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생활 사나이.’ 대중이 생각하는 배우 임시완에 대한 이미지는 그렇다. 실제로도 공부 잘하고 부모님 말 잘 듣는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낸 임시완이지만 스스로는 그런 갑갑함에서 언제든 벗어나고 싶어했다. “대학생이 되면 그럴 생각이었죠. 하지만 막상 마주한 대학(부산대 기계공학과)은 생각과 달리 고등학교의 연장선 같았어요. 이제 끝인 줄 알았던 공부를 ‘또 몇 년간 해야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갈등과 방황이 시작됐죠.” 탈출구가 필요했던 임시완은 그때 아무런 준비없이 모 가요제에 지원한다.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를 버리지 않았다. “떨어진 저를 지금 회사(스타제국)가 같이 일해보자며 캐스팅했어요. 신기했죠.” 아이돌 그룹 ZE:A(제국의 아이들)로 연예계에 입문한 임시완은 이후 노래보다는 연기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데뷔작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을 시작으로 영화 ‘변호인’, 그리고 임시완의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미생’의 장그래 역을 통해 그는 이제 누구나가 주목하는 연기자로 우뚝섰다. 특유의 고요한 존재감과 선한 눈빛을 무기삼아서다. 그가 차기작으로 택한 영화 ‘오빠생각’은 또 다른 가능성과 무게를 실어준다. 6·25전쟁의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이 영화에서 임시완은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상처로 괴로워하는 한상렬 소위를 연기했다. 더욱 깊어진 눈빛과 성숙해진 면모로 돌아온 그의 한 발 도약된 연기와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분명 흥미로운 만남이다.
 
가요제 나갔다가 덜컥 캐스팅 돼
멋모를 때 인스턴트로 연기 시작
‘미생’ 출연 후 무게감 많이 느껴
 
반듯한 이미지 깰 필요는 없지만
차기작은 대출 사기꾼 대학생役
 
-‘오빠생각’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순수함이 잔상에서 사라지질 않았다. 동시에 현실에 치여 내가 그동안 순수함을 잃고 살아오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 순박함, 깨끗함이 느껴져 무척 신선했다. 출연을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이번에도 선한 이미지다. 그런 캐릭터에 좀 더 매력을 느끼는 편인가.
 
“딱히 선한 역할에 매력을 느끼는 건 아니다. 드라마 ‘해품달’로 데뷔를 했는데 그때 맡았던 허염 캐릭터가 바르고 학업능력이 출중했던 친구다. 그 이미지가 강렬했던 때문인지 이후 그런 쪽으로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나도 선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좀 더 자연스럽고 편해진 건 있다.”
 
- 자연인 임시완은 어떤 사람인가. 
 
“일단 학구파는 아니다. 명함도 못 내민다. 바른생활 이미지도 극 중에서의 역할 때문이지 실제의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대중이 나를 좋게 봐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척이라도 하려고 노력하는 거다. 그 어떤 상상을 해도 그 이하일 것이다.”(웃음) 
 
-너무 겸손한 거 아닌가. 아무튼 이번에는 주연의 위치에서 극을 이끌어간다. 부담감은 없었나.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주연과 조연의 차이점을 잘 몰랐다. 정말 부끄럽게도 당시 ‘해품달’ 때는 내가 주연인 줄 알았다. 포털 사이트에 정보를 치면 주연이라고 적혀 있어서 주연인 줄 알았던 것이었다. 그런데 주연의 위치에서 오는 부담감과 연기적인 부담감은 다르다. 내가 느끼는 부담감은 후자쪽이다. 그래서 늘 어떻게 하면 캐릭터를 잘 표현할지를 고민한다.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오빠생각’의 오빠는 순이(이레)의 오빠인 동구(정준원)가 그 주인공이다. 때문에 나는 그저 아이들의 순수함을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도 쉽진 않았다.”
 
-드라마 ‘미생’ 이후 당신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기대감)이 달라졌을 텐데 그에 따른 부담감은 어떤가.
 
“마찬가지로 그런 시선에 부담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 앞으로 연기를 해나가는 데 있어서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분의 응원과 사랑은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그게 온전히 나의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생’의 장그래가 진짜 주인공이고 나는 그를 통해 잠시 주목받은 것뿐이다. 흥행은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다. 다만 흥행이 되든 안 되든 배우는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해야 한다. 나는 그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상렬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나.
 
“진정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나이가 많아서 어른이 아니라 생각하는 가치관과 생각의 깊이가 달랐다. 냉철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나설 줄 안다. 반면 아이들의 순수함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려 한다. 그런 부분이 쉽지 않았을 텐데 결국 모두 해내는 모습이 나에게는 완벽한 사람으로 다가왔다. 이번 역할을 하면서 피아노와 지휘를 배우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것보다 힘들었던 게 그런 어른스러운 한상렬의 정서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반듯한 이미지는 어떻게 보면 스테레오 타입이 될 수 있다. 그런 고민을 해본 적은 있나.
 
“이미지 변신은 늘 생각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많은 작품을 해본 게 아니라서 반듯한 이미지가 아직까지 족쇄로 다가오진 않는다. 사실 반듯한 이미지로 굳어진다고 해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그런 모습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면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피하거나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여기까지 온 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운이 많이 작용한 듯하다. 특별히 다른 건 없는 것 같다. 연기도 따로 배운 적이 없어서 연기의 ABC도 모른다. 내가 연기를 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덜컥 ‘해품달’에 캐스팅 된 거다. 그때 부랴부랴 인스턴트로 연기를 배웠다.” 
 
-당신에게 연기란 무엇인가.
 
“정의를 내리지 못하겠다. 연기가 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연기에 대한 스스로의 다짐은 적어도 ‘(연기로)거짓말은 하지 말자’이다. ‘해품달’ 때는 정말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그래서 카메라 앞에서도 전혀 긴장이 안됐다. 그런데 ‘미생’ 때는 불편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장그래에 대해서 감정이입을 하고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나만의 장그래가 아니었던 거다. 그렇게 피드백이 즉각즉각 오니까 내가 망칠까봐 신중해지게 되었다. 그런 압박감과 중압감을 견디며 해나갔다.”
 
-연기가 무서워졌을 것 같다.
 
“정말 그랬다. 솔직히 연기를 알아가는 게 두려웠다. 내 유일한 무기가 (연기를) 모르는 건데 연기를 알게 되면 그 동력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물론 한 작품 한 작품 끝날 때마다 전보다 한 단계 성장했다는 건 느낀다.”
 
-차기작은 뭔가.
 
“영화 ‘원라인’이다. 대규모 대출 사기극을 다룬 영화인데 나는 사기꾼 대학생 역할이다. 그러고보니 이번에는 반듯한 이미지가 아니다. 그래서 나도 기대된다.”(웃음) 
 

 


원문출처 :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60125.0102408112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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