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시완으로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첫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첫 영화 '변호인'은 천만 관객을 코앞에 두고 있다.

송강호라는 대배우와 함께한 작품에서 이유도 모른 채 정권에 의해 고문당하고 희생당한 사람들을 대변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로 천만 관객에게 다가갔기에 이제는 배우 임시완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할지도 모를 일이다.

영화의 북미 개봉이 확정되고 천만 관객 초읽기에 들어간 10일 만난 임시완은 "980만이나 990만에서 멈출 수도 있는데…"라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천만 영화가 되면…, 당연히 좋죠. 첫 영화가 천만이 돼서 얼떨떨하지만 영화를 몇 개 더 찍다 보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느끼겠죠."

이미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만큼 배우로서 그의 다음 선택에도 궁금증이 쏠리는 것도 당연할 터. 몇 개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한 질문에는 유난히 망설임이 길었다.

"'변호인' 다음이라서 쉽지가 않아요. 진우라는 캐릭터를 잘해낼 수 있었던 건 선배들의 도움으로 제가 가진 것 이상이 나왔기 때문이에요. 이제 무엇을 하든 그게 저한테는 너무 높은 벽이 돼버렸어요."

작품을 선택한 건 온전히 진우라는 캐릭터 때문이었다. '진우'가 그가 다닌 부산대 공대 선배라는 사실에 동질감을 가장 먼저 느꼈고, 꽤 높았던 오디션 경쟁률을 뚫을 수 있었던 것도 부산 사투리 때문이었다고 했다.

고문 장면을 찍기 전에 먼저 5㎏을 찌웠고 고문받는 장면에서는 10㎏을 뺐다. 대역 없이 해낸 고문 장면은 많은 사람에게 칭찬을 받았다. 그 장면을 찍기 전에 송강호의 따끔한 충고가 있었다고 했다.

"'지금 네 나이는 연기를 잘할 수 없는 나이니까 잘하려고 하지 마라, 얼마나 진심을 다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네가 얼마나 진심을 다했을 것 같냐'고 물으셨어요. 딱히 대답을 할 수도 없는 말씀이셨죠."

시사회에서 처음 영화를 볼 때는 "내가 나오는 장면은 오글거려서 집중이 안 되고 잘 못 보겠더라"고 했다.

"연기는 연기한다는 걸 숨겨야 하는 건데 제가 하는 건 연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냥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선배님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죠."

23살에 연예계에 데뷔했으니 아이돌로서는 꽤 늦은 편이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대학만 가면 뭐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정말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만 열심히 했을 만큼 순진했단다.

"과학상자 대회에 부산 대표로 나갈 만큼 기계 분야 쪽에는 관심이 많아서 그쪽으로 사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었어요. 그런데 대학에 들어갔더니 해야 하는 공부는 더 많고 써야 하는 리포트도 많고, 고등학교 4학년인 거에요."

공부가 하기 싫어 빈둥빈둥 방황하다 나간 가요제에서 관계자의 눈에 들어 연습생이 됐고 2년 만에 데뷔했다. 데뷔만 하면 성공하는 줄 알았는데 대학에 들어갔을 때와 비슷했다고 한다.

그는 "나는 가수로서 경쟁력이 없었다"며 "소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준비를 오래 한 것도 아니고 덜컥 데뷔를 했으니 회의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연기에 데뷔했고 비로소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가수 때보다 많은 분이 알아주시고 인정해 주시니까 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생겼구나' 했어요. 그렇다고 가수 활동을 안 하진 않을 거에요. 연기를 할 수 있게끔 발판을 마련해 준 계기이고 전 욕심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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