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어디 있어? 사랑은 볼 수도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어.”

 

영화 ‘클로저’(2004)에 나온 대사처럼 사랑에는 형태가 없다. 기선겸과 오미주가 엇나가는 이유 역시 이러했다.

 

JTBC 수목드라마 ‘런 온’(극본 박시현/연출 이재훈)은 단거리 육상대표 기선겸(임시완 분)과 영화번역가 오미주(신세경 분)가 서로 다른 언어로 만나게 되는 드라마다. 앞만 보고 빨리 달려야 하는 선겸과 뒤를 무수히 되감기 해야만 하는 미주. 이런 점에서 두 사람은 바라보는 소통하는 언어가 달랐다.

 

1월 13일 방송된 9회에서 기선겸은 오미주에게 “좋아해 달라는 거, 나 계속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겸이 드디어 고백하나 싶었는데 미주의 표정은 오히려 어두워졌다. 오미주는 “나 부탁한 거 아니었다. 용기낸 거였다”라고 말하며 씁쓸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누군가 좋아하는 것마저 내가 부탁해서 들어주는 사람. 또 한 번 보잘것없이 내 감정만 들킨 기분. 가까워질 만하면 밀린다는 생각이 오미주에게 비참함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기선겸에게 그 말은 ‘좋아한다’는 고백과 같았다.

 

두 사람은 양방향으로 호감을 가졌지만 소통의 오해는 자꾸 두 사람을 엇갈리게 했다.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이 대화 시간 자체가 부족했던 건 아니다.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하는데도, 마치 다른 나라 언어를 주고받듯 말과 말 사이가 자꾸 충돌했다. “기선겸씨랑 있으면 결정적인 부분에서 소외당한다”라는 오미주 말에 서운함을 내비친 건 기선겸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째서일까.

 

‘클로저’에서 말했듯 사랑이란 눈앞에 보이지 않았다. 형태도 냄새도 촉감도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사랑을 꺼내서 보여줄 수 있다면 두 사람에게 이런 갈등이 일어나지 않았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은 눈앞에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기선겸과 오미주는 각자 다른 언어로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분명 두 사람 모두 최선을 다해 속도를 올렸다. 문제는 그 최대치 속도가 서로 다르다는 것.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도 다른 둘에게는 어느새 속도 차이가 벌어졌다. 둘 중 누가 틀려서가 아니라 방식이 달랐기 때문.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서로 다른 화법에 익숙해진 이들이었다.

 

다른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조금씩 맞춰갈 수 있기에 이 사랑은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세계와 조금씩 교집합 영역을 넓혀가는 순간, 사랑을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원문출처 :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2101140737374410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조회 수 날짜
1071 추천 [인터뷰]‘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임시완, 연기돌 넘은 진정한 배우 1 1107 17.06.02
1070 추천 흔한 자기계발서엔 없는 '미생'의 묵직한 위로 1042 14.11.16
1069 추천 홍콩기사 번역 :今年目標再與港迷癲番晚 任時完望太平山頂搞粉絲會 7 1168 15.04.07
1068 추천 홍콩 기사 번역 : 真正演技DOL 任時完 15 1418 15.04.09
1067 추천 헐렁한 바지 속에 담긴 '미생' 임시완의 '진심' 2 1123 14.10.06
1066 추천 한선화·이준·임시완, 아이돌 연기자 ‘진화’를 보여주다 1501 14.05.19
1065 추천 한국을 빛낼 30인의 유망주들 1138 15.02.09
1064 추천 한국모델협회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22일부터 24일 올림픽홀서 진행 1 1139 15.04.18
1063 추천 핀테크 홍보대사 임시완 인터뷰 1118 16.01.03
1062 추천 텐아시아가 꼽은 2014 현존하는 가장 섹시한 스타 file 967 14.12.15
1061 추천 케이블 방송 ‘미생’ 신드롬, 그 이유는? 982 14.11.17
1060 추천 칸行 '불한당' 프랑스 개봉 확정 "전율 느꼈다" 1067 17.04.28
1059 추천 칸 빛낼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강렬한 캐릭터 5 1 1016 17.05.14
1058 추천 최시원, 임시완 커피차 선물에 "사랑하는 동생…행복하자" 889 19.05.12
1057 추천 촬영현장 포착! <왕은 사랑한다> 임시완의 쉬는시간, '귀여움이 다했네' 1015 17.07.19
1056 추천 촬영종료 임시완 “오늘만큼은 미생 꿈 안꾸고 편안히 자겠다” 860 14.12.18
1055 추천 청춘의 표상 임시완 “재벌 역할? 관심이 잘 안 가요”(인터뷰) 1096 17.03.29
1054 추천 첫방 '미생', 이것이 우리네 현실이다..생활밀착 100%[종합] 1070 14.10.17
1053 추천 철벽남 임시완 “연기하는 나, 착한 척”… kmib가 만난 스타 954 16.01.25
1052 추천 천과장 박해준 "'미생' 주연들, 반겨줘 가벼운 마음 호흡"(인터뷰②) 1076 14.12.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4 Next
/ 54
sweetsi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