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아이들은 그룹 자체보다는 멤버 개개인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아이돌 그룹이다. 뭉쳐있을 때보다 흩어졌을 때 두각을 나타낸 탓에 개별 활동을 본격화한 멤버들에 대한 아이돌 이미지는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

임시완이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 또한 임시완에게 쏟아진 주목도가 아이돌 활동 때문이 아닌, 연기자 활동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임시완은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은 후 <적도의 남자>의 아역, 2부작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천만 관객이 든 <변호인> 등에 출연하며 출중한 외모와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임시완의 강점은 연기자로서의 이미지이다. 아이돌 캐스팅에 불만을 표하는 시청자도 임시완의 캐스팅에는 호감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임시완은 연기와 이미지 모두 '믿고 보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임시완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곱고 여리여리한 얼굴과 상대적으로 왜소한 몸은 러브 라인이 주가 되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한계가 있다. 여자보다 더 고운 얼굴과 작은 키는 여성 연기자와 러브 라인을 형성하고 그럴듯한 그림을 선보이기 힘들다. 남자보다는 미소년의 어린 느낌이 강한 탓에 여배우와의 호흡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임시완은 최근 종영한 <트라이앵글>에서 야심가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지지부진하고 진부한 스토리 속에서 그의 매력은 살아나지 못했고, 백진희를 짝사랑하는 역할 역시 설득력이 없었다. 배우로서의 매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그런 그가 선택한 것이 tvN <미생>이다. 임시완은 <미생> 속에서 완벽히 장그래가 되어 있었다. <미생>은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이고 처절하리만큼 생생하다. <미생>이 지상파로 옮겨와 안영이 역을 맡은 강소라와의 러브 라인을 주축으로 삼았다면 임시완의 캐스팅에는 물음표가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작을 충실히 살린 탓에 <미생>에 공감하는 시청자가 늘어났고, 임시완이 제 역할 이상을 충분히 해내면서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고졸 인턴사원으로서의 서러움과 어려움, 실력보다는 인맥과 처세술이 중요한 직장 생활, 여자 직장인으로서의 애환, 눈에 띄면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견제가 들어오는 상하관계 등 러브라인이나 커다란 사건보다는 현실 감각에 집중한 <미생>에 시청자들은 가슴 찡한 울림을 경험한다. 

물론 <미생>에도 판타지는 있다. 오 과장(이성민 분) 같은 멘토는 직장에서 그리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판타지는 철저히 현실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오 과장은 능력과 열정을 갖추고도 번번이 승진에 밀려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한다. 

<미생>의 가장 큰 장점은 철저한 조사와 고증으로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고, 두 번째 장점은 연기에 구멍이 없다는 점이다. 임시완의 연기 역시 아이돌 출신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게 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그 과정에서 임시완에 대한 호감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쁜 얼굴과 왜소한 체격을 뛰어넘어 시청자가 주목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고, 그 캐릭터와 동화된 연기를 펼치는 것은 임시완의 똑똑한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약 임시완이 스타성에 욕심을 부려 뻔하고 평범한 재벌 2세 캐릭터를 택하고 드라마 속에서 러브라인에 집중했다면 이런 성과를 보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미생>을 통해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증명해 냈다. 그런 똑똑한 선택이 있는 한 시청자들은 앞으로도 '배우 임시완'의 앞날에 큰 기대를 걸게 될 것이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CWLSw6DMAxET2OWKCThk0UWLZ9Vdz1BFLsCVQk00FbcvoZKlubNG/n1prRb6FswPTT6gOYKpj2NYZNt+0I20nfNnrRbL50oyShdOi1QCWxqqqTDEg2R85iNiR523LYF1AXkwHf85tF9KOV+DiyCmyJHIod5HCOoIcxIoLrbvQNZhQmZV/LM64QFl0JUXOZzELpmdn8WQopayUL+ANWrspvI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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