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감독님께 제대로 감긴 것 같아요. 하하.”

착한 이미지에 갇혀 있던 배우 임시완(사진)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한 이유로 “감독의 최상급 칭찬”을 들었다. 그는 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에서 ‘작업대출’ 전문 사기꾼 역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냈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변호인’(2013년)을 시작으로 드라마 ‘미생’(2014년), 자신의 첫 스크린 주연작 ‘오빠생각’(2015년) 등을 거치며 연기자로도 성장해왔다. 

29일 개봉하는 ‘원라인’은 평범한 대학생이던 민재(임시완)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려고 사기대출조직을 찾았다가 그 바닥 베테랑인 장 과장(진구)을 만나 작업대출 전문가 민 대리로 커가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의 완성도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과 대사들이 앞뒤 맥락 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임시완이 펼치는 능글능글한 연기만큼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1년 전쯤 “내 이미지를 작위적으로 깨고 다른 모습을 보일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던 그의 이번 선택이 궁금했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그는 이 질문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 않냐”고 답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미지 변화에 대한 갈증은 전혀 없어요. 하지만 다른 분들이 제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싶어 하더라고요. 바로 이 영화 감독님이 그랬어요. 시나리오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돈’을 소재로 해 끌렸지만 선뜻 출연 결정을 못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첫 미팅 때 ‘외국 배우보다 더 잘한다’고 칭찬을 하더라고요. 청산유수 같은 말에 넘어갔어요(웃음).” 

“그 외국 배우가 누구냐”고 묻자 그는 “내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니 브래드 피트급으로만 알아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내가 민 대리가 된 것은 철저하게 감독님께 감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상대에게 뒤통수를 맞은 상황을 ‘감겼다’고 표현한다. 

“전에는 촬영 전에 철저하게 캐릭터를 분석하고 많은 준비를 했는데 이번에는 아무 준비 없이 촬영장에 나갔어요. 감독님이 ‘너는 이미 민 대리야. 캐릭터가 완성돼 있어’라고 말했기 때문이에요. 제가 지닌 기존 이미지 그대로 시작하자고 해서 편하게 연기했어요. 감독님은 지금도 여기저기서 제 칭찬을 하세요. 이젠 좀 자제해주셨으면 해요(웃음).”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 연기를 하는 과정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어요.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죠. 이번 연기를 하며 제가 쳐놓은 울타리에서 벗어난 느낌이에요. 그런 면에서 몇 단계 성장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 제가 모르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란 기대감을 갖게 돼요.”

이젠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그지만 노래는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노래를 해야 하는 게 아니고 하고 싶어요. 지금은 연기 쪽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OST나 팬 미팅 무대를 통해 계속 노래할 거예요. 어릴 적 꿈꾸던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버스 운전기사, 경찰 등 제가 갈 수 있는 길이 하나둘 닫혀가지만 노래의 문은 닫지 않을 거예요.” 

올해로 서른이 된 그는 “내 나이는 아직 스물여덟”이라고 강조했다. 그 모습이 딱 영화 속 사기꾼 민 대리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우뚝 서려면 나이도 세계적인 기준점이 필요해요.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되고, 해만 넘기면 생일이 안 지나도 또 한 살 더 먹잖아요. 저는 생일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스물여덟이에요. 제가 나서서 이런 주장을 펴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웃음).” 


원문출처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7032801032512053001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조회 수 날짜
1084 추천 [인터뷰]‘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임시완, 연기돌 넘은 진정한 배우 1 1107 17.06.02
1083 추천 흔한 자기계발서엔 없는 '미생'의 묵직한 위로 1042 14.11.16
1082 추천 홍콩기사 번역 :今年目標再與港迷癲番晚 任時完望太平山頂搞粉絲會 7 1168 15.04.07
1081 추천 홍콩 기사 번역 : 真正演技DOL 任時完 15 1418 15.04.09
1080 추천 헐렁한 바지 속에 담긴 '미생' 임시완의 '진심' 2 1123 14.10.06
1079 추천 한선화·이준·임시완, 아이돌 연기자 ‘진화’를 보여주다 1501 14.05.19
1078 추천 한국을 빛낼 30인의 유망주들 1138 15.02.09
1077 추천 한국모델협회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22일부터 24일 올림픽홀서 진행 1 1139 15.04.18
1076 추천 핀테크 홍보대사 임시완 인터뷰 1118 16.01.03
1075 추천 텐아시아가 꼽은 2014 현존하는 가장 섹시한 스타 file 967 14.12.15
1074 추천 케이블 방송 ‘미생’ 신드롬, 그 이유는? 982 14.11.17
1073 추천 칸行 '불한당' 프랑스 개봉 확정 "전율 느꼈다" 1067 17.04.28
1072 추천 칸 빛낼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강렬한 캐릭터 5 1 1016 17.05.14
1071 추천 최시원, 임시완 커피차 선물에 "사랑하는 동생…행복하자" 889 19.05.12
1070 추천 촬영현장 포착! <왕은 사랑한다> 임시완의 쉬는시간, '귀여움이 다했네' 1015 17.07.19
1069 추천 촬영종료 임시완 “오늘만큼은 미생 꿈 안꾸고 편안히 자겠다” 860 14.12.18
1068 추천 청춘의 표상 임시완 “재벌 역할? 관심이 잘 안 가요”(인터뷰) 1096 17.03.29
1067 추천 첫방 '미생', 이것이 우리네 현실이다..생활밀착 100%[종합] 1070 14.10.17
1066 추천 철벽남 임시완 “연기하는 나, 착한 척”… kmib가 만난 스타 954 16.01.25
1065 추천 천과장 박해준 "'미생' 주연들, 반겨줘 가벼운 마음 호흡"(인터뷰②) 1076 14.12.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5 Next
/ 55
sweetsi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