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지 어색해 보였다. 군복 입은 임시완(28)이 그랬다. 영화 ‘변호인’에서 시국사건에 휘말린 국밥집 아들 진우로, TV 드라마 ‘미생’에서 고졸 낙하산 직원 장그래로 순수와 열정을 오가는 이미지를 보여준 그가 아니던가. 임시완이 21일 개봉되는 영화 ‘오빠생각’에서 변신을 시도했다. 총 들고 적군과 싸우다 어린이합창단을 이끄는 한상렬 소위를 연기했다. 전쟁의 아픔을 안고 있는 군인이다.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군복이 단벌이어서 갈아입을 필요가 없었는데 어울리지 않았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로 활동하다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합창단 아이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출연을 결심했단다. 

 

‘오빠생각’은 6·25전쟁 당시 활동했던 실제 어린이합창단을 소재로 전쟁터 한가운데서 울려 퍼진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작품이다. 임시완은 전쟁고아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지휘자로 나온다. 그는 “영화 제목만 보고 제가 오빠 역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동구(정준원)와 순이(이레) 남매의 애틋하고 눈물겨운 사연이 중심 이야기”이라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극중 피아노를 치고 ‘오빠생각’ ‘고향의 봄’ ‘즐거운 나의 집’ 등 노래도 부르고 지휘도 한다. “피아노 연주와 지휘는 난생 처음 해봤어요. 넉 달 정도 열심히 배웠지요. 군인이라 절도 있게 지휘했는데 조금은 딱딱해 보일 수도 있겠죠. 촬영 중에 틈나는 대로 장면에 어울리는 노래를 작사·작곡했거든요. 뛰어난 곡은 아니지만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변호인’에서는 송강호, ‘미생’에서는 이성민 같은 대선배와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는 사실상 원 톱이다.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순이 역을 맡은 이레가 저에게는 센세이션으로 다가왔어요. 잘 된 장면과 그렇지 못한 장면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어른스럽게 대처하는 게 놀라울 정도였죠.” 이레는 영화 ‘소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등에서 연기력을 과시한 아역 배우다. 

 

그가 연기하는 한상렬은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인물로 착한 심성의 소유자다. 맡은 배역이 대부분 착한 캐릭터인 것 같다는 말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한상렬은 냉철하면서도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어 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나설 줄 아는 인물이에요. 젊지만 어른스러운 그의 모습이 저한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점을 살리려고 노력했고요.” 

 

‘오빠생각’의 이한 감독은 “임시완의 눈빛을 봤을 때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첫 합창 연습에서 멀리 있는데도 그가 아이들을 쳐다보는 눈빛이 내 눈에 딱 들어왔다”고 했다. “이 감독의 전작 ‘완득이’가 유아인을 스타덤에 올려놓았다면 ‘오빠생각’은 임시완 차례인가?”라고 하자 그는 “그렇게만 된다면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아이돌 활동에 대해 그는 “조금은 무뚝뚝하고 별로 말이 없는 부산 출신인데 대중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 귀여운 표정 짓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가수에서 배우로 영역을 넓히면서 자신만의 신념 같은 게 있느냐고 물었다. “슬프지 않은데 슬픈 척, 기쁘지 않은데 기쁜 척, 거짓 연기는 하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해요. 진짜 같은 연기를 해야죠.” 

 

영화는 죽고 죽이는 전쟁의 와중에서 동심의 노래를 전하는 어린이합창단의 에피소드를 서정적인 시선으로 담아냈다. 1950년대 아스라한 풍경과 아역들을 내세운 눈물연기가 다소 신파적이다. 하지만 임시완은 “눈물 코드의 영화는 아니다”며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살벌한 전쟁터에서 순수함과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얘기”라고 강조했다. 



원문출처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388994&code=13200000&cp=nv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조회 수 날짜
544 추천 '미생' 임시완, 믿고 보는 배우가 되다 [첫방] 995 14.10.18
543 추천 이희준 “난 임시완 나이에 그만한 연기 못해, 독한 배우”(인터뷰) 994 16.01.13
542 추천 [인터뷰] 임시완, 그가 말하는 ‘미생’ 994 14.12.29
541 추천 여타 로맨스와 다른 ‘런온’ 임시완X신세경, 싸움도 설레는 이유[TV와치] 993 21.01.14
540 추천 고춧가루에도 사과하는 바른 청년 임시완 "착한 척 하긴 한다"(인터뷰) 993 16.01.11
539 추천 '오빠생각' 임시완, 장그래 벗고 남자됐다 993 15.10.07
538 추천 [단독] 임시완, 오늘 오전 삭발했다..군인 완벽 변신 993 15.05.27
537 추천 [클릭TV]대체불가능한 배우가 된 임시완 993 14.12.31
536 추천 '오빠생각', 임시완 군인 변신..1월 개봉 확정 992 15.12.07
535 추천 권소현 “아이돌 연기 전향 시선? 호평 받는 임시완처럼 맡은 역할 잘하면 돼” 991 17.01.02
534 추천 입체적인 누아르 <불한당>, 왜 팬들은 이 영화를 놓지 못하나 6 990 17.06.13
533 추천 설경구님 인터뷰 중 임시완 언급 990 17.05.13
532 추천 '오빠생각' 임시완 "작품 정서 담긴 자작곡 작업…음원 공개는 글쎄요" (인터뷰) 990 16.01.12
531 추천 '원라인' 진구 "임시완에 해군 입대 조언…고민 많더라"[인터뷰] 989 17.03.27
530 추천 '미생' 최훈민 자문 "임시완에 가졌던 편견, 부끄러웠다" 988 15.01.06
529 추천 [인터뷰②]설경구 "임시완, 새벽 3시에도 전화하는 돌XX" 986 17.05.17
528 추천 임시완, 캐릭터·소재 부담에도 ‘불한당’ 선택 이유 “정말 재밌는 영화” [인터뷰①] 1 986 17.05.12
527 추천 '미생' 빛낸 배우들, 더할 나위 없었다 986 14.12.20
526 추천 [TV특종] 임시완 차기프로젝트, 한방을 노리는 ‘원라인’ 985 16.01.14
525 추천 [인터뷰S] '불한당' 임시완 "배우로서 초반 좋은 운, 걱정스럽진 않아요" 1 984 17.05.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55 Next
/ 55
sweetsi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