배와 서로 상대 영화 (VIP)시사회를 찾기로 했다. 

 

-성공한 연기돌이라는 건 한편으론 임시완이 아이돌에게서 흔히 보이는 쿠세(어떤 버릇)이 안보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 그건 아이돌로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가수와 배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송강호 선배에게 숱하게 "넌 정말 노래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래를 좋아하는데 냉정하게 보면 잘하는 것 같진 않다. 춤은 더 못추고. 욕심 같아선 가수와 배우 둘 다 하고 싶지만 대중에게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으로 대중이 원하는 쪽으로 나갈 것 같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기보단 적어도 한 마리라도 잡으려 치열하게 살고는 있다.

 

-아이들을 이용해서 돈벌이는 하는 갈고리 역할로 출연한 이희준과 격하게 맞붙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하는데. 누군가와 부딪히면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건 처음인데.

▶(잠시 고민하다가)이희준 선배는 정말 좋았다. 이 사람은 진짜로 말을 하고, 진짜로 화를 내고, 진짜로 짜증을 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난 그 만큼 못 주면 어쩌지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현장은 몸을 만들기 위해 술을 끊었는데, 둘이 맞붙는 장면 촬영 하루 전에 찾아가서 술을 같이 먹었다. 둘이 맥주를 18병 먹었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격려도 해주셨다. 

 

-영화 속에서 서로 싸우면서 화음을 내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돌로서 임시완도 멤버들과 싸우면서 화음을 낸 적이 분명 있을텐데. 

▶제국의 아이들 멤버 9명이 숙소 생활을 하니 트러블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서로 배려를 하는 경지까지 왔다. 어떤 걸 서로 싫어하는지 잘 아니깐.

 

-누구와 가장 트러블이 많았나. 그리고 트러블이 있으면 같이 맞붙는 편인가, 아니면 물러나는 편인가.  

▶광희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인터넷 은어)다. 성격이 워낙 다르니깐. 이제는 서로 많이 응원해준다. 얼마 전에 '무한도전'에서 연락이 와서 광희 연기 선생님으로 이성민 선배와 같이 출연했었다. 

애청자 입장으로 대단한 프로그램에 광희가 합류한 건 좋지만 들어가서 더 잘하기를 바랬다. 그런데 워낙 말들이 많아서 광희가 위축된 것도 많이 봤다. 그래도 추격전을 하면서 광희가 잘했다는 평을 많이 받아서 다행이었다. 
 
-'오빠생각'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고춧가루가 끼어있는 사진이 찍혔다고 죄송하다며 SNS에 마치 석고대죄하는 분위기로 사과글을 올렸는데. (다음은 임시완이 SNS에 올린 글. "어제 급하게 식사를 마치고 올라갔다가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매사에 신경쓰지 못하고 부족한 모습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눈치챘음에도 불구,일부러 말끔한 사진만 올려주신 기자님들도 감사합니다")

▶SNS의 폐해인 것 같다. 귀엽게 쓴다고 쓴 건대 마치 큰 잘못을 사과하는 것처럼 비춰졌더라. 나도 사람들의 반응이 이럴 줄 몰라서 당황스러웠다.



원문출처 :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6011113500282263&type=1&outlink=1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조회 수 날짜
524 추천 임시완 “액션장면 찍다가 기절까지 했어요” 1090 16.01.12
523 추천 오빠생각, 임시완 고아성 이희준 이레 및 이준 감독 참석 언론시사회 전문녹취록! 1134 16.01.12
522 추천 전장에 퍼진 '작은 노래'의 기적 "아이들에게 더 많은 걸 배웠죠" 882 16.01.11
» 추천 고춧가루에도 사과하는 바른 청년 임시완 "착한 척 하긴 한다"(인터뷰) 993 16.01.11
520 추천 임시완 "가수와 배우 두 마리 토끼 잡고 싶어요" 1 997 16.01.11
519 추천 [영화◀◀리와인드] '오빠생각', 새하얀 쌀밥 한 그릇 같은 순수함이 있다 2 922 16.01.11
518 추천 '오빠생각' 임시완, "멜로 욕심나, 누구든 땡큐" 3 922 16.01.11
517 추천 임시완 "'오빠생각' 촬영중 부상…액땜" (인터뷰) 1 903 16.01.11
516 추천 임시완 "송강호·이성민, 연기보다 겸손 알려줘" (인터뷰) 1 971 16.01.11
515 [인터뷰] '오빠생각' 고아성, "아역배우들이 나보다 낫더라" 544 16.01.11
514 추천 '오빠생각', 임시완의 '착한 척'은 언제나 옳다 [인터뷰] 1039 16.01.11
513 추천 임시완 “치아에 고춧가루 꼈다고 진지한 사과? 텍스트 폐해” 해명 974 16.01.11
512 추천 '오빠생각' 임시완 "가장 성공한 연기돌? 더 바랄 것이 없다"(인터뷰) 914 16.01.11
511 추천 '오빠생각' 임시완 "송강호·이성민에 속얘기 털어놓고 의지한다" 869 16.01.11
510 추천 [스타캐스트] 임시완의 '오빠생각' 무비토크 현장으로! 625 16.01.11
509 추천 [무비IN]'오빠생각', 임시완 필모그래피 세 번째 대표작될까 700 16.01.11
508 추천 [매거진M] '오빠생각' 임시완의 생각 925 16.01.09
507 추천 [어저께V] '오빠생각', 임시완 파워로 천만 가나요? 697 16.01.09
506 추천 열연에 자작곡까지…임시완, '오빠생각'에 열정 올인[종합] 873 16.01.08
505 추천 [스타톡톡] 임시완, 이 사이에 고춧가루 껴 사과한 사연 5 1146 16.01.0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5 Next
/ 55
sweetsi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