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 "향후 2년간 일할 것"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물에서 분노조절 장애를 가진 캐릭터로 수개월을 살았다면 지칠 법도 한데, 에너지가 흘러넘쳤다. 10부작 드라마 촬영을 모두 마치고 심지어 차기작 촬영에 들어갔는데도 2년간 쉬고 싶지 않다고 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6일 종영한 OCN 주말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 연출 이창희)에 윤종우 역으로 출연한 배우 임시완과 만났다. 지난 4월 전역 후 복귀작까지 무사히 마친 그는 팬미팅, 인터뷰에 영화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서 에너지가 나오는지 이날 그의 답변 하나하나에서도 열정이 흘러넘쳤다.

 

"아직 더 찍을 여력이 남아 있는데 아쉬워요. 이제까지 했던 작품이 거의 다 20부작이었는데 이번에 10부작을 했더니 더 짧게 느껴져요. 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즐거웠거든요.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10부작이 이상적인 것 같아요."

 

임시완에게 '타인은 지옥이다'는 결코 쉬운 작품이 아니었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캐릭터를 맡은 그는 내면의 분노를 점점 끄집어 올려야 했다. 어려운 작품이지만 그가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원작 웹툰을 본 군대 후임이 그에게 작품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전우들과 연락을 하며 지낸다는 그는 후임의 반응을 묻는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실제 제 모습이 문득 보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폭력성이 비슷하다는 건 아닐 거다. 대사 톤을 보고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 제 평소 말투가 녹아나는 것 같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임시완이 극 중 윤종우와 닮았다는 말에 당황하는 이유는 폭력적이고 음침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이 작품에서 잔인하게 묘사되기도 했다. 15세 관람가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수위에 시청자 반응이 뜨겁기도 했다.

 

촬영이 반복되면서 잔인한 신들에 무뎌졌던 임시완이지만 1, 2회 방송을 보고는 멋쩍은 웃음이 나왔단다. 그는 "새삼 '우리 드라마가 이런 드라마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랙 코미디라는 착각을 할 정도로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 피 분장을 하는 신을 찍을 때는 불쾌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촬영장에서는 감독님이랑 수다 떨고 배우들이랑 장난을 치다 보니까 많이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늘 웃음이 넘쳤던 현장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작품과 연기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고, 대본은 레퍼런스(reference, 참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장에서 많은 부분이 수정됐다. 대화가 많을 수밖에 없는 현장이었다.

 

"애드리브라고 표현해야 할지 대본을 고쳤다고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대본과 방송이 큰 차이가 있다는 거예요. 누군가가 노트북을 열어보는 건지 알아보기 위해 노트북 사이에 먼지 뭉치를 끼워 넣는 신이 있잖아요. 사실 대본에서는 머리카락이었는데 현장에서 해보니까 잘 안 되더라고요. 고민하다 먼지를 생각해낸 거였어요. 이런 식으로 계속 바꿔갔더니 감독님이 나중에는 대본을 수정해주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대폭 수정되는 대본에 작가가 기분 나빠할 수도 있었지만 더 나은 작품을 위해 정이도 작가는 쿨한 반응을 보였다. 임시완은 "작가님도 작가님의 예술을 하신 건데 그걸 제가 임의로 변형하고 훼손한 거라고 볼 수 있다"며 멋쩍은 듯 웃더니 "작가님이 가끔씩 '재밌게 잘 보고 있다'고 해주셔서 다행이었다"고 안도했다.

 

복귀작에서부터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은 만큼 쉬고 싶을 법도 했다. 심지어 차기작인 영화 '1979 보스톤'에서 마라톤 선수로 등장하는 임시완은 지금도 다리에 알이 배겨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2년간 쉬지 않고 일하고 싶다는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한 팬미팅도 온전희 저의 욕심으로 진행한 거다. 시간적 제약에 부딪혀서 '다음에 할까요?' 이러다 보면 그다음이 언제가 될지 기약 없다"고 말했다.

 

차기작에 대한 욕심도 가득했다. 그동안 브로맨스를 주로 보여준 임시완은 "여성과의 멜로는 하고 싶지 않은지" 묻는 말에 고민할 틈도 없이 "저는 그쪽에만 관심 있다. 브로맨스는 전혀 관심 없다"며 간절한 눈빛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브로맨스를 의도한 게 아닌데 왜 자꾸…"라고 말을 잇지 못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임시완이 작품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메시지였다. 그다음은 움직임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캐릭터였다. 여러 기준 속에서 작품을 펼쳐놓고 선택했다는 그는 진지하게 말하다가도 "멜로를 배제하지는 않았는데 선택하고 보니…"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을 묻는 말에도 그는 일관되게 "멜로요. 로맨스요"라며 웃었다. 이에 "브로맨스?"라고 농담을 던지자 "아휴"라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임시완은 "아무 멜로를 하기보다는 저한테 와닿는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며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다.



원문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64547.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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