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은 25살에 다른 배우의 아역으로 데뷔해 5년 만에 주연 배우가 됐다. 데뷔작 ‘해를 품은 달’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고 그후 시트콤, 카메오, 조연을 거치며 전혀 다른 배역들을 성공적으로 연기해왔다. 2017년 중견배우들이 장악한 상업영화에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배우로 올라선 임시완은, 아이돌로 데뷔했던 과거를 잊게 할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구축했다. 지금 배우로서 임시완을 주목해야하는 이유.

 

‘마성의 선비’의 등장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에서 임시완은 여주인공의 오빠이자, ‘마성의 선비’를 연기했다. 얼굴 뒤에는 후광이 비치고, 지나가면 나인들은 실신하며 세자마저 놀라게 만드는 잘생긴 캐릭터였다. 그야말로 강렬한 데뷔였고, 자신의 외모를 한껏 활용한 배역이었다. 당시 임시완은 “캐스팅이 확정되고 나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밝혔을 만큼 초보였지만 캐릭터 자체가 아이돌이기도 했던 그의 외모와 어울리는 탓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차분한 목소리의 톤과 정확한 발음은 여러 단점을 상쇄시켰다. 또한 그는 KBS ‘적도의 남자’에서도 다시 한 번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는데, 얼마 안 되는 기간 사이에 자신을 위해 친구의 머리를 내려치는 잔인하고 야망에 가득 찬 인물로 변신했다. ‘적도의 남자’를 통해 임시완은 단지 연기도 하는 아이돌이 아니라 미래가 기대되는 신인 배우로 손꼽히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성인 역할을 맡은 이준혁이 “임시완의 연기를 참고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뉴스엔’)”고 칭찬했을 정도였다.

 

아이돌이자 연기자
MBC 시트콤 ‘스탠바이’에서는 아이돌이자 연기자였던 임시완의 과도기를 볼 수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임시완’이라는 고등학생을 연기했는데, 새아버지가 될 류진행이 제국의 아이들 싸인 CD를 받아주겠다고 하자 “제국의 아이들이 뭔데요? 로마 제국? 비잔틴 제국? 아카드 제국?”이라고 쏘아붙였다. 또한 소개팅에서는 여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제국의 아이들 ‘Here I am’을 열창하며 춤을 추기도 했다.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서의 정체성을 연기자에 자연스럽게 대입한 것. 그만큼 임시완은 아이돌로서의 스타성과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스탠바이’는 그 과정에서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조금 더 굳히는 계기가 됐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류진행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느끼는 서러움이나 삼촌을 짝사랑하는 정소민을 향한 애틋한 감정 연기는 인상적이었고, 마지막 회에서 류진행을 아버지로 인정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작품 전체의 클라이맥스기도 했다. 스타로서 본인이 가진 매력을 연기 안에 녹여내면서, 임시완은 슬럼프 없이 연기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두 얼굴의 남자
2013년 KBS ‘연애를 기대해’에서 임시완은 찌질한 성격의 모태솔로 정진국을 연기했다. 데뷔 이후 꾸준히 잘생긴 캐릭터를 연기했던 그로서는 나름의 변신이라 할 수 있었다. 당시 그는 전에 없이 눈썹을 한껏 치켜 올리는 등 얼굴근육을 과장되게 사용하면서 체크 남방에 면바지, 손질하지 않은 짧은 머리에 삐뚜름한 뿔테안경 등을 통해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반면 2014년 MBC ‘트라이앵글’에서는 냉철한 재벌 2세 윤양하를 연기하며 야망이 가득하고 비열한 일면과 함께, 좋아하는 여성의 처지를 이용해 강제로 데이트를 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데뷔 당시부터 그랬듯 전혀 다른 성격의 배역들을 연이어 맡으면서 자신의 연기 폭을 보여준 것.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어느 드라마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주연급으로 올라섰고, 이후 순박한 얼굴의 신입사원과 범죄물의 주인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시대 속의 청춘
2013년 개봉한 ‘변호인’은 임시완의 영화 데뷔작이자, 대중들에게 그의 연기를 확인시켰다. 임시완은 독재정권하에서 무고하게 잡혀가 고문을 받는 대학생 박진우를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50kg까지 감량하며 고문으로 망가지는 몸을 표현했다. “곽도원 선배님과 합을 맞춰 연기하기로 했지만, 중간에 합의한 신호가 깨져 진짜 물고문을 견뎠다(‘스타투데이’)”고 밝혔을 만큼 연기에 몰입했고,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접견실로 끌려왔다가 뒤늦게 어머니를 알아보고 울부짖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다. 그리고 얼마 뒤 그는 tvN ‘미생’에서 장그래를 통해 1년 뒤의 미래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신입사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바둑기사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대기업에 낙하산으로 들어와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고, 그 과정을 그리는 섬세한 감정표현은 연기자로서 임시완을 깊게 각인 시켰다. 아이돌을 연상시키는 시트콤 캐릭터, 또는 악역처럼 극단적인 배역을 하던 배우가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성장을 증명한 것. 지난 3월 30일 tvN ‘인생술집’에서 그는 장그래에 대해 “연습생 생활 등 인정받지 못했던 시기의 경험과 비정규직의 설움을 접목시켜 연기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그는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 나갔다.

 

나쁜 세상의 슈퍼루키
2017년 상반기 동안 임시완은 영화 ‘원라인’과 ‘불한당’의 주연을 맡았다. 두 작품 모두 범죄와 연관이 된 작품들로 그는 이전과는 결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원라인’에서 임시완이 평범한 대학생에서 작업 대출의 유망주, 돈에 눈이 먼 사기단의 리더를 거쳐 나름의 정의를 추구하는 인물로 변화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그가 쌓아온 연기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다.그가 첫 작업 대출에서 특유의 외모와 언변으로 은행원을 반하게 만드는 장면은 ‘해를 품은 달’의 ‘허염’을 연상케 하고, 비범함 속에 숨길 수 없는 얄미운 표정은 ‘스탠바이’의 ‘임시완’과 ‘트라이앵글’의 ‘윤양하’를 적절히 섞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이처럼 임시완은 그간의 경험을 똑똑하게 활용해, 복합적인 인물을 성공적으로 연기해냈다. 또한 ‘불한당’에서는 교도소에 잠입한 형사에서 마약밀거래 조직원으로 변화하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적도의 남자’, ‘트라이앵글’, ‘변호인’ 등 선 굵은 작품에서 보여준 비극적인 연기에 더해 훨씬 더 깊어진 감정표현을 보여준다. 연기자로서 임시완은 배운 것을 똑똑하게 활용할 뿐더러, 이를 바탕으로 더 새로운 좋은 것을 만들어 낼 줄 안다. 또한 ‘원라인’에서 그의 캐릭터가 “순박한데 세련되고, 맑고 투명해. 그런데 또 적당히 샤프해”라는 대사로 설명된 것처럼 중견배우들이 장악한 대중영화에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임시완의 지나치게 소모되지 않은 이미지와 검증된 연기력은 지금 상업영화에 가장 필요한 ‘슈퍼루키’의 자질, 그 자체다.


원문출처 :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705251514726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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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 2017.05.26 13:20
    임시완은 영화계의 슈퍼루키 맞습니다!! 세대교체의 대안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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