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수목드라마 '런온'(극본 박시현/연출 이재훈) 속 신세경과 임시완은 마치 존 그레이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속 주인공을 연상케한다. 성별을 떼어놓더라도 이들은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들처럼 각기 다른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다. 서로가 가진 특성을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인정할 때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다.

 

끝없이 앞으로 달려야만 하는 육상 선수 기선겸(임시완 분)과 뒤로 감기를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번역가 오미주(신세경 분)는 직업적 특성도 반대다. 지난 12월 16일 방송된 '런온' 1회 오프닝 부분에서는 선겸과 미주의 다른 성향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른 아침 지나가다 귀여운 강아지를 보고 멈추는 기선겸과 치이는 일상 때문에 강아지에게 쓸 시간까지는 없는 오미주. 영화제를 앞두고 전문가의 손길을 받는 기선겸과 차 안에서 급하게 스스로 화장하기 바쁜 오미주. 두 사람은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전혀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항상 '누군가의 아들, 동생'으로 지칭됐던 기선겸 인생과 자기 자신만 지키면 됐던 오미주 인생. 두 사람은 영화 취향, 주량마저 정 반대다. 극중 "내가 나를 대표하니까 나 하나 지키려고 사는 인생인데 그런 인생도 있구나 싶고"라는 오미주의 대사는 두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다른 모양을 띠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이 영화제, 길거리에서 운명처럼 몇 번이나 마주치더니 거짓말처럼 일까지 함께하게 됐다.

 

이들에게도 공통분모는 있다. 바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치열함, 가슴속에 내재된 쓸쓸함이다.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기선겸은 어린 시절부터 거의 혼자 자랐고, 오미주는 일찍부터 부모님이 없었기에 제 몸 하나 건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왔다. 두 사람이 가진 다름은 이 포인트에서 상대를 향한 호기심, 궁금증으로 전환됐을 것이다.

 

앞선 회차에서 기선겸과 오미주가 '낯선' 사람을 통해 느끼는 오묘한 설렘이 그려졌다면, 12월 23일 방송된 '런온' 3회에서는 두 사람이 '진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미주는 선겸의 통역을 맡아 함께 제주도로 향했다. 인터뷰는 선겸 누나인 기은비(류아벨 분)와 기선겸이 함께했다. 외신의 주목은 자연스럽게 만년 2등인 선겸보다 세계 랭킹 1위인 은비에게 향했고, 질문 역시 은비에게만 이어졌다. 미주는 동반 인터뷰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키며 야무진 면모를 보였다. 선겸이 보지 못한 미주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미주도 마찬가지. 선겸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알게 됐다. 서로에 대해 조금 더 공유하게 됐을 때, 두 사람은 비로소 악수할 수 있었다.

 

좌절하고 꺾여도 신념만은 단단한 선겸과 미주의 사람 냄새나는 인생은 치열한 우리네 삶과도 닮아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고, 두 사람의 사랑과 인생까지 함께 응원하게 된다. 서로의 손을 맞잡은 선겸과 미주가 어떤 레이스를 펼치게 될까. 분명 넘어지기도 하고, 중간에 손을 놓치는 일도 생길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넘어진다는 건 다시 일어나기 위한 일이니까.



원문출처 :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201224075219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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