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시완이 달라졌다. 기존의 진중하고 예의 바른 모습에서 때때로 농담을 던질 줄 아는 유쾌함을 장착하고 돌아왔다. 어느덧 서른, 만으로 28세에 접어든 그는 '미생'의 장그래와는 또 다른 성숙미로 점점 자신만의 '완생'에 다가가고 있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임시완 분)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과장(진구 분)을 만나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오락 영화다. 임시완은 극중 '사기계의 샛별'로 성장하는 민재로 분해 기존과는 다른 능청스러운 연기 변신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일단 영화에 있어서 필요한 소스, 즉 성격은 누구든지 다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성격에 대해서 특화된 사람이냐, 덜 특화된 사람이냐'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전 확실히 능글맞은 거에 있어서 특화된 사람은 아니다. 물론 갖고는 있겠지만 그걸 더 작품에 녹여내고 끌어내기 위해 평상시보다 최대한 밝게 지내려고 했다"고 작품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음을 드러냈다.
특히 이러한 임시완의 변신은 자신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tvN '미생'과 영화 '변호인' 속 그림자를 완전히 지워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기존의 선한 느낌을 반전시키는 극중 민재의 다채로운 모습은 임시완이 얼마나 폭넓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인지를 입증해냈다. 그는 "이번 작품은 연기를 바꿔보려고 노력을 한 첫 작품이다. 그 부분에서 의의를 두려고 한다. 지금은 발전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발전하고 싶었다"고 연기 변신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열정이 큰 만큼 임시완은 스스로에게 엄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만약 운이 좋아 관객수가 많이 들었을 때 그 숫자에 부끄럽지 않게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하지만 그 목표는 번번이 실패하는 것 같다. 전 만족하려면 오래 걸려야 할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연기를 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미생' 때만 해도 연기가 즐겁지만은 않았다. 나중에 사람들이 칭찬해주면 희열을 느꼈지만 과정 자체는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연기 스타일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연기했다가는 오래 못하겠다 싶더라. 이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 점에선 만족스럽다"라고 덧붙여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임시완은 함께 남다른 브로맨스를 펼친 진구에 대해서도 "너무 존경하는 형이다"라고 애정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진구 형은 일단 현장 친화적인 배우다. 스태프들한테 굉장히 잘하고 현장에서 긴장될 수 있는 부분들을 완화시켜주더라. 연기를 하고 있는 입장이니까 촬영을 하다가 당황하면 금세 긴장하고 그러는데 그런 걸 많이 풀어줬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전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영화 촬영하면서 거의 안 썼다. '형', '누나'로 호칭했고 '선배님'이라는 호칭 자체가 어색할 정도로 격 없이 지냈다. 그만큼 선배님들이 절 많이 편하게 대해주셨다. 전 평상시 모습이 작품에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팀워크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해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마지막으로 임시완은 영화의 주제인 '돈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돈이라는 게 사실 우리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그렇다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같지도 않다. '원라인'은 그런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옳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버니까 나도 그 속에 끼어서 그렇게 버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걸 생각하게 만든다"라고 설명한 뒤 "그렇다고 교훈적인 영화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지난 2010년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MBC '해를 품은 달', KBS2 '적도의 남자', MBC '트라이앵글'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tvN '미생'과 1000만 관객 영화 '변호인'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으며, '오빠생각'과 '원라인'을 통해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다. 현재 그는 MBC '왕은 사랑한다'를 촬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