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돈 JTBC 수목극 ‘런 온’의 시청률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7일 방송한 8회 시청률은 3.8%(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성적이다. 월등히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중반을 지나며 2%대였던 시청률이 뛰어 올랐다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온라인과 드라마 팬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런 온’의 저력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숫자이기 때문이다.

 

‘런 온’이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대사 덕분이다. 인물들간 경쾌하게 주고 받는 일명 ‘티키타카’ 대사가 시청자의 눈길을 먼저 사로 잡았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제작발표회에서 “말맛나는 대사를 기대해 달라”고 자신했던 것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톡톡 튀면서도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을 유지하는 박시현 작가표 대사는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전한다.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드라마라는 제작 의도는 독특한 대사를 통한 대화 안에서 실현된다.

 

말맛 나는 대사 외에도 눈여겨 볼 것은 드라마의 현실감이다. ‘런 온’의 인물은 모두 현실감 있는 세계 속에서 살아 가고 있다. 이 작품은 인물관계부터 전형적인 로맨스 공식을 따르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에 가깝다. 국회의원 아버지와 유명배우인 어머니,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프로골퍼 누나를 둔 남자 주인공 기선겸(임시완)은 외모도 실력도 뛰어난 국가대표 육상선수다. 조건만 본다면 로맨스 드라마에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모든 것을 다 갖춘 완벽한 남성 캐릭터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보다 누군가의 아들이나 동생으로 불리우는 것에 익숙한 인물이다. 일찍 부모를 잃은 여자 주인공 오미주(신세경)도 마찬가지다. 드라마에서 그는 도움이 필요한 비련의 캐릭터로 그려지지 않는다. 홀로 치열하게 살아온 덕분에 자신의 정체성이 굳건한 인물이다. 

 

상황이나 전개 또한 로맨스극의 도식을 교묘하게 비틀며 생활감을 부여한다. 특히 미주를 비롯한 여성 캐릭터들이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모습과 직업적 환경을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로맨스를 판타지의 일부가 아닌 어딘가 있을 법한 것으로 느끼게 한다. 선겸은 위계에 의한 폭력을 당하는 후배를 위해 폭력을 쓰지만, 드라마는 극적으로 폭력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선겸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개연성을 갖춰 보여줄 뿐이다. ‘런 온’은 가족이나 직업, 배경이 로맨스를 위한 도구로 쓰이는 드라마가 아니다.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세계를 충실하게 살며 만나고 맺게 되는 새로운 관계에 관해 풀어내는 작품에 가깝다.

 

현실에 발딛고 사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로맨스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선겸과 미주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것처럼 다른 각자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서로 노력한다. 일방적인 구원이 아니라 양방향이다. 선겸과 미주는 가진 것과 없는 것이 다른 것 뿐이지, 누군가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 쪽의 손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른 한 사람의 손을 잡을 수 있다. 극단적으로 다른 배경과 성격의 서단아(수영)와 이영화(강태오)의 로맨스도 비슷하다. 

 

레이스는 이제 절반 남았다. 가벼운 발걸음 같은 대사를 통해 현실을 딛고 툭툭 앞으로 나아가는 ‘런 온’의 종착지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원문출처 : http://www.kukinews.com/newsView/kuk202101080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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