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 따지기 좋아하는 나라의 배우 분류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연기돌’이라는 단어가 이젠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올해도 적잖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스크린에 진출했다. <동창생>의 최승현(빅뱅의 T.O.P)은 <포화 속으로>에 이어 두 번째 주연을 맡았고, <배우는 배우다>의 이준(엠블랙)도 <닌자 어쌔신>에 이어 두 번째 영화를 찍었다. 

2PM의 (옥)택연과 (이)준호는 <결혼전야>와 <감시자들>로 첫 영화를 경험했다. <노브레싱>엔 ‘슈스케’ 출신의 서인국과 소녀시대의 (권)유리가 있었다. 카리스마를 내세우든 친근함으로 다가가든,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대중에게 ‘육체적 매력’으로 접근했다는 것. 화려한 쇼 무대 출신의 엔터테이너에겐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변호인>의 (임)시완(제국의 아이들)은 이례적이다. 그가 맡은 역할은 진우.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의 단골 국밥집 아들이며, ‘빨갱이’로 몰려 고문을 당하고 결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되고, 우석은 ‘피고인’이 된 진우를 변호하게 된다. 사실 이 영화에 임시완이 캐스팅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조금 의아했다. 그가 지닌 해사한 느낌에서, 암흑의 시대에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진우라는 캐릭터를 떠올리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임시완은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모든 이미지를 지우고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퍼 올린다. 킬러, 배우, 셰프, 수영선수, 경찰, 뮤지션 등 다른 ‘연기돌’들이 ‘폼 나는’ 역할로 화면을 채우는 동안, 그는 화면 구석에 널브러져 처박힌다. 

<변호인>이 거둔 여러 성과가 있겠지만, 임시완을 진우 역에 캐스팅한 건 진정 ‘신의 한 수’였다. 권력에 의해 파괴되는 순수한 젊음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있어 현재 한국의 배우 지형도에서 임시완만큼 적역인 배우가 있을까?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아마도, <변호인>의 임시완 이후 ‘연기돌’들의 역할 선택 폭은 최소한 한두 뼘은 더 넓어질 것이다.


원문출처 : http://openapi.naver.com/l?AAAB2MzQqDMBCEn2Y9SjCmZg85tFahhz6DLO6KUvy3jb59ozCHbz6Ymb+yHA6KHLAAm55gH4D5ZTCYaDsmcYP4NfrI4eqElBHUqaFUsVZsM7klxIZRhGqO2kUa127bBPoOSRnivY972vvx10lcj31QF1fd0IyhnN/VIsQxrWFVdryDfr5fSiGitplRfyrUBTyl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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