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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인터뷰]‘원라인’, 뚜렷한 소신 가진 임시완에게 제대로 감겼다

by news posted Apr 0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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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고 해나갈 것인지 기대가 많이 돼요. 한 작품을 만날 때마다 저라는 사람 자체가 그 작품의 색깔을 가지고 오거든요. 나도 모르는 새로운 나의 모습이 나올 거라는 기대감이 생겨요.”

 

임시완의 말대로라면, 그의 색깔을 담은 무지개는 하늘 끝까지 펼쳐질 듯 싶다. 그는 그 가능성을 영화 ‘원라인’을 통해서 제대로 입증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혜성 같이 나타난 그의 필모그래피는 드라마 ‘적도의 남자’, ‘미생’, 영화 '변호인’ 등 웬만한 배우 뺨칠 정도로 탄탄하다. 신선한 마스크에 더해진 깔끔한 연기력과 반듯한 이미지 덕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자유롭게 넘나들던 그는 끝없는 도전으로 자신만의 색을 진하게 물들이고 있다.

 

영화 ‘원라인’은 대한민국 최초로 ‘작업 대출’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스크린으로 가져온 범죄 오락 영화 형태를 표방했다. 임시완은 명석한 두뇌를 가진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작업 대출계의 전설인 장 과장(진구 분)을 만나 본격적으로 사기계의 샛별이 되는 민재 역을 맡았다.

 

영화 속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기존에 떠올리던 ‘바른생활의 남자 임시완’을 찾아볼 수 없다. 원래 그랬던 사람인 것 마냥 선한 인상을 워낙 통쾌하게 날려버려, 얄밉기까지 하다. 그리고 역시, 그는 기대만큼이나 훌륭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감독님의 의도는 오히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 그대로 작품 시작을 하자는 생각이셨어요. 사기꾼이라고 하면 소위 이미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 이미지 말고 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사기를 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영화 시작 부분에서는 기존 제 모습이 있죠. 처음부터 감독님한테 제대로 감긴 거죠.”

 

똑똑한 만큼 높은 자존감을 가졌다고 정평이 나 있는 임시완에게도 ‘원라인’의 출연은 큰 결심이 필요했다. 영화의 시나리오가 주는 흥미가 확실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지니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틀어야 했기에 민재 캐릭터는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감독의 신뢰’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그런 생각을 누그러뜨린 게 감독님의 칭찬이었어요. 감독님 말이 정말 청산유수세요. 그런 언변으로 저한테 칭찬을 해주시니까 걱정을 가졌던 마음이 눈 녹듯이 녹더라고요. 그 칭찬을 받고 나니까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처럼 신이 나더라고요.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도대체 어떠한 칭찬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냐고 묻자 “강렬한 칭찬이에요. 콕 집어서 해외의 어떤 배우보다도 연기를 더 잘한다고 하셨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비교급이라는 거죠. 최상급보다 더 좋은 거 아니겠어요?(웃음) 감독님의 언변을 보면 민 대리가 괜히 탄생한 게 아닌 것 같아요.”라고 덧붙이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임시완의 출연은 더할 나위 없이 탁월했다. 선보일 수 있는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한 것은 물론, 그의 내적인 성장까지 함께 일궈냈다. 이전까지 심리적 부담을 지닌 채로 촬영장에 갔다고 말하던 그가 ‘원라인’의 현장을 떠올리며 들뜬 모습을 보이는 것만 봐도 결과는 확실했다.

 

“연기하는 과정 자체가 이 작품의 시초로 재미있어졌어요.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 더 열어놓게 된 거죠. 저는 원래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어서 답을 정해놓지 않거나 내일 해야 할 연기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가 되어있지 않으면 잠을 못 자요. 그런 방식으로 해서 계산이 맞아떨어지면 촬영할 때 무리는 없겠죠. 하지만 새로운 모습을 꾀할 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전까지는 작품을 하는 과정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어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고 제 살을 갉아먹는 과정의 연속이었어요. 이제까지 그렇게 스스로 울타리를 쳤는데 이번 ‘원라인’이 시초가 되어서 그 울타리를 한 겹 벗겨낸 해방감이 있어요. 여전히 진행 중이고,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대중에게 임시완이라는 배우는 몹시 바르고 똑똑하며 선한 인상을 가진 대표 인물 중 한 명이지만 선인은 물론, 악인까지 인간의 수많은 군상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가 그런 이미지를 가져가는 건 양날의 검과 마찬가지다. 또한, 유지시키는 노력 역시 자기관리의 문제이니 쉽지 않은 문제다. 하지만 영화 ‘오빠생각’ 당시 ‘착한 이미지에 갇혀 있지 않냐’는 질문에 굳이 일부러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답했던 임시완. 그의 생각은 해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유효했다.

 

“일단 걱정하고 있지 않아요. 다행인 건, 제가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변화에 대한 갈등을 느끼기 전에 ‘원라인’ 감독님을 비롯해서 ‘왕은 사랑한다’나 ‘불한당’ 감독님 등 저의 변화를 꾀하시려는 감독님들이 많으셔서요.(웃음) 작위적으로 변화를 꾀하거나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갈 거예요. 극복해야하는 건 있죠. 연기를 시작했을 때의 초심을 잃어버릴까봐 걱정도 되니까요. 연기 스타일을 바꾸다보니까 예전 방식은 내 머릿속에서 휘발되어버려요. 그러면 제 (연기)소스들이 편협하게 한 군데만 치중될까봐 조심하고 싶어요.”

 

“(착한 이미지는) 손해 볼 게 전혀 없어요. 그런 이미지로 각인되고 나서 없애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썼어요. ‘엄친아’ 이미지 위해서 큐브도 돌렸죠. 우연히 TV에서 큐브 돌리는 걸 봤는데 ‘앗 저거다’ 싶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취미를 큐브로 돌리고 그랬어요. 또, ‘문제적 남자’ PD님께는 너무 죄송한 말씀이지만, (하)석진 형을 통해서 제가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절대 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거기 나가면 포장했던 게 까발려질 게 분명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최대한 문제적 남자는 피했었죠.(웃음)”

 

임시완이 ‘엄친아’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노력과 선택은 단순히 자신에게만 향한 것은 아니었다. 그를 좋아해주는 대중들을 위한 사려 깊은 배려이기도 했다.

 

“그런 이미지를 지켜야하는 책임감도 있어요. 저에 대한 환상으로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그건 내가 아니야 난 이런 모습이니까 이런 나를 좋아해줘’ 하면 그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환상을 깰 만한 행동을 최소화하는 게 도리가 아닐까 싶었죠.”

 

조금씩 변주해 나가는 연기 철학과 어느새 한 단계 더 올라선 듯한 그의 언변들을 보면, 처음부터 배우의 꿈을 가졌던 사람인 것 같지만 ‘제국의 아이들’이라는 아이돌 출신이다. 그는 노래가 하고 싶어서 가요제를 나갔고, 부르고 내려왔더니 명함을 받았고, 그게 전 소속사 ‘스타제국’ 관계자였다. 이후 그룹 활동을 하다가, 배우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그의 삶의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그게 마냥 기쁜 일로 다가오지만은 않았다.

 

“몇 년 동안 연기를 주로 하다 보니까 점점 제가 할 수 있는 게 연기 말고는 없어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제 미래에 대해서 문 하나씩 닫혀가는 느낌이 있어요. 연기로 명확해지는 건 당연히 좋은 점이 많은데, 복잡한 심경이에요. 밝혀지지 않았을 때의 기대감이나 궁금증이 있잖아요.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될까’ 와 같은 어렸을 때의 추상적인 꿈들이 점점 명확해지면서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 길 사이에 노래도 있어요. 노래의 문은 닫히지 않았어요. 노래를 굳이 해야 해서 하는 것이었으면 깔끔하게 포기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연예인을 시작한 것 자체가 노래가 하고 싶어서였어요. OST나 팬미팅 같은 방식에서 꾸준히 노래하고 싶어요."

 

확실한 소신, 명확한 신념, 그리고 ‘군대는 숙제처럼 느껴지니 얼른 다녀오고 싶다’고 말하는 호탕함까지. 한 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를 조금의 틈도 없이 화기애애 이끌어가며 말 한마디에도 여유가 넘치던 임시완은 개구쟁이 같은 면모도 가득했다. 30대가 된 지금, 어떤 심정인 것 같냐는 질문에 아직 자신은 28살이라고 말하며 나름의 귀여운 항변을 늘어놓는 것만 봐도 말이다.

 

“저한테 30대는 큰 의미는 없어요. 변화를 원하는 부분은 있죠. 왜 우리나라만 두 살 일찍 먹을까 싶어요. 뱃속에 생명이 있는 것은 아주 위대하고 그 속에 좋은 의미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화에 발 맞춰가기 위해서는 나이를 먹어도 똑같이 먹는 게 맞지 않을까요? 아니면 다른 나라도 똑같이 두 살을 같이 먹으면 좋겠어요.(웃음) 전 어떻게 보면 28살이니까 그 나이를 고수하고 쟁취하고 싶네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민 대리의 모습이었다.




원문출처 : http://www.fnnews.com/news/201704030958439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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