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의 짧고 굵은 칸영화제 참석에는 설경구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숨어 있었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치명적인 브로맨스로 스크린을 사로잡은 설경구와 임시완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설경구는 '박하사탕' 이후 17년 만, 임시완에게는 생애 첫 레드카펫이었다.

 

특히 임시완은 당초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촬영으로 칸영화제 참석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생애 첫 칸 초청이라는 기쁨을 맞이한 임시완을 위한 '왕은 사랑한다' 팀의 배려로 임시완은 잠시 드라마 촬영을 접어두고 칸영화제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쁜 스케줄 때문에 임시완에게 허락된 시간은 단 2박3일.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36시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어쩌면 칸행을 포기했을지도 몰랐을 상황, 조금은 무리해서라도 칸영화제에 참석해야 한다고 임시완을 강력히 독려한 사람 중에 한명은 다름아닌 '대선배' 설경구였다. 지난 2000년 영화 '박하사탕'으로 칸영화제에 참석한 후 '오아시스', '여행자'에 이어 '불한당'으로 벌써 네 번째 칸에 초청된 그다. 그러나 참석은 무려 17년만. 

 

처음 칸에 초청될 당시만 해도 칸영화제가 자신의 배우 인생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도, 어떠한 족적을 남길 지도 전혀 알지 못했던 설경구였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 그제서야 설경구는 칸영화제가 주는 남다른 의미를 이해하게 됐고, 생애 첫 칸 초청이라는 경사를 맞이한 임시완에게 칸영화제 참석을 독려한 것. 영화 촬영장에서도 친동생처럼 임시완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 설경구인만큼, 임시완을 향한 애정을 담은 진심의 응원이었다.


25일 인터뷰로 만난 설경구는 "임시완이 드라마 때문에 도저히 칸에 올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 '시완아, 칸은 꼭 가야돼'라고 했다"고 말했다. 까마득한 후배 임시완을 생각하는 설경구의 진심이 묻어난 조언이었다. 칸을 휘감은 '불한당'의 브로맨스는 현실 속에서도 존재했다.

 

설경구의 응원과 모두의 도움에 힘입어 마침내 임시완은 생애 최초로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연기돌 최초의 영광이었다. 잃을 것이 없어 불한당이 된 남자 현수 역을 맡은 임시완은 강렬한 연기로 칸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공식 상영을 마친 후, 퇴장하는 임시완을 향해 사인과 셀카를 부탁하는 해외 영화인들의 요청이 쇄도하는 등, 칸에서도 통한 임시완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경구와 임시완의 리얼 브로맨스가 만들어낸 훈훈한 현장이었다. 또한 '불한당'은 공식 상영 이후 관객들로부터 7분간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인정받은 바 있다.  

 

생애 첫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임시완은 "정말 우리를 위해, 온전히 우리 영화를 위해 준비해 놓은 무대라는 생각이 들더라. 준비를 너무 잘 해주셔서 뭔가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낯선 나라기도 하고 영화인들의 최고 축제기도 하고, 모든 것이 새로웠다"며 "이렇게 과한 찬사를 받아도 되나, 민망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신기하기도 했고 벅차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원문출처 : http://www.osen.co.kr/article/G1110653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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